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의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참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경영권 다툼을 겪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는 내부 직원들의 의견이 엇갈리며 내홍이 심해지고 있다.
 
[오늘Who] SM엔터테인먼트 내부 갈등 심화, 방시혁 이사회 등판할까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 멤버에 들어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글로벌 시장에서 시너지 창출을 노리고 있는 만큼 방시혁 의장이 이사회 멤버로 들어가 두 회사의 '화학적 결합'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14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방시혁 의장이 SM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이사회 후보 명단에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재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의 이사 4명 임기가 3월27일로 종료된다. SM엔터테인먼트는 3월 말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이사 선임안을 의결한다.

현행법상 주주제안은 지난해 주주총회 날짜 기준 6주 전까지로 새로운 이사 후보를 제안하고 싶은 주주는 16일까지 이사회 후보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다만 하이브에는 주주제안권이 없다.

하이브는 이수만 창업자의 주식 14.8%를 3월6일 취득할 예정인데 주주제안권은 지난해 말 기준 주주에게만 부여된다. 이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계획을 밝힌 하이브는 이수만 창업자가 대신 제출하는 형식으로 이사 후보 명단을 제안할 수 있다.

이사회 구성에 대한 하이브-이수만 창업자 연합의 제안과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카카오 연합의 제안이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판단을 받게 되는 것이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하이브가 일반주주들뿐만 아니라 SM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의 마음도 얻기 위해 방시혁 의장을 이사회 멤버로 추천할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현재 SM엔터테인먼트 내부 직원들은 하이브의 인수 시도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의 SM라운지에서는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대한 직원들의 생각을 묻는 투표가 진행됐다. 11일 개시된 투표에 13일 오후까지 222명이 참여했는데 190표(85.6%)가 현 경영진 편을 들었다.

SM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은 과거 엔터테인먼트업계 1위 기업이었던 자부심에 상처를 받았다는 심경을 토로하며 하이브의 인수에 반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반면 사내 변호사인 조병규 SM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전날 모든 임직원들에게 보낸 설명문을 통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것은 하이브가 아닌 카카오다"며 "오히려 하이브는 우호적 M&A를 진행하는 것이며 주주의 뜻에 반해 지분을 늘리고자 하는 것은 카카오, 그리고 카카오와 손 잡은 현 경영진과 얼라인파트너스다"고 주장했다. 

SM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인 유영진 작곡가와 SMC&C에서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배우 김민종씨도 현 경영진의 이수만 창업자 배제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

경영진들뿐만 아니라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발생한 만큼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에 방 의장이 직접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 멤버로 합류해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방 의장도 10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계획 발표 당시 "이수만 창업자가 추진해온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하이브의 역량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K팝의 위상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방 의장이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 명단에 들어간다 해도 대표이사를 맡지 않을 수 있다.

방 의장은 2021년 하이브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며 이사회 의장으로서만 핵심사업의 의사결정을 내려왔다. 경영진에 글로벌 사업 확장을 맡기고 본인은 총괄프로듀서로서 음악사업에 열중하겠다는 뜻이었다.

방 의장은 지난해 11월19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도 "예전부터 음악을 하는 프로듀서로 사업을 시작하며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최선을 다하되 못하는 분야는 그 분야의 최고를 모셔서 이를 지원하고 책임도 그 인물이 지도록 하자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하이브에서 박지원 대표이사에게 경영을 맡기고 자신은 프로듀싱에 집중했던 것처럼 SM엔터테인먼트에서도 다른 인물을 대표로 세운 뒤 이사회 의장으로서 중요한 의사결정에만 참여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하이브 관계자는 “주주제안과 관련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최종 명단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