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쿠팡이 아직 정복하지 못한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공산품 분야에서는 이미 쿠팡의 시장 점령이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마당에 온라인 장보기 시장마저도 쿠팡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김범석 쿠팡Inc(쿠팡 모회사)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자신했던 일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의미와도 연결된다.
1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장악력이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보다 떨어진다고 여겨졌던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최근 발표한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 2023'을 살펴보면 이런 변화의 흐름이 나타난다.
오픈서베이는 1월9일부터 11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20~59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최근 3개월 사이에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지, 구매했다면 주된 구매 채널은 어디였는지를 조사했다.
가장 많은 응답을 받은 플랫폼이 바로 쿠팡이었다. 전체 소비자의 32.7%가 쿠팡을 주된 온라인 식료품 소비 채널로 선택했는데 이는 2022년과 비교해 3.8%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반면 그동안 식료품 분야에서 강점이 있다고 평가받아온 마켓컬리와 SSG닷컴은 지난해와 비교해 주된 채널로 찾는다는 소비자가 줄었다.
마켓컬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조사에서도 온라인 식료품 구매 채널 2위에 올랐다. 하지만 비중은 지난해 8.6%에서 올해 8.4%로 0.2%포인트 낮아졌다.
SSG닷컴 역시 지난해 조사에서 비중이 4.5%를 보였지만 올해는 2.5%에 그쳤다. 지난해만 해도 홈플러스몰과 11번가에 앞섰지만 올해는 두 기업에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쿠팡의 약진은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과 비교하면 더욱 도드라진다.
네이버쇼핑(증감율 2.8%)이 그나마 큰 폭으로 성장한 편이다. 이마트몰(증감율 0.6%), 홈플러스몰(증감율 1.9%)도 소폭 성장했다. 이밖에 G마켓과 위메프, 티몬 등의 지배력은 후퇴했고 11번가와 옥션은 겨우 현상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사실상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이 잃어버린 영토를 쿠팡이 대부분 흡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쿠팡이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구매 시 주 사용 채널의 전환 비율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오픈서베이는 최근 3개월 내 주요 사용 채널로 전환되는 플랫폼별 비율을 파악했는데 쿠팡으로 전환률이 65.7%로 나타났다. 이는 오아시스(34.0%), 홈플러스몰(33.5%), 마켓컬리(32.2%), 이마트몰(31.3%) 등을 2배가량 앞서는 것이다.
오픈서베이는 이러한 조사 결과들을 토대로 "쿠팡은 주 구매 채널로 이용되는 비중이 지난해보다 약 4%포인트 증가하며 1위 자리를 더욱 단단히 굳혔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은 쿠팡을 주된 온라인 식료품 구매 채널로 선택한 이유로 빠른 배송과 교환, 환불의 용이성, 최소 주문 금액이 없는 점 등을 꼽았다.
물론 오픈서베이의 데이터는 각 플랫폼의 총거래액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소비자들의 플랫폼 선택 비중을 조사한 지표였다는 점에서 온라인 식료품 시장의 1등을 쿠팡이라고 단정지어 말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하지만 과거 식료품 카테고리에서 비교적 후순위 선택지로 여겨졌던 쿠팡이 최근 들어 많은 소비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김범석 의장의 자신감이 실현되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이런 변화는 유의미하다.
김 의장은 지난해 실적발표 자리에 설 때마다 쿠팡의 잠재적 성장 동력으로 항상 로켓프레시 사업을 언급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5월 "로켓프레시를 사용하는 고객 수는 1분기에 50%나 증가했다"며 "하지만 쿠팡의 활성 사용자 수 가운데 35%만이 로켓프레시를 사용했으며 이는 앞으로 중요한 기회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의장은 지난해 8월에도 "우리는 시장에 있는 모든 소매업체 가운데 가장 신선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믿으며 11달러 이상만 주문하면 무료배송을 제공하는 유일한 온라인 식료품점이다"며 "활성 고객의 대다수는 아직 쿠팡프레시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이 분야를 확장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현재 나온 지표로만 보면 김 의장의 자신감이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는 점이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쿠팡이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식료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는 채소나 정육, 과일과 같은 신선식품이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쿠팡은 아직 전통의 강자로 꼽히는 이마트나 홈플럿, 컬리 등에 밀리는 모습을 보인다.
오픈서베이 조사에서 품질이나 신선도가 좋아서 쿠팡을 사용한다는 사용자는 전체의 6.7%에 불과했다. 마켓컬리(42.1%), SSG닷컴(31.6%), 이마트몰(30.9%), 홈플러스몰(25.3%)에 한참 뒤떨어진다.
이는 쿠팡의 신선식품 구매율이 다른 플랫폼보다 떨어지는 결과로도 나타난다.
쿠팡에서 신선식품을 구매한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전체 응답자 800명 가운데 37.5%였는데 이는 이마트몰·SSG닷컴(55.5%), 마켓컬리(50.0%), 네이버쇼핑(41.0%)에 뒤진다. 남희헌 기자
공산품 분야에서는 이미 쿠팡의 시장 점령이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마당에 온라인 장보기 시장마저도 쿠팡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는 뜻이다.
