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사진)이 구축하고 있는 원료 공급망 수직계열화가 앞으로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IRA 세부지침에 따라 앞으로 중국 외 지역에서 2차전지용 광물을 조달하는 능력이 배터리 분야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그룹 차원에서 확대하는 신사업 가운데 니켈과 리튬 사업이 포스코홀딩스의 기업가치를 크게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IRA 세부지침을 보면 2025년부터는 ‘해외 우려 단체’가 추출·가공한 핵심 광물이 포함된 배터리는 보조금(세제혜택)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해외 우려 단체 목록은 이번 세부지침에서 정해지지 않았지만 미국 반도체법에서 보듯 중국 광물 기업들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2차전지 업계는 원료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데 2025년부터 리튬으로 대표되는 2차전기 관련 핵심 광물의 공급망의 탈 중국을 이뤄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 회장이 그룹 차원에서 구축하고 있는 리튬 및 니켈 사업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포스코홀딩스로 지주사 전환을 한 이후 그룹 7대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로 리튬과 니켈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세부적으로 아르헨티나와 호주에서 리튬과 니켈을 2030년까지 각각 연간 30만 톤, 22만 톤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최 회장은 리튬과 니켈 공급망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출범 뒤 1년 동안 종속회사가 11곳이나 늘었는데 2차전지 관련 종속회사가 포스코실리콘솔루션, 포스코리튬솔루션, 얼티엄 캠 등 모두 6곳에 이른다.
특히 아르헨티나 염호에 리튬 생산 공장은 최 회장이 직접 챙기며 리튬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가 아니고 이번 IRA 세부지침에서도 핵심광물 원산지 인정 국가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에서 탄산리튬 형태로 리튬을 생산한 이후 국내로 들여와 수산화리튬으로 가공하는 생산 공장을 이미 건설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조금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IRA는 핵심 광물에 대해 북미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은 국가에서 40% 이상 채굴·가공 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IRA 세부지침에선 FTA 체결국인 한국에서 절반 이상의 부가가치를 붙여서 광물을 가공하면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음극재 쪽에서도 인조흑연 음극재 원료인 콜타르는 포스코 제철공정에서 부산물로 확보할 수 있고 콜타르를 가공해 만든 중간소재인 침상코크스는 포스코퓨처엠 자회사 포스코MC머티리얼즈가 직접 생산한다.
천연흑연 음극재 원료인 인상흑연은 아프리가 탄자니아 흑연 광산을 보유한 호주 광산업체(블랙록마이닝)의 지분 13%를 포스코홀딩스가 쥐고 있어 확보할 수 있다.
시장에서도 포스코홀딩스 2차전지 소재와 원료 확보 경쟁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3일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직전거래일보다 6.52% 뛴 39만2천 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52주 신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가 호주의 광산과 아르헨티나 염호를 통해 니켈과 리튬을 추출해 판매할 예정”이라며 “아르헨티나 정부가 미국을 대상으로 전방위 로비를 진행하고 있는 데다 아르헨티나의 리튬 비중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 정부와 협상에 따라 아르헨티나가 핵심 광물 조달국에 추가될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안회수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 IRA 세부지침 발표로 포스코홀딩스의 리튬과 니켈 등 2차전지용 광물 원료 사업이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