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진칼 주가가 다시 불거진 경영권 분쟁에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급등 초반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을 개인이 상당 부분 받아낸 상황에서 단기 변동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한진칼 주가가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 경쟁 소식에 연일 오르며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진칼>


5일 한진칼 주가는 전날보다 3.31% 오른 19만400원에 정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가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 위축 우려 등에 따라 5% 이상 내렸는데 한진칼 주가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한진칼의 상승률은 53.8%에 이른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9.33% 하락했다.

한진칼 주가는 3일 상한가인 17만5200원에 마감한 데 이어 4일에는 장중 19만9300원까지 오르며 올해 2월 기록한 종전 최고가 17만59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개인투자자가 주가 급등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투자자는 본격적으로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2일과 3일 이틀 동안 한진칼 주식 165억8200만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한진칼은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12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76억8300만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사실상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개인투자자가 받아낸 것이다.

짧은 기간 가격이 가파르게 뛴 만큼 증권가에서는 변동성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한진칼은 단기적 경영권 변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이번 분쟁에 따른 프리미엄이 연말까지 주가를 지지하더라도 향후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진칼 주가는 과거에도 지분 경쟁이 불거질 때마다 크게 출렁인 사례가 있다.

2020년 이후 한진칼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한 날은 2020년 3월 사흘(20일·27일·30일)과 지난해 5월 이틀(13일·14일), 이달 3일 등 6번으로 모두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 경쟁이 일던 때였다.

2020년 지분 경쟁은 그해 11월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8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일단락됐다. 주가는 투자 결정 발표 뒤 한 달 만에 27% 빠졌다.

지난해 5월에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다음 날인 15일 장 초반 16만500원까지 올랐다가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며 하락 전환했고 결국 17% 하락한 12만5천 원에 장을 마쳤다. 그 뒤로도 하락세는 이어져 7월에는 10만 원 초반때까지 내렸다.

한진칼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분석도 단기 변동성을 경계하는 근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로 대한항공 지분 26.05%를 들고 있다.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4일 기준 한진칼의 순자산가치 3조3450억 원 가운데 대한항공 지분가치가 2조8080억 원으로 84%를 차지한다.

▲ 한진칼은 4일 호반건설이 지분 20.69%로 한진칼 최대주주에 올랐다고 공시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호반건설 본사. <호반건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칼의 시가총액이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 지분가치의 4.2배로 2024년 이후 평균인 2.8배를 크게 웃돈다고 분석했다.

지분 경쟁 상대가 호반그룹이라는 점도 주가의 단기 변동성을 경계할 이유로 꼽힌다.

호반그룹은 지난해 초 단순투자 목적으로 LS 지분을 사들인 뒤 주가가 두 배 가까이 오르자 지분을 팔아 차익을 거둔 사례가 있다.

호반건설은 지금도 한진칼 지분을 단순투자 목적으로 들고 있다.

호반건설 측은 4일 기준 한진칼 지분 20.69%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의 지분 20.58%를 넘어섰다. 그러면서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로 적고 임원 선임이나 해임 계획도 없다고 공시했다.

증권업계에서도 단기 변동성을 주의하는 보고서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호반그룹이 경영권 확보를 추진한다면 장기전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경영권 분쟁의 프리미엄은 인정하지만 단기 주가 급등은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권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