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PC가 지난해 벌어진 불매 운동의 여파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SPC는 안전과 보건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고 계열사별로 노사가 함께 참여해 안전한 일터 만들기를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SPC 이미지 쇄신 위해 총력,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점주들 속앓이는 아직

▲ 파리바게뜨를 중심으로 던킨도너츠 등 SPC 계열 프랜차이즈 점포는 지난해 제빵공장 SPL 산재 사망 사고 이후 매출이 급감했다. 주택가 점포 가운데 아직까지 매출 회복이 안 된 곳도 있다고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하지만 아직 소비자들이 SPC의 변화를 충분히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계열사 점주들의 속앓이가 해결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12일 주택가에 자리해 경쟁이 치열한 SPC 파리바게뜨와 던킨도너츠 일부 점주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계열사 SPL의 평택 제빵공장 산재 사망 사고 뒤 일어났던 불매 운동 여파는 아직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

사고 직후 크게 줄어든 매출이 회복되고 있기는 하지만 일부 점주들은 현재도 감소한 매출이 예전 수준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한 파리바게뜨 점주는 "올 들어 불황이 심해져서인지, 지난 연말에 한번 빠진 매출이 복구되지 않고 있다"며 "점포 상황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도 "매출 회복 정도는 상권별로 다르다지만 회복된 곳도 당연히 사건 전과 비교하면 아직 다 나아진 게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다보니 외부에서 파리바게뜨를 언급하는 자체를 원치 않는다"고도 했다.

실제 일선 점주들 상당수는 지난해 사망 사고와 불매 운동 등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 매출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과거 일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자승자박'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 회복이 늦어지자 올 들어 아예 파리바게뜨 매장을 접고 나간 점주들도 있다.

한 프랜차이즈 창업 관계자는 "파리바게뜨는 신규 창업은 없고 양수양도 형태인데 원래 매물이 많았고 사고가 난 뒤 사고로 엄청나게 파리바게뜨가 주저앉았다거나 갑자기 점포를 파는 분들이 급증했다고 할 수준은 아니었다"면서도 "다만 사건 직후 몇 개월 사이 점포를 파신 분들이 꽤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매출 감소가 30% 수준 정도여서 다들 견뎠던 것"이라면서도 "임대료 수준이 높았다면 견디는 게 힘들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리바게뜨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뚜레쥬르와 함께 국내 대표 제빵 브랜드라 경쟁자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매출이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던킨도너츠는 상황이 좀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던킨도너츠 점주는 "저희는 2022년 산재 사망 사고 전에도 2021년 공장 위생 사태가 있었다. 연속으로 터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심지어 월 매출이 절반 가량 줄어든 곳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주택가 주변의 점포가 더 큰 타격을 받은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아무래도 주택가는 아이들을 많이 키우는 곳이어서 위생 사태 영향이 컸다"며 "여기에 산재 사망 사고까지 겹쳐 이미지가 너무 안 좋아졌다"고 속상해 했다.

SPL 산재 사망 사고에 앞서 던킨도너츠는 2021년 비위생적인 공장 환경이 공개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점주나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상권별 매출 타격 정도나 회복 차이는 크다. 상권 내 경쟁점포가 거의 없는 지역이거나 역세권 점포 등은 당시 사고에도 매출 영향이 크지 않았고 타격을 입었더라도 금새 회복했다고 한다.

프랜차이즈 창업 관계자는 "그래도 올 들어 상권 좋은 곳은 매출이 많이 올라왔고 매출 수 억 원대의 상위권 매장은 어느 정도 회복된 상태"라고 전했다.

주택가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다만 주택가 상권의 경우 회복까지는 꽤 시일이 걸릴 것으로 봤다. 파리바게뜨나 던킨도너츠 등 SPC 매장을 기피하는 소비자들이 아직 적지 않다는 것이다.

6월 현재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는 파리바게뜨 베이커리 선물 받는 사람이 불매 중일까 고민하는 이들이 발견된다. 

SPC그룹은 사고 직후 안전경영위원회 등을 출범하고 직원 안전과 복지 대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아직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SPC 이미지 쇄신 위해 총력,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점주들 속앓이는 아직

▲ 6월 현재 여전히 일부 소비자들은 선물할 때 파리바게뜨를 받는 사람이 불매 중일지 고민한다. 기한 없이 불매 중이라는 사람들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매출 직격타를 입은 파리바게뜨와 달리 포켓몬빵 등 양산빵을 제조하는 SPC삼립 매출은 지난해 사태에도 올 1분기까지 성장세를 거듭했다.

SPC그룹 상장사인 SPC삼립은 매출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2022년 1분기 매출은 약 8320억9050만 원으로 2021년 1분기 7248억8천19만 원에 비해 1073억 원가량이 늘었다.

2022년 1분기 영업이익도 166억3327만 원가량으로 2021년 1분기 135억8902만 원에 비해 30억 원가량이 증가했다. 2022년 한 해도 2021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한편 불매 운동 여파의 지속과 관련해 SPC는 안전과 보건 분야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SPC 관계자는 "지난해 SPC가 안전 경영 강화를 위해 3년 동안 1천 억 원을 투자하기로 발표한 이후 지난 10월부터 올 3월까지 6개월 동안 안전 장비 도입과 시설 보수, 자동화 설비 도입, 작업 환경 개선 등 안전 보건 분야에 165억 원을 투자했다"며 "약속한 기간 6분의 1이 지나는 시점에 투자 예정 규모의 16.5% 진척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1분기 동안 계열사별로 노사가 함께 근로 환경 태스크포스팀을 발족해 근로 시간, 교대제와 근태 시스템 개편 등 중장기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고도 했다.

SPC 관계자는 "안전경영위원회가 출범한 지 6개월 남짓하다"며 "근로 환경 개선 등은 약속한 3년 동안 하나씩 이뤄나가겠다. 시간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했다. 이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