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기존 개발·분양 중심의 주택회사에서 개발·운영 중심의 개발회사로 탈바꿈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도시 개발사업이 부각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이 미래 성장성 확보를 위해 추진해 온 부동산 디벨로퍼로서 입지를 다지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 도시개발사업 탄력받아 성장전망 밝아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택지 개발사업에서 도시 개발사업으로 부동산 개발 방식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5일 “도시 개발사업에서 발생하는 마진이 앞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성장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은 성공적 주택사업을 바탕으로 도시 개발사업에 사업 영역을 확장해 앞으로 실적을 이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국내 부동산 개발은 정부 주도의 택지 개발에서 민간 주도의 도시 개발로 그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4년 포화상태에 이른 전국 주택 보급률를 고려할 때 공공택지 공급을 통해 주택시장의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택지개발촉진법의 실익이 떨어졌다고 보고 택지개발촉진법 폐지를 추진하기도 했다.

법안은 결국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택지개발촉진법 폐지는 여전히 도마에 올라 있고 공공개발 택지 관련 규제도 심화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주택 보급률은 102.6%에 이른다.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공공택지를 개발하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고 청약자격 등도 까다로워져 사업을 시행하는 데 어려운 면이 많다.

반면 민간 주도로 시행되는 도시 개발사업은 도시개발법에 따라 조성되는데 택지 개발사업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입지적 제한이 없고 민간기업이 독자적으로 생활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도시 개발사업에서 주도권을 쥐면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에서도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7월9일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 영토에서도 주택주거 복지사업과 복합시설 용지의 공급 등 여러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민간기업이 북한 도시 개발사업에 진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대산업개발 시절부터 주택 건설에서 도시 개발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왔다.

김 사장도 신년사에서 “우량실적을 넘어 스스로가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체력이 갖춰진 지금이 변화의 적기”라며 부동산 디벨로퍼로서 체질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산업개발이 2017년 공사를 마무리한 수원아이파크시티사업은 7천 세대가 넘는 주거단지와 상업시설, 도시 기반시설 등을 갖춘 대규모 도시 개발사업으로 단일 브랜드로 이뤄진 국내 최대 규모의 아파트단지다.

다른 건설사들보다 이른 시기에 부동산 디벨로퍼사업으로 진입했고 이미 국내 사업장에서 성과를 낸 만큼 초기 도시 개발사업에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2019~2020년에 파주 운정과 파주희망프로젝트, 광운대 역세권 사업 등 2조5천억 원가량의 프로젝트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현대산업개발이 추진하던 복합 개발사업도 그대로 승계했다. 의정부 주상복합 개발사업과 용산역 개발사업 등 사업 규모는 5조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의 도시 개발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영업이익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며 “가장 성장 전망이 밝은 건설사 가운데 하나”라고 꼽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