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52조' 반도체공장 투자 돕는 텍사스주 인센티브에 비판 나와

▲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신청한 투자 지원 프로그램을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텍사스주가 현지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챕터313’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지원 신청 마감을 앞두고 수십 년에 걸친 투자 계획을 미리 제시해 혜택을 선점하면서 현지 주민들에 장기간 세금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26일 현지언론 텍사스스탠다드에 따르면 텍사스주에서 제공하는 챕터313 지원을 받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최근 들어 한층 더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NXP와 인피니언 등 반도체기업,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지원 신청서를 제출했고 삼성전자와 테슬라도 대규모 공장 신설을 위해 해당 프로그램 승인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기존에 내놓은 투자 계획과 별도로 1921억 달러(약 252조 원)를 들여 반도체공장 11곳을 건설한다는 내용의 지원 신청을 냈다는 점도 최근 현지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챕터313 프로그램은 텍사스주에서 생산설비 및 친환경 에너지설비를 신설하는 기업이 현지에서 내는 세금 일부를 면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10년 동안 수백억 달러 규모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네이선 젠슨 텍사스 오스틴 주립대 경제개발학과 교수는 텍사스스탠다드를 통해 챕터313 프로그램이 중장기적으로 현지 지역 주민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가 2043년까지 진행될 장기 투자 계획을 두고 챕터313 지원을 신청했다는 점을 비판했다.

삼성전자가 실제로 252조 원 규모 투자를 구체적 단계에서 추진하고 있을 가능성은 낮은데 미리 세제혜택 등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신청서를 제출한 데 불과하다는 것이다.

젠슨 교수는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인센티브를 승인받은 뒤 투자를 진행하지 않아도 전혀 페널티를 받지 않는다"며 삼성전자의 진정성을 문제삼았다.

그는 챕터313 프로그램 자체도 텍사스주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부분은 적은 반면 기업에 제공하는 금전적 지원은 매우 큰 수준이라며 이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지역 주민들의 세금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20년 가까이 진행될 장기 투자 계획을 선제적으로 제시해 지원을 신청한 것은 챕터313 프로그램 마감 시한이 올해 말로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 현지 당국은 챕터313 지원 프로그램의 필요성과 효과를 두고 부정적 의견이 확산되자 올해 말까지만 지원 신청서를 심사해 승인한 뒤 내년부터 중단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기업은 인센티브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대부분 마지막 신청서를 제출했다.

젠슨 교수는 "기업들이 이런 상황을 이용해 앞으로 수십 년에 이르는 투자 계획을 선제적으로 내놓으면서 텍사스주 당국 관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의 챕터313 지원 신청과 반도체공장 투자 계획을 완전히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그는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약속한 만큼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일으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들에 의무사항이 없기 때문에 금전적 지원만 받고 고용은 거의 확대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