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영 기아자동차 대표이사가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 노조를 설득할 마땅한 카드를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기아차 노조)가 파업을 위한 조합원 총투표를 앞두고 있는데 파업이 현실화하면 올해 임단협 역시 연내 타결을 장담할 수 없다.
28일 기아차 노조에 따르면 11월3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기아차 노조는 26일 대의원대회를 거쳐 중앙노동위원회에 이미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고 찬반투표 결과 과반수가 넘으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다.
현재 상황에서 기아차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임단협 기간에 사측이 대규모 품질비용을 일방적으로 반영한 것과 관련해 조합원들의 배신감이 크다”며 “몇 퍼센트의 지지를 얻느냐가 문제지 과반을 넘겨 쟁의권을 확보할 가능성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조 파업은 기아차 노무관리를 전담하고 있는 최 대표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해 임금협상에서도 합의점을 찾는 데 난항을 겪었고 결국 노조의 파업 등을 거쳐 해를 넘긴 올해 1월에야 협상을 마무리했다.
형제회사인 현대차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무파업으로 추석 전 단체협상을 마친 것과 사뭇 다르다.
최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시대가 열린 점도 최 대표에게 부담이다.
정 회장은 취임사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는데 주요 계열사인 기아차의 노사갈등이 심화하는 일이 달가울 리 없다.
기아차가 최근 3분기 실적에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품질비용을 반영하면서 노사 신뢰가 더욱 나빠진 점은 최 대표의 협상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아차 노조는 기아차가 정 회장의 미래 성과를 위해 대규모 충당금을 3분기에 선제적으로 반영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가 기본급을 동결한 상황에서 최 대표 역시 기본급 동결이 최선일 수 있는데 이번 대규모 품질비용 반영으로 이를 설득하기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도 3분기 대규모 품질비용이 발생하기 전 임급협상을 타결해 기본급 동결이 가능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3분기 품질비용 반영 이후 이상수 지부장 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사측의 행위에 심히 배신감을 느낀다”며 “사측이 2020년 단체교섭을 유린한 대가를 지지 않으면 내년 교섭에서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그렇다고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기본급을 올리는 선택을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기아차 노사는 최근 10여 년 동안 기본급 등 임금과 관련해 먼저 협상을 마친 현대차를 따라가는 관례를 보였다.
노사 관계가 나빠진 만큼 최 대표가 올해 임단협의 핵심쟁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전기차와 수소차 등 미래차 전략에서 노조를 설득하는 일도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인상 등과 함께 별도로 ‘전기차 PE부품 공장 내 전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PE(Power Electronics)모듈은 기존 내연차의 엔진역할을 담당하는 구동부품으로 전기차 전용모델의 핵심부품으로 꼽힌다.
기아차 노조는 PE부품 생산을 외부에 맡기면 인력이 40% 가까이 줄 것으로 보고 현대모비스가 PE공장을 새로 짓는 데 반발하고 있는데 현대모비스와 업무를 조정하는 일은 그룹의 의사결정이 필요해 최 대표가 풀기 어려운 일로 평가된다.
최 대표는 기아차 광주지원실장과 광주총무안전실장, 노무지원사업부장 등 임원 생활 전부를 노무분야에서 일한 기아차의 대표적 노무분야 전문가인데 이번 임단협은 개인적으로도 중요할 수 있다.
최 대표는 2018년 3월 기아차 사내이사에 올라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최 대표는 9월 말 추석을 앞두고 담화문을 통해 “자동차산업 대전환 속에서 기아차 변화의 첫 단추는 올해 단체교섭이 될 것”이라며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경영환경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변화 속도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체질 개선에 노사가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기아차 노조)가 파업을 위한 조합원 총투표를 앞두고 있는데 파업이 현실화하면 올해 임단협 역시 연내 타결을 장담할 수 없다.
▲ 최준영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28일 기아차 노조에 따르면 11월3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기아차 노조는 26일 대의원대회를 거쳐 중앙노동위원회에 이미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고 찬반투표 결과 과반수가 넘으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다.
현재 상황에서 기아차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임단협 기간에 사측이 대규모 품질비용을 일방적으로 반영한 것과 관련해 조합원들의 배신감이 크다”며 “몇 퍼센트의 지지를 얻느냐가 문제지 과반을 넘겨 쟁의권을 확보할 가능성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조 파업은 기아차 노무관리를 전담하고 있는 최 대표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해 임금협상에서도 합의점을 찾는 데 난항을 겪었고 결국 노조의 파업 등을 거쳐 해를 넘긴 올해 1월에야 협상을 마무리했다.
형제회사인 현대차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무파업으로 추석 전 단체협상을 마친 것과 사뭇 다르다.
최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시대가 열린 점도 최 대표에게 부담이다.
정 회장은 취임사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는데 주요 계열사인 기아차의 노사갈등이 심화하는 일이 달가울 리 없다.
기아차가 최근 3분기 실적에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품질비용을 반영하면서 노사 신뢰가 더욱 나빠진 점은 최 대표의 협상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아차 노조는 기아차가 정 회장의 미래 성과를 위해 대규모 충당금을 3분기에 선제적으로 반영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가 기본급을 동결한 상황에서 최 대표 역시 기본급 동결이 최선일 수 있는데 이번 대규모 품질비용 반영으로 이를 설득하기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도 3분기 대규모 품질비용이 발생하기 전 임급협상을 타결해 기본급 동결이 가능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3분기 품질비용 반영 이후 이상수 지부장 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사측의 행위에 심히 배신감을 느낀다”며 “사측이 2020년 단체교섭을 유린한 대가를 지지 않으면 내년 교섭에서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그렇다고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기본급을 올리는 선택을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기아차 노사는 최근 10여 년 동안 기본급 등 임금과 관련해 먼저 협상을 마친 현대차를 따라가는 관례를 보였다.
노사 관계가 나빠진 만큼 최 대표가 올해 임단협의 핵심쟁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전기차와 수소차 등 미래차 전략에서 노조를 설득하는 일도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 최종태 전국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지부장.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인상 등과 함께 별도로 ‘전기차 PE부품 공장 내 전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PE(Power Electronics)모듈은 기존 내연차의 엔진역할을 담당하는 구동부품으로 전기차 전용모델의 핵심부품으로 꼽힌다.
기아차 노조는 PE부품 생산을 외부에 맡기면 인력이 40% 가까이 줄 것으로 보고 현대모비스가 PE공장을 새로 짓는 데 반발하고 있는데 현대모비스와 업무를 조정하는 일은 그룹의 의사결정이 필요해 최 대표가 풀기 어려운 일로 평가된다.
최 대표는 기아차 광주지원실장과 광주총무안전실장, 노무지원사업부장 등 임원 생활 전부를 노무분야에서 일한 기아차의 대표적 노무분야 전문가인데 이번 임단협은 개인적으로도 중요할 수 있다.
최 대표는 2018년 3월 기아차 사내이사에 올라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최 대표는 9월 말 추석을 앞두고 담화문을 통해 “자동차산업 대전환 속에서 기아차 변화의 첫 단추는 올해 단체교섭이 될 것”이라며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경영환경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변화 속도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체질 개선에 노사가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