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시간제 노동자가 438만 명으로 늘어 비정규직의 절반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가 내년부터 ‘소득기반 고용보험’ 시행에 나선다.
소득기반 고용보험은 기존의 근로시간 대신 소득을 기준으로 가입대상을 정하고 복수 사업장의 보수를 합산해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만큼 시간제 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율을 끌어올 수 있지만, 가입대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본인 신청을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정책 실효성을 높이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간제 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34%에 그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21일 발표한 '2026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을 보면 올해 8월 시간제 노동자는 438만2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만2천 명 증가했다.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가 10만3천 명 늘어나는 동안 시간제 노동자는 이보다 더 많이 증가했다. 비정규직 가운데 시간제가 차지하는 비중도 50.5%로 1.1%포인트 높아졌다.
시간제 노동자는 같은 사업장에서 동일한 종류의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보다 소정근로시간이 짧은 노동자를 뜻한다. 주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노동자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시간제 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지난해보다 1.0%포인트 높아진 34.0%였다. 정규직 가입률 93.0%, 비정규직 전체 가입률 54.0%와는 차이가 컸다.
현행 고용보험법 시행령은 원칙적으로 월 소정근로시간 60시간 미만이거나 주 15시간 미만인 노동자를 적용대상에서 제외한다. 다만 해당 사업에서 3개월 이상 계속 일하는 노동자와 일용직 노동자는 예외적으로 법 적용대상에 포함한다. 따라서 시간제 노동자의 미가입자를 모두 가입의무 위반이나 제도 개편에 따른 신규 적용대상으로 볼 수는 없다.
정부는 이처럼 근로시간을 중심으로 설계된 가입기준을 소득기준으로 바꿔 단시간·저소득 노동자의 고용안전망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관련 고용보험법 개정은 올해 3월 공포됐으며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노동부는 개정법 시행에 필요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7월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기본 적용기준을 월 보수 80만 원 이상으로 정했다. 한 사업장에서 받는 보수가 기준보다 적어도 여러 사업장에서의 보수 합계가 80만 원 이상이면 본인 신청에 따라 가입할 수 있는 보수 합산제도도 구체화했다.
예를 들어 다른 가입요건을 갖춘 노동자가 두 사업장에서 각각 월 50만 원과 40만 원을 받는다면 개정안 기준으로 보수를 합산해 고용보험 가입을 신청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합산가입은 본인 신청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 여러 사업장에서 나눠 일하는 근로자가 자신의 가입 가능 여부를 알지 못하거나 사업장별 보수를 확인하기 어렵다면 적용대상 확대가 실제 가입으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
가입 여부에 관한 정보 부족은 최근 청년 프리랜서 조사에서도 부각됐다.
15일 고용노동부가 개최한 '청년 프리랜서 오픈마이크'에서 발표된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의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거주 19~34세 플랫폼 종사자·프리랜서 462명 가운데 19~24세 응답자의 43.9%는 자신의 고용보험 가입 여부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임금근로자인 시간제 노동자와 조사대상은 다르지만, 고용보험 가입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체계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정부는 소득기반 고용보험 전환에 맞춰 신고·관리체계도 개편하고 있다.
7월 입법예고안은 사업주가 매년 한 차례 신고하던 연 보수총액 신고를 폐지하고 매월 보수를 신고하는 방식으로 바꾸도록 했다. 국세청에 한 소득신고로 근로복지공단의 월 보수 신고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올해 3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국세청과 다른 사회보험기관 등과 업무협의에 착수했다. 지난해 기준 국세청 소득자료 약 2510만 건과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DB) 약 1550만 명을 연계해 보험료 부과·정산 업무절차를 새롭게 설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사업주의 신고 편의를 높이기 위한 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 개편과 모바일 앱 고도화, 챗봇 상담체계 구축 등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본인 신청에 의존하는 합산가입 방식의 한계는 법 개정 이전부터 지적됐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9월 '노동리뷰'에 실린 '소득기반 고용보험 개편 방안'에서 본인 신청에 따른 소득합산 방식만으로는 여러 저소득 일자리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충분히 보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 연구위원은 근로복지공단이 국세청으로부터 소득정보를 신속하게 전달받아 개인별로 합산하는 전산체계를 갖추고, 장기적으로는 국세청이 직접 소득을 합산해 보험행정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행 고용보험 제도에서는 노동자가 여러 사업장에서 일하더라도 원칙적으로 한 사업장에서만 피보험자격을 취득한다. 그러나 올해 3월 개정된 고용보험법은 보수를 합산해 가입한 근로자가 모든 사업장에서 피보험자격을 취득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시행 준비에서는 합산가입 신청과 사업장별 자격 취득·상실, 보수 신고 내역을 정확하게 연결하는 업무체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제도 시행 이후에는 보수 합산으로 새로 적용대상이 된 노동자의 가입 실적과 기존 적용대상자의 미가입 해소 여부, 소득신고 누락에 따른 가입 공백 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특히 본인 신청에 의존하는 보수합산 제도가 실제 저소득 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 확대로 얼마나 이어졌는지가 정책 성과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원석 기자
소득기반 고용보험은 기존의 근로시간 대신 소득을 기준으로 가입대상을 정하고 복수 사업장의 보수를 합산해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만큼 시간제 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율을 끌어올 수 있지만, 가입대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본인 신청을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정책 실효성을 높이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간제 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34%에 그치고 있다.
