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건설업 둔화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업황 전망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반등을 기대할 만한 요소들이 쌓여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건설업계에선 시장 분위기 개선을 진단하기엔 섣부르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5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 미분양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이 고전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건설공사비 지수는 130.02(2020년 100기준)로 잠정집계됐다. 2020년 말 102.04에서 28.0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3년 만에 27.4%가 뛰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가격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전국 미분양물량은 올해 6월까지 7개월 연속 늘면서 7만4037세대를 넘었다. 건설사들에게 금융 부담을 더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4천 세대를 넘어 2020년 10월(1만6084세대) 이후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업황 둔화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월 건설업 취업자 수는 207만 명으로 전월(209만8천명) 대비 1.3% 감소했는데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를 건설업 침체 신호로 진단했다.
건설업은 통상 하반기로 갈수록 공사가 늘어나는 만큼 5월 취업자 수 감소는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5월 취업자 수가 전월보다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건축 마감공사 물량이 위축되면서 앞으로 공사 물량이 본격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기업 신용평가사 한국기업평가도 지난달 “하반기에도 분양 위험과 원가 부담 등을 고려할 때 건설업 사업환경이 비우호적이며 등급 하향 모멘텀이 다른 업종보다 높은 편”이라면서 건설산업연구원과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주택 원가율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건설사들의 미분양 프로젝트 할인 분양과 마케팅 비용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한국기업평가의 분석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2분기 삼성E&A와 GS건설 등 일부 주요 건설사들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양호한 성과를 기록한 만큼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선미 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일부 건설사들의 실적개선은) 도급증액과 공사비 협상에 따른 착공 증가 등 주택시장 회복세에 기인하는 만큼 건설사 실적 턴어라운드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정부가 15일까지 ‘추가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힌 만큼 서울 중심 주택가격 강세에도 불구하고 수요 억제보다는 공급 확대에 중점을 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공개하는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정비사업 촉진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미 연구원은 “(정부 방침 등으로) 건설사 수혜 기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주택수요를 축소시키는 강한 금융 및 세제 규제가 나오진 못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최근 미국 고용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주택 수요를 촉진해 건설업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에선 연준이 9월 25bp~50bp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점치고 있는데 실제로 금리를 내리면 팬데믹 시작 시점(2020년 3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연준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것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내려간 뒤 국내 기준금리도 뒤따라 내릴 것이란 예상도 많다.
다만 이에 대해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수요는 금리에도 큰 영향을 받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정책적 측면도 살펴봐야 한다”며 “정책을 비롯한 사업환경이 크게 바뀌지 않으면 금리가 내려가도 건설 업황이 큰폭으로 개선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긴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업황이 지금 어느 지점에 놓여 있는가를 진단하려면 금리 이외에도 정책적 측면과 부동산 경기 사이클 회복을 두루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
증권업계 일각에선 반등을 기대할 만한 요소들이 쌓여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건설업계에선 시장 분위기 개선을 진단하기엔 섣부르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와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 마련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건설업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사진은 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와 주택가 모습. <연합뉴스>
5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 미분양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이 고전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건설공사비 지수는 130.02(2020년 100기준)로 잠정집계됐다. 2020년 말 102.04에서 28.0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3년 만에 27.4%가 뛰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가격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전국 미분양물량은 올해 6월까지 7개월 연속 늘면서 7만4037세대를 넘었다. 건설사들에게 금융 부담을 더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4천 세대를 넘어 2020년 10월(1만6084세대) 이후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업황 둔화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월 건설업 취업자 수는 207만 명으로 전월(209만8천명) 대비 1.3% 감소했는데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를 건설업 침체 신호로 진단했다.
건설업은 통상 하반기로 갈수록 공사가 늘어나는 만큼 5월 취업자 수 감소는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5월 취업자 수가 전월보다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건축 마감공사 물량이 위축되면서 앞으로 공사 물량이 본격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기업 신용평가사 한국기업평가도 지난달 “하반기에도 분양 위험과 원가 부담 등을 고려할 때 건설업 사업환경이 비우호적이며 등급 하향 모멘텀이 다른 업종보다 높은 편”이라면서 건설산업연구원과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주택 원가율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건설사들의 미분양 프로젝트 할인 분양과 마케팅 비용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한국기업평가의 분석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2분기 삼성E&A와 GS건설 등 일부 주요 건설사들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양호한 성과를 기록한 만큼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7월31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김선미 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일부 건설사들의 실적개선은) 도급증액과 공사비 협상에 따른 착공 증가 등 주택시장 회복세에 기인하는 만큼 건설사 실적 턴어라운드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정부가 15일까지 ‘추가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힌 만큼 서울 중심 주택가격 강세에도 불구하고 수요 억제보다는 공급 확대에 중점을 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공개하는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정비사업 촉진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미 연구원은 “(정부 방침 등으로) 건설사 수혜 기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주택수요를 축소시키는 강한 금융 및 세제 규제가 나오진 못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최근 미국 고용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주택 수요를 촉진해 건설업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에선 연준이 9월 25bp~50bp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점치고 있는데 실제로 금리를 내리면 팬데믹 시작 시점(2020년 3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연준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것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내려간 뒤 국내 기준금리도 뒤따라 내릴 것이란 예상도 많다.
다만 이에 대해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수요는 금리에도 큰 영향을 받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정책적 측면도 살펴봐야 한다”며 “정책을 비롯한 사업환경이 크게 바뀌지 않으면 금리가 내려가도 건설 업황이 큰폭으로 개선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긴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업황이 지금 어느 지점에 놓여 있는가를 진단하려면 금리 이외에도 정책적 측면과 부동산 경기 사이클 회복을 두루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