[비즈니스포스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자리를 당분간 비워놓기로 결정한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호텔군HQ 총괄대표는 호텔롯데 산하 사업부인 롯데호텔과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등을 총괄하는 자리다.
2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9월부터 호텔군HQ의 조직을 축소 운영하는 것은 이완신 전 호텔군HQ 총괄대표 겸 호텔롯데 대표이사 사장의 갑작스런 사임에 따른 후속조치다.
후임자를 물색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당분간 공석으로 유지하는 대신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규모를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전 사장의 사임에 따른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인사는 이미 8월1일자로 이뤄졌다.
이 전 사장이 호텔군HQ 총괄대표와 겸직하던 호텔롯데 대표이사에는 김태홍 호텔롯데 국내리조트&CL본부장 전무가 내정됐다.
김 내정자가 맡던 자리는 이효섭 롯데호텔 기획본부장 겸 기획부문장이 채우기로 했으며 이 부문장이 맡던 자리로는 두경태 롯데호텔 마케팅전략부문장이 이동했다.
기존에 이정주 롯데호텔 마케팅본부장이 겸임하고 있던 운영부문장 자리는 정미은 상무보가 승진 발탁됐다.
사실상 이완신 전 사장의 자리만 공석으로 내버려두고 나머지 자리는 모두 채운 셈인데 이런 인사의 최고 결정권자인 신동빈 회장의 속뜻을 놓고 여러 말이 나돈다.
당장 호텔군HQ 총괄대표의 최우선 과제로 꼽혀온 호텔롯데의 기업공개 문제가 롯데그룹의 시급한 현안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는 2015년부터 계속 거론되는 롯데그룹의 중요 현안 가운데 하나다.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사이의 지분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호텔롯데를 상장시켜 일본 롯데측 지분을 희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사드보복과 코로나19 사태 등 악재가 끊이지 않은 탓에 호텔롯데 상장 문제는 단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의 상장과 관련해 지난해 9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호텔롯데 상장은 좀 기다려보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내년에도 상장은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한 바가 있을 정도다.
기업공개 시장의 흐름을 살펴봐도 호텔롯데가 상장을 서두를 이유는 하나도 없다.
비상장기업이 줄줄이 상장을 연기했던 지난해~올해 초와 달리 현재 기업공개 시장의 상황은 개선됐으나 면세사업부의 적자로 부진했던 호텔롯데의 실적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때를 기다리는 것이 나은 선택지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측면만 고려해 호텔군HQ 수장 자리를 비워두기로 결정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무엇보다도 호텔군HQ의 수장을 따로 발탁한다면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인사를 연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는 것이 이런 시각의 근거다.
신 회장이 지난해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예년보다 한 달가량 늦게 발표했던 이유는 다름아닌 연쇄 인사이동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당시 하석주 전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유동성 위기론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하면서 신 회장의 인사 밑그림도 틀어졌던 것으로 파악된다.
신 회장은 하석주 전 사장의 자리에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부회장을 긴급하게 투입했는데 이에 따라 비게 된 자리를 또다시 채워야 했다.
고수찬 커뮤니케이션실장 부사장이 박 부회장 자리로 이동했고 이갑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롯데면세점 대표)는 고 부사장 자리를 메웠다.
이갑 대표가 맡았던 롯데면세점 수장은 내부 인사를 승진해 채우는 등 지난해 말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는 연쇄 이동이 유독 많았다.
이런 전례를 감안할 때 정기 임원인사 시즌을 약 3개월 앞둔 현재 시점에서 별도의 연쇄 인사이동을 실시하기에는 조직 분위기를 뒤숭숭하게 만드는 꼴만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외부에서 사람을 영입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군HQ의 그룹 내 위상을 감안하면 롯데그룹을 잘 아는 사람을 수장으로 발탁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갑작스런 인사 공백을 유능하게 잘 메워줄 인물을 서둘러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과거 호텔군HQ 총괄대표에 외부 출신 첫 인재인 안세진 현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발탁했을 때도 수개월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희헌 기자
호텔군HQ 총괄대표는 호텔롯데 산하 사업부인 롯데호텔과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등을 총괄하는 자리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은 왜 호텔군HQ 총괄대표를 따로 선임하지 않았을까.