▲ 김범석 쿠팡Inc(쿠팡 모회사)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항상 자신감을 보였던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점차 쿠팡이 영토를 넓히고 있다.
이는 김범석 쿠팡Inc(쿠팡 모회사)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자신했던 일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의미와도 연결된다.
1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장악력이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보다 떨어진다고 여겨졌던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최근 발표한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 2023'을 살펴보면 이런 변화의 흐름이 나타난다.
오픈서베이는 1월9일부터 11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20~59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최근 3개월 사이에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지, 구매했다면 주된 구매 채널은 어디였는지를 조사했다.
가장 많은 응답을 받은 플랫폼이 바로 쿠팡이었다. 전체 소비자의 32.7%가 쿠팡을 주된 온라인 식료품 소비 채널로 선택했는데 이는 2022년과 비교해 3.8%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반면 그동안 식료품 분야에서 강점이 있다고 평가받아온 마켓컬리와 SSG닷컴은 지난해와 비교해 주된 채널로 찾는다는 소비자가 줄었다.
마켓컬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조사에서도 온라인 식료품 구매 채널 2위에 올랐다. 하지만 비중은 지난해 8.6%에서 올해 8.4%로 0.2%포인트 낮아졌다.
SSG닷컴 역시 지난해 조사에서 비중이 4.5%를 보였지만 올해는 2.5%에 그쳤다. 지난해만 해도 홈플러스몰과 11번가에 앞섰지만 올해는 두 기업에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쿠팡의 약진은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과 비교하면 더욱 도드라진다.
네이버쇼핑(증감율 2.8%)이 그나마 큰 폭으로 성장한 편이다. 이마트몰(증감율 0.6%), 홈플러스몰(증감율 1.9%)도 소폭 성장했다. 이밖에 G마켓과 위메프, 티몬 등의 지배력은 후퇴했고 11번가와 옥션은 겨우 현상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사실상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이 잃어버린 영토를 쿠팡이 대부분 흡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쿠팡이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구매 시 주 사용 채널의 전환 비율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오픈서베이는 최근 3개월 내 주요 사용 채널로 전환되는 플랫폼별 비율을 파악했는데 쿠팡으로 전환률이 65.7%로 나타났다. 이는 오아시스(34.0%), 홈플러스몰(33.5%), 마켓컬리(32.2%), 이마트몰(31.3%) 등을 2배가량 앞서는 것이다.
오픈서베이는 이러한 조사 결과들을 토대로 "쿠팡은 주 구매 채널로 이용되는 비중이 지난해보다 약 4%포인트 증가하며 1위 자리를 더욱 단단히 굳혔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은 쿠팡을 주된 온라인 식료품 구매 채널로 선택한 이유로 빠른 배송과 교환, 환불의 용이성, 최소 주문 금액이 없는 점 등을 꼽았다.
물론 오픈서베이의 데이터는 각 플랫폼의 총거래액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소비자들의 플랫폼 선택 비중을 조사한 지표였다는 점에서 온라인 식료품 시장의 1등을 쿠팡이라고 단정지어 말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하지만 과거 식료품 카테고리에서 비교적 후순위 선택지로 여겨졌던 쿠팡이 최근 들어 많은 소비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김범석 의장의 자신감이 실현되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이런 변화는 유의미하다.
김 의장은 지난해 실적발표 자리에 설 때마다 쿠팡의 잠재적 성장 동력으로 항상 로켓프레시 사업을 언급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5월 "로켓프레시를 사용하는 고객 수는 1분기에 50%나 증가했다"며 "하지만 쿠팡의 활성 사용자 수 가운데 35%만이 로켓프레시를 사용했으며 이는 앞으로 중요한 기회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의장은 지난해 8월에도 "우리는 시장에 있는 모든 소매업체 가운데 가장 신선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믿으며 11달러 이상만 주문하면 무료배송을 제공하는 유일한 온라인 식료품점이다"며 "활성 고객의 대다수는 아직 쿠팡프레시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이 분야를 확장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현재 나온 지표로만 보면 김 의장의 자신감이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는 점이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쿠팡이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식료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는 채소나 정육, 과일과 같은 신선식품이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쿠팡은 아직 전통의 강자로 꼽히는 이마트나 홈플럿, 컬리 등에 밀리는 모습을 보인다.
오픈서베이 조사에서 품질이나 신선도가 좋아서 쿠팡을 사용한다는 사용자는 전체의 6.7%에 불과했다. 마켓컬리(42.1%), SSG닷컴(31.6%), 이마트몰(30.9%), 홈플러스몰(25.3%)에 한참 뒤떨어진다.
이는 쿠팡의 신선식품 구매율이 다른 플랫폼보다 떨어지는 결과로도 나타난다.
쿠팡에서 신선식품을 구매한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전체 응답자 800명 가운데 37.5%였는데 이는 이마트몰·SSG닷컴(55.5%), 마켓컬리(50.0%), 네이버쇼핑(41.0%)에 뒤진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