▲ 시간제 노동자가 438만 명으로 늘고 고용보험 가입률은 34%에 그친 가운데, 내년 시행되는 소득기반 고용보험의 복수 사업장 보수합산 제도가 실제 시간제 노동자의 가입 확대로 이어질지가 주목된다. 사진은 2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구직정보 게시물. <연합뉴스>
국가데이터처가 21일 발표한 '2026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을 보면 올해 8월 시간제 노동자는 438만2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만2천 명 증가했다.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가 10만3천 명 늘어나는 동안 시간제 노동자는 이보다 더 많이 증가했다. 비정규직 가운데 시간제가 차지하는 비중도 50.5%로 1.1%포인트 높아졌다.
시간제 노동자는 같은 사업장에서 동일한 종류의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보다 소정근로시간이 짧은 노동자를 뜻한다. 주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노동자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시간제 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지난해보다 1.0%포인트 높아진 34.0%였다. 정규직 가입률 93.0%, 비정규직 전체 가입률 54.0%와는 차이가 컸다.
현행 고용보험법 시행령은 원칙적으로 월 소정근로시간 60시간 미만이거나 주 15시간 미만인 노동자를 적용대상에서 제외한다. 다만 해당 사업에서 3개월 이상 계속 일하는 노동자와 일용직 노동자는 예외적으로 법 적용대상에 포함한다. 따라서 시간제 노동자의 미가입자를 모두 가입의무 위반이나 제도 개편에 따른 신규 적용대상으로 볼 수는 없다.
정부는 이처럼 근로시간을 중심으로 설계된 가입기준을 소득기준으로 바꿔 단시간·저소득 노동자의 고용안전망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관련 고용보험법 개정은 올해 3월 공포됐으며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노동부는 개정법 시행에 필요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7월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기본 적용기준을 월 보수 80만 원 이상으로 정했다. 한 사업장에서 받는 보수가 기준보다 적어도 여러 사업장에서의 보수 합계가 80만 원 이상이면 본인 신청에 따라 가입할 수 있는 보수 합산제도도 구체화했다.
예를 들어 다른 가입요건을 갖춘 노동자가 두 사업장에서 각각 월 50만 원과 40만 원을 받는다면 개정안 기준으로 보수를 합산해 고용보험 가입을 신청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합산가입은 본인 신청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 여러 사업장에서 나눠 일하는 근로자가 자신의 가입 가능 여부를 알지 못하거나 사업장별 보수를 확인하기 어렵다면 적용대상 확대가 실제 가입으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
가입 여부에 관한 정보 부족은 최근 청년 프리랜서 조사에서도 부각됐다.
15일 고용노동부가 개최한 '청년 프리랜서 오픈마이크'에서 발표된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의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거주 19~34세 플랫폼 종사자·프리랜서 462명 가운데 19~24세 응답자의 43.9%는 자신의 고용보험 가입 여부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임금근로자인 시간제 노동자와 조사대상은 다르지만, 고용보험 가입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체계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정부는 소득기반 고용보험 전환에 맞춰 신고·관리체계도 개편하고 있다.
▲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입구. <고용노동부>
7월 입법예고안은 사업주가 매년 한 차례 신고하던 연 보수총액 신고를 폐지하고 매월 보수를 신고하는 방식으로 바꾸도록 했다. 국세청에 한 소득신고로 근로복지공단의 월 보수 신고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올해 3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국세청과 다른 사회보험기관 등과 업무협의에 착수했다. 지난해 기준 국세청 소득자료 약 2510만 건과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DB) 약 1550만 명을 연계해 보험료 부과·정산 업무절차를 새롭게 설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사업주의 신고 편의를 높이기 위한 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 개편과 모바일 앱 고도화, 챗봇 상담체계 구축 등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본인 신청에 의존하는 합산가입 방식의 한계는 법 개정 이전부터 지적됐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9월 '노동리뷰'에 실린 '소득기반 고용보험 개편 방안'에서 본인 신청에 따른 소득합산 방식만으로는 여러 저소득 일자리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충분히 보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 연구위원은 근로복지공단이 국세청으로부터 소득정보를 신속하게 전달받아 개인별로 합산하는 전산체계를 갖추고, 장기적으로는 국세청이 직접 소득을 합산해 보험행정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행 고용보험 제도에서는 노동자가 여러 사업장에서 일하더라도 원칙적으로 한 사업장에서만 피보험자격을 취득한다. 그러나 올해 3월 개정된 고용보험법은 보수를 합산해 가입한 근로자가 모든 사업장에서 피보험자격을 취득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시행 준비에서는 합산가입 신청과 사업장별 자격 취득·상실, 보수 신고 내역을 정확하게 연결하는 업무체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제도 시행 이후에는 보수 합산으로 새로 적용대상이 된 노동자의 가입 실적과 기존 적용대상자의 미가입 해소 여부, 소득신고 누락에 따른 가입 공백 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특히 본인 신청에 의존하는 보수합산 제도가 실제 저소득 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 확대로 얼마나 이어졌는지가 정책 성과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원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