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뱅크가 카드사 인수합병(M&A) 의지를 내비치면서 카드업계 유일한 매물로 꼽히는 롯데카드가 새 주인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예별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KDB생명보험 등 장기 매물들이 새 주인을 찾으며 금융권 인수합병이 활발해진 점도 롯데카드 매각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 금융사 인수합병 시장이 활발한 가운데 롯데카드가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카드>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롯데카드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가 인수합병을 통한 신용카드업 진출을 구상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 매물은 사실상 롯데카드뿐이기 때문이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마스턴캐피탈 인수합병 외에도 신용카드업, 증권업 등에 중장기 관점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전업카드사는 롯데카드를 포함해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 BC카드 등 모두 8곳이다.

이 가운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는 금융지주 계열사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 삼성카드, 현대카드, BC카드는 각각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KT그룹 아래 있어 역시 매각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 롯데카드의 대주주는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다.

MBK파트너스는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9년 롯데지주로부터 롯데카드 지분 79.83%를 사들였다. 현재 MBK파트너스가 59.83%, 우리은행이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해외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도 롯데카드는 매력적 매물로 여겨진다.

롯데카드가 베트남 현지법인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서다.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은 2018년 3월 출범 뒤 오랫동안 적자를 냈으나 2024년부터 흑자로 돌아서면서 사업 기반이 안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6년 상반기에는 46억9600만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이 2026년 8월 베트남중앙은행(SBV)으로부터 기존 ‘소비자금융회사’에서 ‘종합금융회사’로 전환 승인을 받으면서 기업금융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에 지분을 투자했다. 2026년 7월에는 몽골 MCS그룹의 디지털은행 M뱅크에 대한 지분투자 계획을 내놨다. 2025년 태국에서는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했다.

최근 금융사 인수합병 시장 분위기가 달라진 점도 롯데카드가 새 주인을 찾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오랜 기간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던 금융사들도 속속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예별손해보험은 7차례 매각 시도 끝에 OK금융그룹의 인수를 앞두고 있다. 예별손해보험은 2022년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의 보험계약을 이전 받아 출범한 가교보험사다.

롯데손해보험은 신한금융지주가 인수에 나섰으며 KDB생명보험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인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도 스위스 투자은행 UBS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롯데카드 매각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이 세 번째 매각 시도다.

MBK파트너스는 앞서 2022년 JP모건을 매각주관사로 정하고 롯데카드 매각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2024년 말 새 매각주관사 UBS와 다시 롯데카드 매각에 나섰다. 그러나 2025년 롯데카드에서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해 매각 작업이 중단됐다.

▲ 카카오뱅크가 신용카드업 진출을 위해 롯데카드 인수를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


다만 카카오뱅크가 실제로 롯데카드 매물을 들여다보더라도 인수 작업이 단기간에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롯데카드가 ‘조 단위’ 매물이라는 점에서 원매자 측은 신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기업가치로 2조 원 수준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 보유 지분과 우리은행 지분을 함께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단순 계산했을 때 1조6천억 원 규모 인수자금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뱅크는 6월 마스턴캐피탈을 인수한 만큼 자본배분 전략에서 캐피털사 안착에 우선순위를 둘 필요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두 차례 유상증자로 마스턴캐피탈에 1500억 원 규모를 지원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관련된 대주주 적격성 문제도 남아있다. 김 창업자는 카카오 최대주주이며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다.

권 CFO는 4일 콘퍼런스콜에서 추가 인수합병과 관련해 “현재 대주주 적격성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재판 결과를 지켜보면서 가능한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김 창업자는 2023년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조종에 공모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는 무죄 판단을 받았다. 11월20일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대주주 적격성 리스크 해소 여부는 신용카드사 인수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등록제인 캐피털사 진출과 달리 신용카드업에 진출하려면 금융당국 허가를 받아야 한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