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조만호 무신사 대표이사가 한정판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운영하고 있는 자회사 에스엘디티(SLDT)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무신사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업계에서 매년 성장세를 기록하며 리셀 플랫폼 사업에도 진출했으나 아직까지 시장 점유율은 높지 않은 상태다.
 
무신사 플랫폼 사업 확대 잰걸음, 조만호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 살리기 안간힘

조만호 무신사 대표이사가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무신사>


17일 유통업계에서는 조 대표가 기존 패션 사업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리셀 플랫폼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리셀 플랫폼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크림’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솔드아웃의 존재감은 아직까지 크지 않은 상태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리셀 플랫폼 업계에서 크림과 솔드아웃의 점유율은 각각 80%, 10%로 추정된다.

솔드아웃은 2020년 론칭 직후 한정판 아이템과 100% 정품 보장 판매, 저렴한 수수료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잦은 가품 판매 논란으로 신뢰성이 크게 하락하며 이용자 수가 급감했다. 이후 솔드아웃과 크림의 점유율 격차는 지속적으로 벌어져왔다.

한정판 리셀 플랫폼에서는 비교적 고가의 한정판 제품이 판매되기 때문에 정·가품 여부에 대한 민감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가 이용자 수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이에 무신사는 솔드아웃의 검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신뢰도 회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무신사는 미스터카멜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정품 검수 데이터 공유를 통한 가품 감정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미스터카멜은 패션기업이 자사 브랜드 제품의 중고거래를 직접 주도할 수 있도록 쇼핑몰 제작과 운영을 지원하는 ‘리하이’ 솔루션 사업을 진행한다.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는 크림 역시 엄격한 정·가품 검수시스템을 통한 신뢰도를 확보로 점유율을 늘려온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크림은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검수와 CT 촬영, 자외선 라이트 등 기술적 요소에 더해 전문가들의 엄격한 검수를 거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크림에 따르면 크림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모든 상품은 모두 자체 검수센터에서 합격한 제품만 구매자에게 배송한다. 검증 이후 가품으로 판명될 경우 결제 금액의 3배를 보상하는 정책도 운영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솔드아웃은 신기술 도입과 프로세스 혁신, 설비 도입 등을 통해 1인당 검수량이 크게 증가했다”며 “검수의 정확도뿐만 아니라 속도까지 늘리며 구매자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경영진 변화를 통한 조직 쇄신에도 나섰다.

SLDT는 6월 박준모 무신사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무신사 플랫폼 사업 확대 잰걸음, 조만호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 살리기 안간힘

▲ 김지훈 SLDT 대표(오른쪽)와 김준경 미스터카멜 대표가 12일 정품 검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무신사>


박 대표는 구글·아마존 등을 거친 글로벌 경험을 토대로 무신사의 여성 패션 플랫폼 29CM의 성장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29CM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한 만큼 솔드아웃의 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솔드아웃은 현재 장기 휴직 상태인 한문일 무신사 대표이사가 2020년 성장전략본부장 시절에 선보인 신사업이다. 솔드아웃은 2021년 SLDT라는 별도의 자회사로 독립했으며 이와 동시에 핀테크 기업 두나무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많은 기대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SLDT는 2022년 427억 원, 2023년 28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한 대표는 지난해 3월 SLDT 이사회에서 물러나고 올해 김지훈 신임 대표 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일각에서는 솔드아웃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향후 무신사 전체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솔드아웃이 점유율을 높여 충성고객을 유치하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수수료 확보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많이 모일수록 플랫폼의 경쟁력은 높아진다. 구매자는 다양한 물건을 한번에 구매할 수 있고 판매자는 한 곳에서 많은 구매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SLDT는 영업손실은 288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 42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적자폭은 크게 줄였지만 여전히 무신사 자회사 가운데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효율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SLDT는 사내복지·사무실 이전 등 축소할 수 있는 비용부터 줄여나간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 관계자는 “SLDT는 지난해 물류체계 고도화와 마케팅 및 판매촉진 활동의 효율성 극대화를 통해 영업손실을 개선했다”며 “앞으로는 실질적인 이용자 편의성 개선을 위해 기본 거래 정책 간소화와 수수료 혜택 강화, 실질적 도움이 되는 프로모션 확대 등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