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토종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네이버의 ‘치지직’과 SOOP(옛 아프리카 TV)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SOOP은 최근 리브랜딩을 통해 이미지 개선과 수익성 강화에 나섰고, 네이버 치지직은 콘텐츠 다변화와 서비스 강화를 목표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치지직과 SOOP 토종 스트리밍 방송 플랫폼 2파전, 하반기 경쟁 더 치열해진다

▲ SOOP은 지난 15일 플랫폼 이름과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하고, 용어를 변경하는 등 대대적 리브랜딩을 단행했다. < SOOP >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트리밍 방송 플랫폼 SOOP는 지난 15일 플랫폼 이름과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하고, 용어를 변경하는 등 대대적 리브랜딩을 단행했다. 고유 용어였던 ‘BJ’를 ‘스트리머’, ‘방송국’을 ‘채널’로 변경하고 브랜드 이미지 개선작업을 본격화한다. 

SOOP은 지난해부터 사명을 변경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 일신을 위한 대대적 리브랜딩을 추진해왔는데, 동일한 이름의 매니지먼트 ‘숲’과 상표권 소송이 불거지면서 절차가 지연됐다. 지난 4일 법원이 상표권 등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다시 리브랜딩이 재개됐다. 

리브랜딩을 마친 뒤 SOOP은 17일 구독료를 인상하고, 고가 상품을 추가하는 등 수익성 강화를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티어1’ 요금제의 1개월 기본 구독료를 기존 3300원에서 4500원으로 36.4% 인상한다. 또 월 1만4500원 고가 상품을 추가하면서 유료 구독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SOOP이 구독료를 인상한 것은 2017년 구독모델 도입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SOOP은 네이버 치지직과 유사한 구독 요금제를 구성하게 됐다. 네이버 치지직은 기본 구독상품 4900원과 월 1만4900원 고가 상품으로 이뤄져 있다. 

이용자들은 “리브랜딩 직후 구독료 인상이라니 뻔한 수순”, “인상했지만 여전히 과거 트위치나 치지직의 구독료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등의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SOOP이 구독료 동결을 깬 것은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현재 방송 플랫폼의 매출은 대부분 ‘별풍선’이나 ‘치즈’ 등 스트리머가 이용자로부터 선물 받은 유료상품 수수료에서 나온다. SOOP의 매출 70~80%가 유료상품에서 나오고 있으며, 치지직도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유료상품 수익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안정적 수익 창출과 수익모델 다각화를 위해 구독 매출 비중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치지직과 SOOP 토종 스트리밍 방송 플랫폼 2파전, 하반기 경쟁 더 치열해진다

▲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관련 이미지. <네이버>


치지직은 중간 광고 도입과 구독모델 강화로 수익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치지직은 지난 6월 중간광고와 중간광고 제거를 위한 유료 상품 도입을 발표했다. 광고 상품 가격책정, 숏폼 서비스 ‘클립’ 연동 등을 통해 네이버와 연계성을 강조하면서 수익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치지직은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준으로 SOOP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SOOP의 MAU는 236만 명, 치지직은 230만 명으로 근소한 차이를 기록하고 있다.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앱 사용자 수 기준으로는 SOOP의 인터넷 방송 사용자 수가 지난 3월 치지직에 밀렸다가 4개월 만에 1위를 탈환하는 등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여왔다. 

지난 2월 미국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트위치의 국내 시장 철수 이후 치지직과 SOOP은 이용자 유치 경쟁에 주력해왔다. 트위치 사업 철수 효과가 점차 마무리되면서 두 기업 간의 경쟁이 시청자 유치에서 벗어나, 서비스 고도화와 수익모델 다양화로 넘어가는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상반기가 양강구도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치지직이 올해 상반기 대형 스트리머들과 송출 파트너 계약을 맺으면서, 시청자 유입 경쟁에 열을 올렸다. 내년 상반기 계약시즌이 돌아오면서 이들의 잔류 여부가 시장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 점유율은 치지직 스트리머들의 계약이 종료되는 내년 초에 명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