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피해갔다.

국회에서는 허 회장이 언젠가 한 번은 국회에 출석해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직접 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PC그룹 잇단 사건사고로 이미지 추락, 회장 허영인 국감 대신 해외출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피해갔다. 국회에서는 허 회장이 언젠가 한 번은 국회에 출석해 국의원들의 질문에 직접 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환경노동위원회에 속한 한 의원실에 따르면 허 회장은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19일 전체회의에서 허 회장을 26일 고용노동부 종합감사 증인으로 추가 채택했는데 이를 거부한 것이다.

환경노동위원회에 속한 한 의원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허 회장이 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지 모르겠다”며 “검찰에서 지난해 허 회장을 소환했을 때는 재깍재깍 나가면서 국회에서 부르면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국민들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PC그룹의 경우 지난해부터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허 회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은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견해가 만만치 않다.

18일 SPC 계열사인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는 빵 포장기계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의 새끼손가락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 사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사업장 사고에 대해 사과한지 6일 만에 발생한 사고다. 

관련 기사 댓글에는 ‘처음 기사 났을 때는 그랬구나 했는데 같은 사건이 계속 터지는 것을 보니 이 회사 심각하구나 싶다’ ‘이 정도면 문제가 심각한건데 이걸 개선조치 안하고 뭐하는거냐’ 등 비판하는 의견이 많이 올라왔다.

이런 상황에서 허 회장이 국정감사 불출석으로 다시 한 번 이슈가 되면서 지난해 발생한 ‘SPC 불매운동’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야당은 12일 진행한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허 회장을 증인으로 세우려 했다. 하지만 ‘총수 망신주기는 피해야 한다’는 여당 반대로 이 사장이 대신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허 회장을 증인으로 세우는 것에 반대했던 여당은 ‘국민 눈높이에 맞추겠다’며 종합감사에 허 회장을 부르는 데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여당이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만 봐도 여론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환경노동위원회에 속한 한 의원의 관계자는 “허 회장의 불출석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는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국정감사가 끝난다고 끝이 아닌 만큼 허 회장이 언젠가는 국회에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 회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에서는 2017년과 2021년에도 허 회장을 증인으로 세우려 했지만 신청 명단에만 올랐을 뿐 최종 명단에서 빠졌다.
 
SPC그룹 잇단 사건사고로 이미지 추락, 회장 허영인 국감 대신 해외출장

▲ SPC그룹은 안팎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12일 검찰은 SPC그룹 본사와 PB파트너즈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올해 7월에는 샤니의 경기도 성남시 소재 제빵공장에서 근로자 손가락 절단 사고가 있었다. 올해 8월에는 같은 공장에서 50대 근로자가 반죽기계에 배 부위가 끼이면서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응급수술 후 사망했다.


SPC그룹은 안팎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12일 검찰은 SPC그룹 본사와 PB파트너즈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SPC그룹 계열사인 PB파트너즈는 파리바게뜨 제빵 기사 채용과 인력 관리를 맡은 업체다.

검찰은 PB파트너즈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인사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수사 중이다.

허 회장은 총수 일가의 증여세를 회피하려 계열사 주식을 저가에 팔도록 지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허 회장 등은 2012년 12월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보유한 밀다원 주식을 취득가인 3038원 또는 직전 연도 평가액인 1180원보다 현저히 낮은 255원에 삼립에 팔았다. 검찰은 1595원을 적정 가액으로 평가했다.

이를 통해 샤니는 58억1천만 원, 파리크라상은 121억6천만 원의 손해를 각각 입었다. 반면에 삼립은 179억7천만 원의 이익을 봤다.

검찰은 이런 행위가 회장 일가에 부과될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올해 7월에는 샤니의 경기도 성남시 소재 제빵공장에서 근로자 손가락 절단 사고가 있었다.

올해 8월에는 같은 공장에서 50대 근로자가 반죽기계에 배 부위가 끼이면서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 직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심정지 상태였던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병원에서 호흡과 맥박을 되찾은 후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2023년 8월10일 사망했다.

허 회장은 지난해 기자회견을 통해 안전경영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허 회장이 사업장 안전성을 높이겠다며 투자를 약속한 1천억 원 가운데 지금까지 300억 원을 넘게 썼다고 하지만 사고가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