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패션 이커머스 쉬인이 국내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 미칠 영향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무신사와 에이블리, W컨셉 등 국내 패션 플랫폼이 충성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시각이 상당하다.
2일 유통업계에서는 쉬인의 국내 진출에 따른 파급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쉬인은 ‘중국판 유니클로’라 불리며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미국과 유럽 등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쉬인의 가장 큰 경쟁력은 단연 저렴한 가격이다.
쉬인의 의류 가격은 대부분 2만 원 이하로 책정돼있다. 가격 경쟁력에서는 국내 중저가 패션 플랫폼보다도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쉬인이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무신사의 소비층을 흡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신사의 SPA 브랜드인 무신사스탠다드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내놨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속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까지 진출하며 시장 점유율도 늘리고 있다. 쉬인보다 평균 가격이 1~3만 원 가량 높지만 품질 부문에서 더 큰 차이를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무신사는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 2위도 차지하고 있다. 충성고객을 다수 확보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는 수치다. 품질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브랜드인 만큼 쉬인에게 쉽게 시장을 내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패션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W컨셉 역시 쉬인과 차별화한 주요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W컨셉은 주로 백화점 급 품질의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만큼 경제력을 갖춘 3040 고객층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품질이 상대적으로 낮은 쉬인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쉬인과 고객층이 겹칠 가능성이 높은 에이블리가 일부 타격을 받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에이블리의 주요 소비층은 1020 여성이다. 쉬인과 타깃층이 일부 중복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중저가 플랫폼인 만큼 가격적 부분에서도 쉬인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공산이 크다.
다만 에이블리 이용자들이 쉬인으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블리는 남성패션, 뷰티, 디저트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교차 카테고리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는 점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에이블리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신사와 플랫폼 점유율 1, 2위를 다투며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현재 에이블리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대부분 1~2만 원대에 가격이 형성돼있다. 쉬인에서는 1만 원 미만의 상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품질과 배송 등을 고려한다면 이용자들이 쉬인으로 이동할 유인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패션에 관련된 기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초저가가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한 만큼 쉬인에 대응해 새로운 전략을 펼치기보다는 현재 집중하고 있는 기술 기반의 쇼핑 편의성 향상, 스타일 포털로의 도약 등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을 종합해볼 때 쉬인에서의 소비가 알리익스프레스·테무 열풍과 같이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낮은 가격을 무기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급성장했다. 쿠팡을 비롯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의 점유율을 잠식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낮은 품질과 지연 배송 등의 문제로 현재는 열풍이 수그러들었다. 낮은 품질 뿐만이 아니라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등을 돌린 소비자도 많다.
쉬인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실제로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쉬인깡’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저가 플랫폼에서 대량 구매한 의류가 폐기물로 버려지는 일이 흔하게 벌어진다. 낮은 품질 탓에 소비자들이 몇 번 입지 않은 채 제품을 버리는 일이 많아 전 세계적으로 쉬인 의류 쓰레기 문제가 지적되기도 한다.
쉬인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다. 현재 150여 나라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450억 달러(약 62조 원)에 달한다.
쉬인은 2022년 12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 8월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마케팅을 펼쳐왔다. 올해 5월 자체 브랜드 ‘데이지’의 모델로 배우 김유정을 발탁했고 6일 성수동에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는 등 국내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패션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 업계 전반적으로 쉬인의 본격 국내 진출을 크게 위협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며 “국내 소비자들이 품질과 디자인에 대해 굉장히 까다롭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국내 패션 플랫폼 업계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무신사와 에이블리, W컨셉 등 국내 패션 플랫폼이 충성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시각이 상당하다.
▲ 쉬인이 국내진출을 본격화하며 국내 패션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쉬인>
2일 유통업계에서는 쉬인의 국내 진출에 따른 파급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쉬인은 ‘중국판 유니클로’라 불리며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미국과 유럽 등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쉬인의 가장 큰 경쟁력은 단연 저렴한 가격이다.
쉬인의 의류 가격은 대부분 2만 원 이하로 책정돼있다. 가격 경쟁력에서는 국내 중저가 패션 플랫폼보다도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쉬인이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무신사의 소비층을 흡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신사의 SPA 브랜드인 무신사스탠다드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내놨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속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까지 진출하며 시장 점유율도 늘리고 있다. 쉬인보다 평균 가격이 1~3만 원 가량 높지만 품질 부문에서 더 큰 차이를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무신사는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 2위도 차지하고 있다. 충성고객을 다수 확보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는 수치다. 품질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브랜드인 만큼 쉬인에게 쉽게 시장을 내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패션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W컨셉 역시 쉬인과 차별화한 주요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W컨셉은 주로 백화점 급 품질의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만큼 경제력을 갖춘 3040 고객층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품질이 상대적으로 낮은 쉬인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쉬인과 고객층이 겹칠 가능성이 높은 에이블리가 일부 타격을 받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에이블리의 주요 소비층은 1020 여성이다. 쉬인과 타깃층이 일부 중복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중저가 플랫폼인 만큼 가격적 부분에서도 쉬인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공산이 크다.
다만 에이블리 이용자들이 쉬인으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블리는 남성패션, 뷰티, 디저트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교차 카테고리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는 점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에이블리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신사와 플랫폼 점유율 1, 2위를 다투며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현재 에이블리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대부분 1~2만 원대에 가격이 형성돼있다. 쉬인에서는 1만 원 미만의 상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품질과 배송 등을 고려한다면 이용자들이 쉬인으로 이동할 유인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패션에 관련된 기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초저가가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한 만큼 쉬인에 대응해 새로운 전략을 펼치기보다는 현재 집중하고 있는 기술 기반의 쇼핑 편의성 향상, 스타일 포털로의 도약 등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을 종합해볼 때 쉬인에서의 소비가 알리익스프레스·테무 열풍과 같이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 쉬인은 자체브랜드 '데이지'의 모델로 한국배우 김유정을 발탁하며 현지화작업에도 힘쓰고 있다. <쉬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낮은 가격을 무기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급성장했다. 쿠팡을 비롯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의 점유율을 잠식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낮은 품질과 지연 배송 등의 문제로 현재는 열풍이 수그러들었다. 낮은 품질 뿐만이 아니라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등을 돌린 소비자도 많다.
쉬인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실제로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쉬인깡’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저가 플랫폼에서 대량 구매한 의류가 폐기물로 버려지는 일이 흔하게 벌어진다. 낮은 품질 탓에 소비자들이 몇 번 입지 않은 채 제품을 버리는 일이 많아 전 세계적으로 쉬인 의류 쓰레기 문제가 지적되기도 한다.
쉬인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다. 현재 150여 나라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450억 달러(약 62조 원)에 달한다.
쉬인은 2022년 12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 8월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마케팅을 펼쳐왔다. 올해 5월 자체 브랜드 ‘데이지’의 모델로 배우 김유정을 발탁했고 6일 성수동에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는 등 국내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패션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 업계 전반적으로 쉬인의 본격 국내 진출을 크게 위협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며 “국내 소비자들이 품질과 디자인에 대해 굉장히 까다롭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국내 패션 플랫폼 업계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