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홀딩스가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상반기 소액주주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상반기 소액주주 수가 줄며 반도체주는 전반적으로 인기가 시들해진 모습을 보였다.
 
포스코홀딩스 소액주주 50만 명 시대, 1호 국민주 위상 회복 향해 성큼성큼

▲ 포스코홀딩스가 소액주주 50만 명 시대를 열었다.


하반기 들어서도 개인투자자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포스코홀딩스의 소액주주 증가 흐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6월30일 기준 소액주주 52만8895명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 31만3370명보다 68.8%(21만5525명) 늘었다.

포스코홀딩스 소액주주가 50만 명이 넘어선 것은 1990년대 초 이후 처음으로 파악된다.

포스코홀딩스는 포항제철 시절이던 1988년 정부의 민영화정책에 따라 전 국민 공모를 거쳐 국민주 1호로 증시에 상장했다.

하지만 1988년 말 100만 명이 넘었던 소액주주는 의무보유 기간이 풀린 영향 등으로 급격히 줄어 1991년 말 10만 명대로 낮아졌고 이후에도 2017년 말 14만8947명에 그칠 정도로 오랜 기간 10만~20만 명대를 오갔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이던 2020년 증시 붐 등을 타고 2021년 말 30만 명을 넘어섰지만 지난해 또 다시 소액주주 숫자가 정체하는 흐름을 보였는데 올해 들어 단번에 50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반면 국민주로 여겨지는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또 다시 소액주주 수 감소 흐름을 이어갔다.

상반기 삼성전자 소액주주 수는 566만831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581만3977명과 비교해 2.5%(14만5658명) 줄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 수는 2019년 말 57만 명에서 2020년 말 215만 명, 2021년 말 507만 명, 2022년 6월 592만 명 등으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을 보였다.

SK하이닉스 소액주주 수도 이번 상반기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6월30일 기준 SK하이닉스는 소액주주 77만7692명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6개월 전보다 22.8%(22만9395명) 줄었다.

반기 기준 SK하이닉스 소액주주 수는 2019년 말 18만1783명에서 2022년 말 100만7087명까지 3년 동안 5배 넘게 늘었는데 이번에 상승세가 크게 꺾였다.

나머지 시총 상위 10개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소액주주 수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시총 상위 10개 기업의 소액주주 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부터 6월까지 LG에너지솔루션은 0.9%(7110명), 네이버는 1.8%(1만8438명) 줄었고 삼성SDI는 4.8%(1만1275명) 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소액주주 수가 19.5% 늘었지만 지난해 말 10만2110명에서 상반기 말 12만2022명으로 1만9912명 증가하며 절대적 유입 숫자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과 현대차, 포스코퓨처엠, 기아 등은 이번 반기보고서에 소액주주 변화를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이탈한 개인투자자가 포스코홀딩스에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는 연초부터 국내 증시에 강하게 분 2차전지주 바람을 타고 올해 개인투자자의 순매수가 계속 들어왔다.

개인투자자는 상반기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4조7601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2번째와 3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에코프로(1조9144억 원)와 에코프로비엠(1조1967억 원)을 합쳐도 포스코홀딩스 순매수 규모에 이르지 못한다.

상반기 늘어난 포스코홀딩스의 소액주주 21만5525명이 4조7601억 원어치를 모두 샀다고 가정하면 1인당 2200만 원 가량을 순매수한 셈이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집중적으로 던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반기 개인투자자 순매도 상위 종목 1위와 2위에 각각 올랐다.

상반기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10조326억 원과 2조1964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포스코홀딩스의 소액주주 수 확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 소액주주 50만 명 시대, 1호 국민주 위상 회복 향해 성큼성큼

▲ 최근 10년 동안 포스코홀딩스 소액주주 수. <포스코홀딩스 사업보고서>

개인투자자들은 하반기 들어서도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계속 순매수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7월3일부터 8월14일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5조726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2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LG화학(7379억 원)보다 7배가량 많이 담은 것은 물론 상반기 순매수 규모 4조7601억 원도 뛰어 넘는다.

개인투자자의 강력한 매수세에 포스코홀딩스의 외국인지분율은 14일 기준 29.44%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말 51.32%와 비교하면 올해 들어 20%포인트 넘게 빠졌다.

포스코홀딩스 외국인 지분율이 30% 아래로 내려간 것은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관련 수치 확인이 가능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포스코홀딩스를 향한 개인투자자의 강한 순매수가 이어지는 만큼 포스코홀딩스의 소액주주 수가 앞으로 1~2년 안에 100만 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소액주주 수가 2019년 말 57만 명에서 2020년 말 215만 명으로 1년 사이 150만 명 넘게 늘었는데 당시 개인투자자는 한 해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9조6천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증권업계에서도 포스코홀딩스가 과거 국민주 1호에 걸맞는 위상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말 포스코홀딩스의 2분기 실적발표 이후 리포트에서 “포스코홀딩스는 단기 급등에 따른 주가 조정 우려가 있지만 2차전지소재분야에서 2030년까지 장기 성장이 가능하다”며 “1988년 대한민국 최초 국민주였던 포항제철이 35년 만에 대한민국 최고의 국민주 포스코홀딩스로 진화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