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롯데컬처웍스의 재무현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들어섰지만 국내 주요 영화관 사업자의 실적 회복세는 아직 더디다. 업계 1위 CJCGV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는 가운데 2위 기업인 롯데컬처웍스 역시 재무적으로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
 
영화관 1위 CJCGV도 자금난 겪는데, 2위 롯데컬처웍스는 문제없나

▲ 롯데시네마의 운영사 롯데컬처웍스의 재무 현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화관업계 1위 CJCGV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체질 개선에 나서면서다. 코로나19 기간 영화관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왔는데 신종자본증권의 스텝업 시기가 도래하면서 이자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23일 롯데컬처웍스의 지난해 연결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코로나19 시기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스텝업(금리 가산) 시기가 올해 도래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 상 자본으로 분류돼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다만 스텝업 시기에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하는 것이 시장의 암묵적인 관행이다. 콜옵션 행사시 자본이 다시 빠져나가 부채비율을 상승시킨다.

롯데컬처웍스는 우선 부채비율을 안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12월 제 6회 신종자본증권 1천억 원, 2024년 2월 제 7회 신종자본증권 300억 원 등이 각각 스텝업 시기가 도래한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올해 12월 스텝업 시기가 도래하는 신종자본증권은 신종자본증권이나 영구채를 발행해 차환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신종자본증권 차환을 통해 부채비율의 급등은 막을 수 있지만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롯데컬처웍스는 2022년 신종자본증권의 이자로만 82억 원을 지급했다.
 
롯데컬처웍스는 22일 제 5회 신종자본증권 400억 원의 콜옵션을 행사했는데 앞서 4월20일 발행한 제 11회 신종자본증권 400억 원을 통해 차환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기존 4.2%의 연 금리는 8.1%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동안 극장기업들은 경영실적이 악화하자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버텨왔다. 롯데컬처웍스 역시 예외는 아니었는데 이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치솟았다.

롯데컬처웍스는 2018년 6월 롯데쇼핑의 시네마사업본부가 믈적분할돼 설립됐다. 현재 영화관 사업을 하는 롯데시네마와 콘텐츠 투자배급업을 하는 롯데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고 있는 데 영화상영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기준 롯데컬처웍스의 매출 구성비를 살펴보면 영화상영 매출은 57.7%, 영화사업매출은 17.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외 상품매출 19.4%, 광고매출 6.0% 기타매출 등이 있다.  

롯데쇼핑으로부터 물적분할 된 2018년 말 롯데컬처웍스의 부채비율은 31.5%에 그쳤으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2020년 말 885.3%, 2021년 말 1594.5%, 2022년 말 3474.5%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순차입금 비율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22년 말 롯데컬처웍스의 순차입금 비율은 329.3%로 2021년 말보다 65.2%포인트 상승했다.  

문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들어섰음에도 롯데컬처웍스는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롯데컬처웍스의 재무지표 개선의 시기를 늦추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120억 원, 영업손실 110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54.3% 늘고 영업손실은 62.6% 줄어든 것이다. 기대했던 작품들이 흥행에 부진하면서 흑자전환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기간 누적된 손실로 롯데컬처웍스의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2019년 말 4157억 원에서 2022년 말 290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누적결손금은 394억 원에서 5822억 원까지 늘어나며 자본잠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문아영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정기 신용평가에서 “롯데컬처웍스는 코로나19의 악영향이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순이익 창출을 통한 자본축적에는 시일이 걸리겠다”며 “누적된 차입규모 등 감안 시 유상증자 등의 실질적 자본확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단기간에 유의미한 수준의 재무안정성 지표의 개선은 어려울 것이다”고 평가했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컬처웍스는 2021년 11월 최병환 대표이사 선임 이후 체질개선을 통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왔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이용이 늘어나는 등 영화관 사업자들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우선 영화관람료 인상, 임차료 절감, 지점 철수 등의 비용절감 노력을 펼쳤다. 

관객에게 차별화된 관람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특별관 조성에도 들어갔다. 롯데컬처웍스는 대표이사 직속의 서비스 이노베이션 팀을 꾸려 초대형 스크린 상영관을 순차적으로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12월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 조성한 상영관 ‘수퍼플렉스’다. 수퍼플렉스는 가로 34m 길이의 대형 스크린과 함께 고품질의 상영설비, 리클라이너 좌석 등이 적용됐다.

영화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고객들의 방문을 유도하고도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9월 출범한 프로젝트 ‘롯시커넥트’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문화 예술을 영화관 한 켠에서 선보이고 있다. 13일에는 상영관 1곳을 허물어 전시체험관 ‘랜덤스퀘어’로 개조해 미디어아트를 선보였는데 앞으로도 분기별로 전시를 이어나갈 계획을 세웠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