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최종 결정되면서 포스코그룹 안팎의 변화가 예상된다.

과거 포스코이앤씨를 거쳐간 인사가 회장에 올랐을 때 포스코이앤씨는 실적이 도약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장 전 사장 역시 포스코이앤씨에 몸을 담았던 경력이 있다.

장 전 사장이 그룹에서 대표적 장수 최고경영자(CEO)로 꼽히는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과 손발을 맞춘 적이 있는 점도 주목을 받는다.
 
포스코그룹 장인화 리더십에 쏠리는 눈, 포스코이앤씨에 순풍으로 작용할까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


19일 포스코그룹 안팎에 따르면 장인화 포스코 회장 후보는 취임을 한 달가량 앞두고 인수인계와 핵심 업무 파악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 후보는 3월21일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포스코그룹 회장(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 공식 취임한다.

장 후보의 첫 과제로는 계열사 대표 인사가 꼽힌다.

포스코그룹 계열사 대표의 임기는 1년으로 매년 재신임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장 후보가 그룹 안정화를 위해 빠르게 인사를 마무리하는 데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포스코그룹의 건설 계열사이자 주력 계열사 수장으로서 그룹 내 손꼽히는 장수 최고경영자인 한성희 사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포스코이앤씨는 그룹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친환경 인프라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2022년 별도기준으로 포스코그룹에서 지주사를 제외하고는 포스코인터내셔널(36조1721억 원), 포스코(35조1524억 원)에 이어 3번째로 많은 매출 8조1245억 원을 책임지고 있는 계열사다.

한 사장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동안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올해 5연임에 성공한다면 2009~2013년 5년 동안 대표이사를 지낸 정동화 전 부회장과 함께 가장 오랜 기간 포스코이앤씨를 이끈 경영자가 된다.

한 사장은 과거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를 맡기 직전 장 후보와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다.

장 후보는 2018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한 사장은 2018년부터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2년 동안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을 맡았다.

한 사장은 2017년 포스코 홍보실장을 맡았는데 홍보뿐 아니라 인사까지 두루 총괄하는 경영지원본부장을 지내며 장 후보를 보좌했다.

장 후보는 포스코에서 주로 철강사업부문에서 일해 철강전문가로 분류된다. 그만큼 건설 분야 경험은 많지 않다.

1994년부터 2년 동안 포스코건설(현 포스코이앤씨) 기반기술연구팀장을 맡아 연구성과를 건설현장에 적용하는 실증연구 업무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과거 정준양 전 회장이나 최정우 현 회장처럼 포스코이앤씨 경영에 참여한 적은 없다.

건설업계 상황이 엄중하고 한 사장이 그간 적지 않은 성과를 낸 점을 고려하면 건설 분야에 밝은 한 사장을 재신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사장이 대표에 오른 뒤 포스코이앤씨 연결기준 매출은 2019년 7조6503억 원에서 2023년 10조1660억 원까지 매년 상승했다. 포스코이앤씨 신규수주 규모도 2019년 8조5862억 원에서 2023년 11조 원까지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2021년 4409억 원까지 높아졌다가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피하지 못하며 2023년 2010억 원까지 하락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와 내재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우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율 상승 등으로 올해 건설업계에는 재무 및 수익성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주요 건설사들은 대표이사를 유임해 불확실성을 낮추려는 추세다.

다만 5년8개월여 만에 포스코그룹에 새 회장이 들어서는 만큼 계열사 전반에 걸쳐 큰 폭의 인사가 시행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장 후보는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한 뒤 2010년까지 대부분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서 일했고 2011년 포스코로 자리를 옮겨 2021년 3월까지 포스코에서만 근무한 ‘포스코맨’으로 꼽힌다.

또 포스코에서 재무, 투자, 마케팅, 생산 등 여러 직무를 두루 지낸 만큼 각 계열사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그에 적합한 인사를 빠르게 내부에서 찾기 용이할 수 있다.
 
포스코그룹 장인화 리더십에 쏠리는 눈, 포스코이앤씨에 순풍으로 작용할까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최종 후보.


신임 회장 체제에서 나타날 변화가 포스코이앤씨 실적 기조에도 영향을 받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과거에는 포스코이앤씨와 연이 깊은 인사가 회장에 올랐을 때 포스코이앤씨 실적이 힘을 받는 모습이 나타났다.

포스코가 2000년 민영화된 이후 취임한 회장 가운데 6대 이구택 전 회장(2003년 3월~2009년 2월), 8대 권오준 전 회장(2014년 3월~2018년 7월)은 포스코이앤씨와 따로 연이 없는 반면 7대 정준양 전 회장(2009년 2월~2014년 3월), 9대 최정우 회장(2018년 7월~2024년 3월)은 포스코이앤씨에 몸담은 적이 있다.

정 전 회장은 2008년 1년 동안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고 최 회장은 2008년부터 2년가량 포스코이앤씨 경영기획본부의 기획재무실장 상무를 맡았다.

포스코이앤씨 대표를 지낸 정 회장이 그룹 회장일 때 포스코이앤씨는 한 해도 후퇴 없이 매출이 증가했다. 2011년 신규수주 14조4천억 원, 2013년 영업이익 4483억 원 기록은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최정우 회장 때에도 포스코이앤씨는 2019년 7조6503억 원부터 2023년 10조1660억 원까지 매출을 매년 높였다. 한성희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뒤 2021년부터 도시정비 사업 4조 원을 넘기며 강자로 자리매김했고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도 출시했다.

한 사장은 1961년에 태어나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30년 이상 포스코그룹에서만 근무했다.

2012년 포스코이앤씨 경영전략실장 상무에 오른 뒤 포스코차이나 총경리 전무, 포스코 홍보실장,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 등을 지내고 2020년 3월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