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롯데백화점) 대표가 점포 효율화에 이어 조직에서도 인원 규모보다 성과를 높이는 '고효율 체질'을 굳히고 있다. 사진은 생성형 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정 대표는 롯데백화점 지휘봉을 잡은 뒤 점포 수보다 점포당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는데 이제는 조직에서도 인원 규모보다 인원당 성과를 중시하는 쪽으로 체질을 변화시키고 있다.
22일 롯데백화점 동향을 종합하면 10월5일까지 실시하는 희망퇴직은 정현석 대표가 점포를 중심으로 추진한 효율 중심 경영을 조직 운영으로 넓혀가는 흐름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백화점은 21일부터 10월5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근속 20년 이상 직원이 대상이며 GL2 이하는 15년 이상 근무하면 신청할 수 있다. GL은 직무 전문성과 역할 수준을 나타내는 단계로, GL1부터 GL4까지 숫자가 높아질수록 역할과 전문성 수준도 높아진다.
희망퇴직 보상은 5년 전보다 크게 높아졌다.
희망퇴직자에게 기준임금 40개월분과 재취업 지원금 2천만 원을 지급하고 GL2 이하는 재취업 지원금으로 2500만 원을 준다. 자녀 1명당 최대 1천만 원의 학자금과 3개월 유급 리스타트 휴가, 재취업 교육도 제공한다.
2021년 첫 희망퇴직에서는 기본급과 직책수당을 합친 기준임금 24개월분에 일괄 위로금 3천만 원을 지급했다. 자녀 학자금은 최대 3200만 원이었고 유급 리스타트 휴가는 1개월이었다.
임금 기준으로만 보면 보상기간이 24개월에서 40개월로 16개월, 약 67% 늘어난 셈이다.
실적이 어려워 감원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롯데쇼핑의 올해 상반기 국내 백화점 매출은 1년 전보다 8.4%, 영업이익은 54.8% 증가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백화점사업부 영업이익은 119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84.0%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실시하는 희망퇴직인 만큼 이번 조치를 당장의 비용 절감을 위한 감원 카드로 보기는 어렵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번 희망퇴직은 장기근속 직원들 사이에서 다시 희망퇴직을 시행해달라는 요구가 이어진 점이 계기가 됐다. 회사는 별도의 목표 퇴직인원을 두지 않고 있으며 희망퇴직과 관계없이 필요한 인력 채용도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퇴직자를 늘려 당장 비용을 줄이는 것보다 자연감소와 자발적 퇴직을 통해 조직 규모와 구성을 조정하면서 기존보다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롯데백화점은 상반기 국내 매출이 8.4%, 영업이익이 54.8% 늘어난 가운데 임직원 수는 3.9% 줄어 1인당 매출이 1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현석 대표는 이런 흐름 속에 5년 만의 희망퇴직 조건도 24개월에서 40개월로 높이며 점포에 이어 조직의 고효율 체질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정 대표가 취임한 뒤 롯데백화점은 올해 3월 경기 분당점 영업을 종료했다. 분당점은 1999년 문을 연 뒤 26년 동안 운영됐지만 2025년 매출이 1623억 원에 머물러 주요 백화점 점포 가운데 하위권에 위치했던 곳이다. 롯데백화점은 분당점 영업 종료를 선택과 집중을 통한 주력 점포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서울 본점과 잠실점, 인천점 등 핵심 점포에는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점포 수를 유지하는 것 자체보다 돈을 벌 수 있는 거점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이다.
조직도 같은 방향으로 손보고 있다.
정 대표는 취임 뒤 별도로 운영하던 아울렛사업본부와 쇼핑몰사업본부를 없애 영업조직을 통합했다. 대신 중장기 전략을 담당하는 미래전략본부를 만들고 콘텐츠 관련 기능에는 힘을 실었다. 조직의 단위를 단순화하면서 성장에 필요한 기능은 별도로 강화하는 방식이다.
정 대표에게 효율 중심 경영은 익숙한 방식이다.
정 대표는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롯데그룹의 패션 계열사 에프알엘코리아 대표를 맡았던 시절 수익성이 낮은 유니클로 매장을 정리하고 온라인과 핵심 점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꿨다.
유니클로 국내 매장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 이전에는 187곳이었으나 정 대표가 취임한 2020년 이후 2021년 말 기준 134곳까지 줄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2020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영업손실 883억 원에서 2021회계연도(2020년 9월~2021년 8월) 영업이익 529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조성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