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 사장이 올해부터 포스코그룹 곳간지기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하지만 핵심 계열사 포스코의 포항제철소 태풍피해 관련 손실 규모가 막대한 데다 올해 철강 업황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정 사장으로서는 최정우 회장의 친환경 소재 사업 등 53조 원 투자계획을 뒷받침하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포스코홀딩스 곳간지기 정기섭, 53조 투자계획 뒷받침 막중

▲ 20일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3월1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20일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를 열고 3월17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확정했는데 정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은 올해 정기 주총을 거쳐 전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전중선 사장처럼 최 회장과 함께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직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기섭 사장은 지난해 연말인사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에 합병되는 포스코에너지에서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로 자리를 옮겼는데 사내이사에 선임되면 CFO 역할을 공식화하게 된다.

포스코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곳간지기’ 역할을 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의 비중이 더욱 확대됐다.

최 회장이 2018년 대표이사에 오른 당시만 해도 포스코 재무관리실장은 전무급이 맡아왔지만 지주사 체제 출범 뒤 CFO 자리를 사장급이 맡으면서 그룹 내부에서 위상이 높아졌다.

특히 최 회장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룹 차원에서 7대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CFO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다.

최 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도 “2030 성장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7대 핵심사업별 성장전략 실행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그룹 7대 사업으로 꼽은 사업은 핵심 철강을 비롯해 2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그룹은 2022년 앞으로 5년 동안 모두 53조 원의 투자계획도 내놨다. 최 회장이 처음 회장으로 선임됐던 2018년 9월 내놨던 5년 동안 45조 원 투자보다 확대된 규모다.

특히 정 사장은 CFOD와 최고전략책임자(CSO) 역할을 함께 맡으며 그룹 투자 및 전략을 함께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1961년 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포스코인터내셔널 경영기획실장, 포스코 국내사업관리실장,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 사장 등 그룹사 핵심 사업을 두루 거친 재무 전문가다.

다만 올해 포스코그룹 자금줄 역할을 맡고 있는 포스코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맞물려 철강 업황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투자금 확보가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포스코홀딩스는 1월 2022년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작년 4분기보다는 훨씬 좋아지겠지만 올해 1분기에도 철강 시황이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복구를 마친 포항제철소 복구 비용도 고려하면 빠르게 실적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에서 2차전지소재 등의 매출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철강사업 비중이 가장 높다. 2022년도 포스코홀딩스 연간 영업이익 4조8500억 원 가운데 철강이 3조2360억 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66.7%를 차지했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투자금 확보를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기도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2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철강사업 반등을 통해 올해 투자 등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