2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9월부터 호텔군HQ의 조직을 축소 운영하는 것은 이완신 전 호텔군HQ 총괄대표 겸 호텔롯데 대표이사 사장의 갑작스런 사임에 따른 후속조치다.
후임자를 물색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당분간 공석으로 유지하는 대신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규모를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전 사장의 사임에 따른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인사는 이미 8월1일자로 이뤄졌다.
이 전 사장이 호텔군HQ 총괄대표와 겸직하던 호텔롯데 대표이사에는 김태홍 호텔롯데 국내리조트&CL본부장 전무가 내정됐다.
김 내정자가 맡던 자리는 이효섭 롯데호텔 기획본부장 겸 기획부문장이 채우기로 했으며 이 부문장이 맡던 자리로는 두경태 롯데호텔 마케팅전략부문장이 이동했다.
기존에 이정주 롯데호텔 마케팅본부장이 겸임하고 있던 운영부문장 자리는 정미은 상무보가 승진 발탁됐다.
사실상 이완신 전 사장의 자리만 공석으로 내버려두고 나머지 자리는 모두 채운 셈인데 이런 인사의 최고 결정권자인 신동빈 회장의 속뜻을 놓고 여러 말이 나돈다.
당장 호텔군HQ 총괄대표의 최우선 과제로 꼽혀온 호텔롯데의 기업공개 문제가 롯데그룹의 시급한 현안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는 2015년부터 계속 거론되는 롯데그룹의 중요 현안 가운데 하나다.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사이의 지분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호텔롯데를 상장시켜 일본 롯데측 지분을 희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사드보복과 코로나19 사태 등 악재가 끊이지 않은 탓에 호텔롯데 상장 문제는 단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의 상장과 관련해 지난해 9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호텔롯데 상장은 좀 기다려보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내년에도 상장은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한 바가 있을 정도다.
기업공개 시장의 흐름을 살펴봐도 호텔롯데가 상장을 서두를 이유는 하나도 없다.
비상장기업이 줄줄이 상장을 연기했던 지난해~올해 초와 달리 현재 기업공개 시장의 상황은 개선됐으나 면세사업부의 적자로 부진했던 호텔롯데의 실적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때를 기다리는 것이 나은 선택지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측면만 고려해 호텔군HQ 수장 자리를 비워두기로 결정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무엇보다도 호텔군HQ의 수장을 따로 발탁한다면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인사를 연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는 것이 이런 시각의 근거다.
신 회장이 지난해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예년보다 한 달가량 늦게 발표했던 이유는 다름아닌 연쇄 인사이동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당시 하석주 전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유동성 위기론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하면서 신 회장의 인사 밑그림도 틀어졌던 것으로 파악된다.
신 회장은 하석주 전 사장의 자리에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부회장을 긴급하게 투입했는데 이에 따라 비게 된 자리를 또다시 채워야 했다.
고수찬 커뮤니케이션실장 부사장이 박 부회장 자리로 이동했고 이갑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롯데면세점 대표)는 고 부사장 자리를 메웠다.
이갑 대표가 맡았던 롯데면세점 수장은 내부 인사를 승진해 채우는 등 지난해 말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는 연쇄 이동이 유독 많았다.
▲ 이완진 전 롯데그룹 호텔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자리를 비워둔 데에는 여러 사정이 고려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전례를 감안할 때 정기 임원인사 시즌을 약 3개월 앞둔 현재 시점에서 별도의 연쇄 인사이동을 실시하기에는 조직 분위기를 뒤숭숭하게 만드는 꼴만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외부에서 사람을 영입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군HQ의 그룹 내 위상을 감안하면 롯데그룹을 잘 아는 사람을 수장으로 발탁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갑작스런 인사 공백을 유능하게 잘 메워줄 인물을 서둘러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과거 호텔군HQ 총괄대표에 외부 출신 첫 인재인 안세진 현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발탁했을 때도 수개월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