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금속노조 산하 한화오션지회 조합원들이 지난 14일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7시간 총파업에 돌입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화오션지회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노사는 기본급과 상여금 인상 폭, 성과급 지급 기준 등을 놓고 팽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노조는 과거 수년간 조선업 불황에 따라 임금을 동결하는 등 노동자가 양보했지만, 한화오션의 올해 영업이익이 2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근로자 처우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불투명한 성과급 지급 기준 개선을 핵심 요구 사안으로 내걸고 있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사장이 협상력을 통해 올해 임단협 타결을 서둘러 마무리짓고, 임직원 사기를 위한 새로운 성과급 체계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18일 한화오션과 전국금속노조 산하 한화오션지회 취재를 종합하면 노사 양측은 추석을 앞두고 오는 22일 24차 교섭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지난 17일 진행된 23차 교섭에서 사측은 노조에 2차 제시안을 냈지만, 노조는 현장 조합원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며 이를 반려했다.
사측의 2차 제시안 주요 내용은 △기본급 12만3689원(호봉승급분 2만3689원 포함) 인상 △일시 타결금 650만 원 △복지포인트 100만 원 △경조사비 인상 △미취학 자녀 지원금 20만 원 인상 △성과급제 개선 TF 신설 등이었다.
사측 관계자는 “2차 제시안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이에 대해 노조는 사측 제시안이 부족하다고만 주장할 뿐, 자신들의 요구를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교섭 초기 한화오션지회가 전달한 주요 요구안은 △기본급 14만 96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상여금 800%에서 900%로 인상 △정년 연장 △성과급 지급 기준 명문화 등이다.
노조 측은 과거 불황기 당시 인력 감축과 임금 반납 등을 감내한 만큼, 업계 호황기에는 정당한 보상을 받아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교섭에서 합의안 마련이 지연되자 노조는 9월 들어 연달아 파업을 벌이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7일 전체 조합원 7시간 파업을 시작으로 11일 전체 조합원 4시간 파업, 14일 전체 7시간 파업에 이어, 15일부터 18일까지는 골리앗 크레인 1, 2호기 7시간 파업 등을 진행 중이다.
사측 관계자는 “노조가 과도한 요구를 하며 생산 차질을 일으키고 있어 안타깝다”며 “한화오션의 평균 임금은 2022년 7300만 원 수준에서 2025년 9700만 원으로 약 33% 인상됐는데, 이는 국내 조선 업계에서 가장 높은 임금 인상률”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추석 연휴 전까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연휴 이후 투쟁 수위를 더욱 높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교섭에서는 성과급 지급 기준을 개선해 달라는 노조의 요구에 사측이 TF 구성을 제안함에 따라, 한화오션의 성과급 제도 개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화오션의 현행 성과급 제도는 ‘전략평가’와 ‘재무평가’ 두 가지로 구성된다. 한 평가에서 요건을 충족하면 연봉의 최대 20%(생산직 기본급의 400%)를, 두 평가 모두 충족 시 연봉의 최대 40%(생산직 기본급의 800%)를 지급한다.
재무평가 기준은 ‘회사가 얼마나 돈을 벌어들였는가’를 따지는 ‘경제적 초과이윤(ECS)’이다. 반면 전략평가는 △무재해 △인도 일정 준수 △총 예정원가 준수 △핵심 기술력 확보 등 4가지를 척도로 이뤄진다.
해당 기준에 따라 한화오션은 2024년도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150%를, 2025년도 성과급으로는 기본급의 400%를 각각 지급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임단협에서 노조의 성과급 체계 개편 요구에 사측이 논의 의향을 밝히면서 관련 제도에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최진우 한화오션지회 정책실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다른 기업에서 자주 언급되는 ‘영업이익의 N%’ 방식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라며 “조합원들이 연말쯤 성과급을 얼마나 받을지 예측할 수 있도록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구체적 수치나 개선 방향은 협상 전략 상 밝히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사측 관계자 역시 “성과급 개선 TF가 발족한 뒤 구체적 개선 방향을 노조와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만 전했다.
▲ 한화오션의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파업 강도를 높일 태세다. 올해 노조가 성과급 지급 기준 개선을 핵심 요구 사항으로 내걸고 있는데, 김희철 대표이사(사진)가 새로운 성과 보상 체계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한화오션>
한편 과거 한화에너지 대표이사였던 김희철 사장은 2024년 8월 한화오션으로 자리를 옮긴 뒤 당시 지지부진했던 임단협을 2개월 만에 타결시킨 바 있다.
2025년 한화오션 임단협에서도 ‘역대 최대 수준의 기본급 인상’과 ‘직무별 보상체계 신설’ 등을 제시하며 여름휴가 전인 7월 말 합의안 가결을 이끌어내며,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중 가장 먼저 협상을 마무리짓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2026년 상반기 매출 8조6531억 원, 영업이익 1조1772억 원을 거뒀다. 2025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4%, 영업이익은 86.8% 증가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의 영업이익이 올해부터 3년간 2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예상 영업이익은 2026년 2조2486억 원, 2027년 2조4957억 원, 2028년 2조8407억 원으로 추산됐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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