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기중기가 4월2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달링턴 부지에서 SMR의 기초 구조물인 베이스매트 모듈을 들어 올리고 있다. <OPG>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은 SMR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 기존 원전의 설계·조달·시공(EPC) 경험을 바탕으로 상용화의 걸림돌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SMR 상용화에 회의론 확산, 비용·안전성 과제
2일 닛케이아시아는 세계에서 SMR 도입 추세가 강화되고 있지만 급속한 확장 분위기 뒤편에는 안전 기준과 규제 역량 확보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또한 SMR 도입 확대를 둘러싸고 비용 경쟁력이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SMR은 대형 원자로보다 작은 규모로 설계되어 주요 설비를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건설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원전 강국인 중국과 러시아 등을 제외하면 서구 국가에서 SMR을 상업 가동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은 2023년 산둥성에서 SMR ‘HTR-PM’의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러시아 국영기업 로사톰 또한 2019년 극동지역 추코트카 자치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부유식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수의 사례를 제외하면 SMR은 경제성에 의문 부호가 붙는다는 것이다.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가 미국 에너지부(DOE)의 첨단원자로실증프로그램(ARDP)에 따라 추진하는 SMR 건설사업의 전체 비용 예상치가 2021년 25억 달러(약 3조3600억 원)에서 2023년 약 60억 달러(약 8조 원)로 2배 넘게 늘었다는 점이 이런 시각의 근거로 제시됐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달링턴에서 주립 전력 공기업이 진행 중인 SMR 예상 사업비가 현재 추산치인 150억 달러(약 20조 원)를 크게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SMR 개발사 뉴스케일파워는 비용 상승과 수요 부족으로 2023년 11월 미국 아이다호 SMR 프로젝트를 취소하기도 했다.
마크 윈필드 캐나다 요크대학교 환경학부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SMR은 아직 전례가 없는 사업이라 실제 비용이 얼마나 들지 미지수”라며 “납세자와 주민에게 미칠 위험이 막대하다”고 전망했다.
◆ AI 전력 수요·에너지 안보에 원전 재조명, SMR 시장 확대 기대
최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로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원전 같은 무탄소 전력원을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에 따른 천연가스와 원유 운송 차질로 에너지 안보 중요성도 부각되며 원전 건설은 확대되고 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지난 10월16일 기준 세계에서 건설 중인 원자로는 79기로 1986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여기에 SMR은 대형 원전보다 건설 규모가 작아 데이터센터나 산업시설 인근에 배치할 수 있고 모듈화와 반복 생산을 통해 건설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이 실제 사업에서 구현될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셈이다. SMR이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향후 투자 유치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생에너지와 기존 원전의 발전비용이 하락 추세라 SMR 대신 이들 에너지원에 투자가 늘 수 있다는 시각을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JP모간자산운용의 마이클 캠블레스트 시장·투자전략 총괄은 지난 10월23일 JP모간자산운용의 자체 팟캐스트 ‘얼터너티브 리얼리티스’에서 “SMR 발전단가 추산치는 메가와트시(MWh)당 150~170달러로 가스 복합발전(50~80달러)보다 비싸다”며 “원전처럼 자본 집약적이고 복잡한 산업 시설을 모듈화해 건설비를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이 해외 원전과 SMR 프로젝트에 EPC 협력업체로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래픽 챗GPT로 제작>
이러한 SMR의 경제성에 대한 의문 부호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한국 건설사의 EPC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 한국 건설사가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EPC 역량을 발휘해 SMR 경제성을 지원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SMR 개발사들은 원자로 설계 역량은 갖췄지만 대규모 시설의 시공·조달 경험이 부족해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EPC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한국 건설사는 설계·조달·시공 단계의 문제를 조기에 파악하고 과거 원전 사업에서 축적한 경험을 후속 사업에 반영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는다.
현대건설은 SMR 기업 홀텍과 미국 미시간주 코버트에 2030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SMR 2기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다른 미국 SMR 기업 테라파워의 원전을 최대 8기 건설할 때 EPC 우선권을 갖는 계약도 지난 8월18일 체결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8월 미국 SMR 개발사 카이로스파워에 최대 1억 달러(약 1343억 원)를 투자하고 원전 외부 설비와 발전 부문 설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카이로스파워는 2030년 SMR 가동을 시작해 구글에 2035년까지 500MW 규모의 전력을 공급하기로 계약한 업체다.
또 대우건설은 현재 한수원,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등이 참여하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해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23년 출범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사업은 한국 정부가 2028년까지 6년 동안 3992억 원을 투입해 170MW급 가압경수로 기술에 기반한 SMR을 개발해 국내 설치와 수출까지 노리는 사업이다.
이렇듯 한국 건설사들의 원전 시공 경험이 SMR 건설비와 기간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비용 절감 효과는 실증 사업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국내 주요 건설사가 원전 EPC 역량으로 SMR의 경제성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느냐에 따라 이른바 ‘양날의 검’이 될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이들 건설사에 SMR이 수주 확대를 통한 성장 수단이 될 수도, 회사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 탱크 원자력혁신연합(NIA)의 스티븐 그린 선임 연구원은 로이터를 통해 “SMR 개발업체와 EPC 업체는 현재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에 있다”며 “EPC 업체는 향후 프로젝트 실행을 개선할 주요 단계에서 개발업체에 지침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근호 기자






![[시승기] 6년 만에 나온 현대차 '디 올 뉴 아반떼 하이브리드', 20km 연비에 중형급 편안함도](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611/20261102153735_17786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