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조만호 무신사 총괄 대표이사가 아시아 대표 시장인 일본과 중국 시장의 오프라인 매장 출점 전략을 놓고 서로 다른 접근법을 보이고 있다.

무신사는 일본 진출 6년차를 맞았지만 아직 자체 상설 매장은 한 곳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 현지 파트너사와 손잡고 지난해 진출해 조만간 자체 매장을 7곳이나 확보하게 되는 중국 사업과 비교하면 속도에서 차이가 난다.

▲ 조만호 무신사 총괄 대표이사(사진)가 일본에서 자체적으로 현지 사업 역량을 쌓고 있다. <무신사>


중국에서는 자체 온라인 플랫폼인 '글로벌스토어'를 운영하지 않아 중국 소비자들과 보다 빠른 접점 확보가 필요했던 반면 일본에서는 온라인 사업을 통해 이미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각인했다는 점이 두 시장 공략법의 차이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일 무신사의 상황을 종합하면 회사는 중국 대형 파트너사인 '안타스포츠'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자체 오프라인 매장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무신사는 31일 중국 선전에 무신사스토어와 무신사스탠다드의 매장 두 곳을 동시에 연다.

무신사는 현재 상하이와 항저우에서 무신사스토어 1곳과 무신사스탠다드 4곳 등 모두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10월 말 선전에서 두 매장을 추가로 열면 중국 진출 약 1년 만에 오프라인 거점은 7곳으로 늘어난다.

회사는 선전 진출을 계기로 중국 동부 권역에 이어 중국 남부(화남) 권역까지 오프라인 거점을 넓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빠르게 거점을 넓힐 수 있었던 데에는 현지 대형 사업자와의 파트너십이 있다.

무신사는 2025년 9월 안타스포츠와 합작법인 '무신사차이나'를 설립하며 중국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무신사가 지분 60%를, 안타스포츠가 나머지 40%를 보유하고 있는데 안타스포츠는 이사회를 통해 사업의 주요 전략과 재무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안타스포츠는 중국 최대 스포츠웨어기업으로 현지에서 오랜 기간 점포 개발과 유통, 매장 운영 경험을 쌓아왔다. 자체 브랜드인 안타를 비롯해 휠라, 데상트, 코오롱스포츠 등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중국은 지역별 소비 성향과 상권 특성이 크게 다른 만큼 무신사로서는 안타스포츠가 보유한 사업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초기 시장 공략에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무신사 글로벌스토어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온라인시장에 직접 진출하기 위한 장벽이 높은 만큼 현재 티몰 등 현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사업을 하고 있다.

자체 온라인 채널로 현지 소비자 접점을 넓히기 어려운 상황에서 안타스포츠와 손잡고 오프라인 거점을 빠르게 확보하는 전략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컸던 셈이다.

일본은 상황이 다르다.

무신사는 중국보다 앞선 2021년 일본법인 '무신사재팬'을 설립했다. 다만 일본의 첫 상설매장은 2027년 중으로 계획하고 있다.

상설매장 출점 속도는 중국보다 느리지만 일본에서는 온라인 사업만으로도 현지 소비자와 접점을 넓힐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온라인 글로벌스토어의 일본 지역 거래액은 지난해 연간 거래액과 비슷한 수준까지 늘었다. 무신사 측은 2021년 일본법인 설립 이후 5년 동안 이어온 사업의 성과가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무신사가 10월31일 중국 선전 푸톈구에 무신사스토어와 무신사스탠다드의 매장을 동시에 개점한다. 사진은 새롭게 문을 여는 무신사스토어의 예상 매장 모습. <무신사>


이에 조 대표는 오프라인에서도 상설매장을 바로 출점하기보다 대형 팝업 행사를 단계적으로 열며 상설매장 출점은 보다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는 올해 4월 도쿄 시부야에서 대형 팝업 행사를 열었다. 국내 패션·뷰티 브랜드 80곳이 참여한 행사로 당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어 8월에는 도쿄 하라주쿠에서도 패션브랜드 77곳이 참여하는 팝업 행사를 진행했다.

23일에는 오사카 우메다에서도 도쿄와 비슷한 규모의 팝업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그동안 도쿄에 집중했던 시장 탐색 범위를 오사카까지 넓히겠다는 것이다.

무신사스토어는 여러 브랜드를 선별해 판매하는 편집숍인 만큼 현지 소비자에게 어떤 브랜드와 상품을 내세울지가 경쟁력과 직결된다. 무신사는 팝업 행사를 통해 브랜드별 판매 성과와 고객 반응을 확인하며 일본 시장에 맞는 상품 구성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8월 도쿄 하라주쿠 팝업을 통해 일본에 처음 선보인 브랜드 20곳의 행사 기간 거래액은 전월 같은 기간보다 219%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온라인과 팝업을 통해 시장을 검증하면서 자체 사업 기반 다지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들이다. 중국처럼 외부 대형 사업자의 기반을 활용해 출점을 서두를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만큼 일본에서는 직접 시장을 경험하며 현지 사업 역량을 축적할 기회를 충분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팝업을 통해 현지 소비자 반응과 브랜드별 성과를 확인하고 마뗑킴 총판사업으로 주요 상권에서 점포를 직접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은 향후 자체 오프라인 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는 이와 별개로 다른 국내 패션 브랜드의 일본 총판사업을 맡으면서 현지 오프라인 점포 운영 경험도 축적하고 있다.

무신사는 2024년 11월 여성 패션 브랜드 '마뗑킴'과 일본 총판 계약을 맺고 현지 오프라인 매장 출점과 운영 등 유통·판매 전반을 맡고 있다. 계약 기간은 2029년까지로 회사는 이때까지 일본 내 마뗑킴 매장을 15곳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는 매장 5곳을 확보했다. 도쿄 시부야와 하라주쿠, 나고야, 오사카 등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3일에는 홋카이도 삿포로에 새 매장을 연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