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가 다양한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개발한 인공지능 기술은 테마파크나 영상 제작 등 전반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월트 디즈니 월드 리조트 입구. <위키미디아 커먼스>
영상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테마파크 이용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8일(현지시각) 로이터는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디즈니가 올해 초부터 내부적으로 적용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즈니는 현재 11개 직군에서 인공지능 기술과 기계 학습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익명을 요구한 내부 관계자는 로이터를 통해 “디즈니와 같은 레거시 미디어 기업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할 방법을 찾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라며 “인공지능을 통해 급증하는 영상 제작 비용을 줄이고 회사의 재무 구조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인디아나 존스와 운명의 다이얼'과 '인어공주' 등 영상 제작에 3억 달러(약 3995억 원)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간 작품이 비용 부담을 키우는 대표적 사례로 지목됐다.
두 영화 모두 흥행이 디즈니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제작비 회수에도 지장이 불가피하다.
결국 인공지능 기술로 영상 제작비를 절감하는 일이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필요한 방안으로 꼽힌다.
로이터에 따르면 디즈니는 향후 광고 사업에도 인공지능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디즈니 이매지니어(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직원)로 재직했던 또 다른 관계자는 로이터를 통해 “인공지능은 디즈니 테마파크에서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으로 머신러닝(기계 학습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아기 그루트’를 재현한 프로젝트 키위를 예로 들었다.
아기 그루트는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영화에 등장하는 유명한 캐릭터다. 디즈니는 해당 캐릭터의 성격과 행동을 로봇으로 재현해 테마파크에서 선보였다.
해당 관계자는 “아기 그루트는 시각 센서를 통해 주변 사물을 인식하고 배울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앞으로는 테마파크 방문객들과 의사소통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에 있는 디즈니 산하 연구소에서도 각기 다른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미국 연구팀은 사람과 가상의 캐릭터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매직 벤치’를 개발했고 스위스 연구소는 배우를 대체해 가상 캐릭터를 모방할 수 있는 ‘디지털 인간’을 연구하고 있다.
다만 내부 관계자는 해당 기술이 인간 배우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를 더 실감나도록 돕기 위한 용도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의 인공지능 가상 아바타 연구에 수차례 참여한 리하오 핀스크린 최고경영자(CEO)는 “디즈니는 모션 캡쳐(사람의 동작을 가상세계에서 재현하는 기술)를 향상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은 디즈니 캐릭터들에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