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건설사들이 하반기 분양물량을 크게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힘입어 서울·수도권 위주로 청약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상반기 분양에 소극적이었던 건설사들이 분위기를 타고 목표 달성을 위해 적극적 움직임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청약 열기 서울에서 비수도권 대도시까지 번져, 하반기 건설사 분양 쏟아진다

▲ 건설사들이 청약시장이 살아나면서 하반기 분양물량을 크게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은 래미안 라그란데 견본주택에 몰린 인파 모습. <삼성물산 건설부문>


24일 부동산업계와 건설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수도권 주요 단지 위주로 완판 사례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울 동대문구에 공급하는 래미안 라그란데는 최근 진행한 468세대 일반청약에 3만7024명이 몰려 79.1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일찌감치 완판을 예고했다.

롯데건설은 7월 초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761세대)를 완판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3년 7월까지 서울에 13개 단지 1334세대 분양에 9만198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6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평균 청약 경쟁률 10.9대 1보다 6배 높은 수치다. 

청약시장 온기는 서울·수도권뿐 아니라 광역시 위주 비수도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1206세대를 모집하기 위해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계약을 진행한 부산 대연 디아이엘(전체 4488세대)은 19일 완판됐다. 평균 경쟁률 15.6대 1로 1순위 마감한 뒤 조기 완판된 것이다. 

대전에서도 완판 소식이 전해졌다. 대전 서구 도마동과 정림동 일대에 조성되는 포레나 대전월평공원(1단지 344세대·2단지 351세대 모집)도 8월 분양을 마감했다. 지난해 7월 분양공고를 낸 뒤 13개월 만이다. 

수요자들 사이에서 금리 상승 기조와 공사비 인상에 따른 분양가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늘면서 청약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7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을 보면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1626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1622만 원)보다 0.26%, 지난해 7월보다 11.86% 상승한 수치다. 특히 서울의 분양가격은 3.3㎡당 3193만7500만 원으로 지난해 6월과 견줘 13.16% 상승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대형건설사들은 하반기 대규모 분양준비에 나서고 있다. 분양목표와 비교해 상반기 달성률이 낮은 만큼 하반기에 고삐를 죄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현대건설은 별도기준으로 올해 1만5천 세대 분양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초 2만 세대에서 낮춰 잡았음에도 상반기까지 1227세대 분양에 그치며 달성률 9%를 기록했다. 이에 하반기에 1만3천 세대를 분양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는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997세대), 힐스이트 동탄포레(858세대)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1만 세대 분양 목표를 정했는데 상반기 2631세대를 분양해 달성률 26%를 나타냈다.

하반기에는 8월 광주 힐스테이트 첨단센트럴(1520세대)를 시작으로 9월 전남 HS목포(770세대), 10월 충남 아산센트럴(1213세대) 등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12월에만 서울 신반포 22차아파트 재건축(160세대), 고척4구역 재개발(442세대) 등 3355세대의 분양을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청약 열기 서울에서 비수도권 대도시까지 번져, 하반기 건설사 분양 쏟아진다

▲ 사진은 현대건설이 서울 관악구 봉천동 산101번지 일대에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 총 세대수는 997세대이고 일반분양 물량은 101세대. <현대건설> 


대우건설은 상반기 분양목표 달성률 41.8%를 보여 비교적 높은 수치를 보였다. 1만8천 세대 분양 목표를 정하고 상반기까지 7522세대 분양을 끝냈다. 

9월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771세대 분양)을 시작으로 부산 남구 더비치 푸르지오 써밋(339세대) 등을 포함해 3분기 1300세대, 4분기 7600세대 분양을 추진한다.

GS건설은 대형건설사 가운데 올해 분양목표가 가장 많은 2만 세대를 설정했는데 상반기까지 6980세대 분양을 마쳤다. 하반기에는 원주자이 센트로(970세대)에 이어 둔산자이 아이파크(1353세대), 안양자이 더포레스트(483세대) 등 분양이 이어진다.

또한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1만 세대를 분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누적 2300세대를 분양했다. 8월 제주에 위치한 충북 더샵 연동애비뉴(204세대)를 분양하고 있고 9월 더샵 오창프레스티지(1438세대), 서울 둔촌현대1차 리모델링(572세대), 천호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670세대), 부산 윤산마을 지역주택사업(994세대) 분양에 나선다. 

청약시장은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24년 이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공급물량이 줄면서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정부가 지난 1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수도권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고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중도금대출 한도를 9억 원에서 12억 원 상향 등 효과가 이제 나타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적었던 곳에서 분양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파악되고 공사비 인상에 따른 분양가 상승에 대한 수요자들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 단지에서 완판이 이어지면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