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올해 분양 목표에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포함하면서 올해 이 사업을 가시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최 대표 체제에서 실적 악화고리를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향후 HDC현대산업개발 실적 개선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착공을 하루빨리 서두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수도권광역급행열차 C노선(GTX-C)이 지날 광운대역 인근(월계동 85-7) 물류부지 지구단위계획구역, 15만6581㎡ 부지에 최고 49층 높이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단지와 호텔, 사무실, 쇼핑센터 등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예상 사업비는 4조5천억 원에 이른다.
▲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전날(25일) 착공식을 연 GTX-C 노선과 연계되는 만큼 서울시, 노원구 등 지자체에서도 사업 추진에 힘을 쏟고 있는 프로젝트다.
노원구청에 따르면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올해 상반기 교통영향평가 심의, 건축위원회 및 교육환경평가 심의가 진행되고 하반기에는 건축허가와 사업계획승인을 거쳐 착공한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직 착공을 앞두고 몇몇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구체적 착공 월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다만 올해 안에 착공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고 이를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1만3천 세대 분양목표에 이 사업을 포함했다. 이 사업의 주택공급 규모는 3100세대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지난해 11월 지구단위계획이 결정·고시됨에 따라 사업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구단위계획은 용도변경과 기반시설 계획으로 개발사업의 진행을 위한 밑그림이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HDC현대산업개발은 숙원사업이자 역점사업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담조직인 H1사업단을 꾸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의 사전협상 대상지가 선정된 것은 무려 15년이나 흘렀고 HDC현대산업개발이 2017년 9월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우선협상자에 선정된 지도 벌써 6년4개월가량 지났다. 이 사이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끊임없이 내비쳐왔다.
최 대표는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 수장으로 내놓은 첫 신년사에서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전담하는 사업단을 구성해 HDC그룹의 복합개발사업에 관한 비전을 제시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랜드마크적 사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최익훈 대표 체제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적 개선 흐름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착공 뒤 곧바로 실적에 기여하는 부분이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신영증권은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착공 뒤 공정률에 비례해 매출을 반영하는 방식에 따라 올해 2천억 원의 매출을 이 사업을 통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자체사업이기 때문에 우수한 수익성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사업은 직접 토지를 매입해 분양을 진행하기 때문에 시공만 하는 도급사업보다 일반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에서 20% 이상의 매출총이익률(GPM)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매출총이익률은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값이다.
HDC현대산업개발 IR자료에서 보더라도 지난해 1~3분기 자체 주택사업의 매출총이익률은 11.6%로 외주 주택사업 9.3%보다 높았다.
다만 실제 계획대로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이 착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건설·부동산업계를 둘러싼 악재 탓에 착공이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기 때문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태영건설 사태(워크아웃) 이후 위축된 건설업 투자심리와 둔화하는 주택지표 등을 고려했을 때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착공이 지연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날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조1908억 원, 영업이익 1953억 원을 거뒀다고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2022년보다 매출은 27.1%, 영업이익은 67.1% 증가한 것이다.
이는 최 대표가 한 해의 경영을 온전히 맡은 뒤 악화일로를 걷던 HDC현대산업개발 실적 방향을 돌렸다는 의미가 크다. 최 대표는 2022년 7월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에 공식 선임됐다.
HDC현대산업개발 연결기준 매출은 2019년 4조2165억 원부터 2022년 3조2983억 원까지 매년 감소세를 거듭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9년 5515억 원에서 2020년 5857억 원으로 늘었지만 이후 2년 연속 후퇴했다. 2022년에는 2년 전의 5분의 1 수준인 1164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따른 수습비용 3400억 원가량이 2021년 4분기와 2022년 1분기에 걸쳐 반영된 탓이다.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 실적 호조는 최 대표가 수도권과 광역시 중심의 도시정비사업, 즉 미분양 위험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계획을 짠 것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조감도. <노원구청 홈페이지 갈무리>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주택 공급목표 1만3770세대 가운데 도시정비사업 물량은 9106세대, 여기서 서울과 수도권, 광역시 물량은 7600세대가 넘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최종 1만1566세대를 분양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이를 놓고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대형 도시정비사업이 HDC현대산업개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며 “지난해 전국에서 경쟁률 10:1 이상의 분양사업장을 두 번째로 많이 만들어낸 건설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다”고 분석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전국 10개 단지, 모두 1만800여 세대에서 10:1 이상의 청약경쟁률을 끌어냈다.
실적 뿐만 아니라 다른 지표들도 최 대표를 향한 긍정적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신규수주 2조6784억 원으로 기존 목표를 28.7% 초과달성했다. 순차입금(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값)도 2022년 말 1조9418억 원에서 지난해 말 1조 원 수준으로 줄였고 부채비율 역시 2022년 말 137.8%에서 지난해 말 119.5%로 축소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매출목표를 4조2718억 원, 신규 수주목표를 4조8529억 원, 순차입금목표를 4천억 원으로 정하며 주요 경영 및 재무 지표들을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