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전기차 ‘i5’ 5개월 새 리콜만 6번, 심각한 '안전기술 결함 논란' 점입가경

▲ BMW의 전기 승용차 'i5'. < BMW코리아 >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들어 한국의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BMW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심각한 안전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기술적 결함이 잇달아 불거져 논란이 되고 있다.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가 하면, 주행 중 갑자기 전기 동력을 상실해 자칫 대형 사고를 이어질 수 있는 결함이 나오고 있다. 일부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12일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작년 10월 국내 출시한 BMW의 대표 전기차 i5는 출시 5개월여 동안 리콜만 6차례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BMW i5는 8세대 5시리즈에 기반한 준대형 전기차로 작년 10월 2륜구동 모델인 i5 e드라이브40과 4륜구동 모델 i5 M60 x드라이브 등 2종으로 국내에 출시됐다.

이달 5일 BMW 34개 차종 1만2607대가 통합제동장치 결함으로 리콜에 들어갔다. 그 가운데 2023년 6월7일~ 2023년 7월7일 생산된 i5 104대(i5 e드라이브40 54대, i5 M60 x드라이브 50대)가 포함됐다.

이들 차량은 통합제동장치를 제작할 때 이물질이 유입돼 유압식 브레이크 위치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제동력이 약해지는 안전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5는 보행자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 문제와 관련해선 출시 뒤 모두 3차례나 리콜을 실시했다.

BMW는 작년 12월27일부터 수신기 오디오 모듈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저소음차 경고음 발생 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주변 보행자가 차량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수 있는 안전기준 부적합 사항이 확인돼 2023년 6월27일~2023년 12월14일 생산된 i5 1587대에 대한 리콜에 들어갔다.

하지만 같은 문제로 올해 1월18일부터는 2023년 11월28일~2023년12월15일 생산된 i5 35대, 2월8일부터는 2023년 12월13일~2024년 1월11일 생산된 i5 58대에 관해 추가적 시정조치를 시작했다.

i5 M60 x드라이브 1대는 뒤 차축 액티브 스테빌라이저 제작 결함으로 차량이 급선회할 때 차량의 좌우 흔들림을 제어하지 못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올 1월 리콜됐다.

작년 10월26일엔 운전자지원첨단조향장치(ADASS) 접지 불량으로 반자율주행 기능을 활용할 때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손이 올려진 상태로 인식되는 안전기준 부적합 사항이 확인돼 BMW 차량 5122대가 리콜에 들어갔다.

그중 2023년 6월27일~2023년 8월29일 생산된 i5 344대가 포함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BMW i5는 국내에서 본격 판매를 시작한 작년 10월부터 올 2월까지1036대가 판매돼 수입 전기차(테슬라 제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다만 미판매분과 중복을 포함한 리콜 대상 i5 차량 대수는 1785대로 같은 기간 판매량보다 더 많다. 

i5 e드라이브40의 국내 판매 가격은 9390~1억170만 원, i5 M60 x드라이브는 1억3890만 원에 달한다. 상당히 높은 가격으로 책정됐음에도 잦은 초기 품질 결함으로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더욱이 BMW는 지난해 불거진 통합충전장치(CCU) 결함 관련 문제를 아직 해소하지 못하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전기차 안전에 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BMW는 CCU 부품 제조 결함으로 지난달 8일부터 i4D와 i7, iX1, iX3, iX 등 자사 전기차 736대에 대한 리콜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차종은 CCU 부품이 완벽히 밀봉되지 않아 수분이 부품 내부로 유입돼 충전이 중단되거나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있고, 고전압 시스템 고장으로 이어지면 운전중 차량이 멈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MW는 앞서 작년 7월에도 CCU 회로 기판이 손상된 채 조립되면서 같은 문제가 발생 가능성과 관련해 i4, iX3, iX 등 17대를 리콜했다. 

BMW가 CCU 제조사인 파나소닉과 자체 조사한 결과 CCU 결함은 다른 문제 또한 발생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보도자료를 내고 충전이 중간에 끊어지거나, 도로 위에서 변속이 되지 않는 '동력상실' 문제 등 소비자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BMW는 지난달 국내에서 전년 동월보다 54.7% 급증한 532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 점유율 49.5%로 압도적 월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전기차 모델별로 최대 2천만 원에 달하는 공격적 할인과 제품군 확대 등에 따른 것이다.

일각에선 BMW코리아가 전기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 딜러사 할인 경쟁을 부추기는 데 힘을 쏟는데 비해, 전기차 기술적 오류를 잡는데 들이는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측은 "BMW코리아는 CCU가 탑재된 모든 차종에 대해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을 통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운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며 "앞으로 반복적 문제가 발생해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품질 경영에 힘쓸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