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두현 비보존그룹 회장이 자체 개발한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성분명 오피란제린)의 미국 진출 가능성에 청신호를 켰다.

이 회장은 과거 해당 제품으로 미국 임상에 도전했지만 코로나19라는 예기치 않은 상황 탓에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이 회장에게 유리한 쪽으로 180도 바뀌고 있다.
 
비보존 '비마약성 진통제' 미국 재도전 청신호, 이두현 '혁신신약'에 자신감

▲ 이두현 비보존그룹 회장(사진)이 자체 개발한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성분명 오피란제린) 미국 진출 문을 다시 두드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최근 비보존의 첫 신약 후보물질인 어나프라주로 국내 신약 허가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는데 이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문을 다시금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16일 비보존그룹 안팎의 얘기를 종합하면 비보존이 조만간 어나프라주의 미국 임상3상을 빠르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나프라주는 중증도 이상의 급성 통증에 사용하는 비마약성 치료제로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약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극심한 통증에 사용되는 비마약성 치료제로서 세계 최초로 신약 허가를 받은 셈이라 제약바이오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신약 품목허가를 받은 12일 비보존제약 주가는 18.21% 상승했다. 다음날인 13일에는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며 약 4년 만에 주가 1만 원대 시대를 열었다.

비보존그룹이 국내 신약 허가를 통해 어나프라주의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만큼 한 차례 중단됐던 미국 임상3상 재개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 비마약성 진통제는 경증 또는 중증도 통증 치료에 주로 사용된다. 반면 어나프라주는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이외에 대체제가 없는 중증 이상 통증 치료에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보존은 자체 개발한 플랫폼을 적용해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두 개의 수용체를 동시에 차단해 통증 완화 효과를 높였다고 설명한다.

비보존그룹은 어나프라주가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대체제로서 높은 성장성을 보인다고 내다보고 있다.

마약성 진통제는 강력한 진통 효과로 인해 극심한 통증 치료에 사용되지만 중독성과 심각한 부작용 문제가 있어 대체제 개발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극심한 통증에 마약성 진통제가 사용되고 있는데 미국은 특히 대표적인 오피오이드계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로 인한 중독 및 사망 사례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어나프라주가 수술 후 통증 치료 시장에서 1차 진통제로 자리 잡고 궁극적으로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를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보존 '비마약성 진통제' 미국 재도전 청신호, 이두현 '혁신신약'에 자신감

▲ 어나프라주는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외에 대체제가 없는 중증 이상 통증 치료에도 효과를 지닌다. 사진은 비보존제약 향남공장.


어나프라주 관련 미국 임상을 국내보다 우선적으로 추진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환자 모집이 어려워 미국 임상3상을 불가피하게 중단해야 했다"며 "이후 국내 임상3상을 진행해 최근 신약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앞으로 미국 임상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 존슨앤존슨, 암젠 등에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2008년 비보존을 설립했다. 이후 어나프라주 개발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어나프라주 출시를 앞두고 제품 생산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2022년 11월 비보존헬스케어와 비보존제약도 합병했다. 현재 비보존은 신약개발을, 비보존제약은 제품의 상업화와 생산,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어나프라주의 유통 및 판매는 보령이 맡는다. 

이 회장은 어나프라주 출시에 집중하기 위해 2023년 비보존제약 대표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그는 어나프라주 출시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마케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기존에 출시된 적 없는 혁신 신약으로서 어나프라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회장은 어나프라주 신약 허가가 비보존의 다른 후보물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12일 비보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수십 년 동안 글로벌 제약사들이 실패를 반복해 온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에 성공했다”며 “현재 경구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또 다른 혁신 신약 VVZ-2471도 어나프라주와 기전적으로 유사해 임상 유효성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