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2026 애뉴얼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은 5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2026 애뉴얼 포럼'을 개최하고, 2013년 미래기술육성재단을 통한 사업 개시 14년 만에 처음으로 '우수연구자' 선발해 시상했다.
소재·ICT 분야 수상자인 김봉수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기존에 없는 3차원 가교 패터닝을 통해 전기적 특성 감소 없이 전자소자 제작이 가능한 원천 소재'를 개발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김 교수가 개발한 소재는 빛을 받으면 서로 결합해 굳는 '가교제'다. 하나의 분자에 빛에 반응하는 부위가 여러 개 달린 입체 구조로, 유기 반도체나 양자점(퀀텀닷) 같은 소재에 소량 섞어 박막을 만든 뒤, 마스크를 대고 자외선을 쬐면 빛을 받은 부분만 굳는다. 나머지 부분은 용매로 씻어내면 원하는 모양의 회로 패턴이 남는다.
기존 용액 공정은 회로 패턴을 만들 때 감광성 수지(포토레지스트)와 식각 공정이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아래층 소재가 손상돼 소자 특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김 교수의 소재는 포토레지스트 없이 회로 패턴을 만들 수 있어 공정이 단순해지고 소자 손상도 줄일 수 있다.
김 교수는 이 내용을 바탕으로 2020년 12월 국내 ‘3차원 가교제용 조성물 및 이를 이용한 전자 소자 제조 방법' 특허를 출원했고, 2023년 3월 등록받았다. 현재 해당 특허의 최종 권리자는 삼성전자로, 기술 이전을 마쳤다.
다만 반도체 칩 제조 공정에 쓰이는 기술은 아니다. 유기 트랜지스터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자점(QD) 발광소자 같은 용액 공정 기반 소자에 활용되는 기술로,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 등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창식 성균관대 교수는 아날로그 회로에서 신호를 '전압'이 아닌 '시간'으로 표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공정이 미세해지면 전원 전압이 낮아져 전압으로 신호를 다루기 어려워지는데, 트랜지스터의 스위칭 속도는 오히려 빨라지는 점에 착안했다.
신호를 시간 정보로 바꿔 처리하면 전압 폭이 좁아져도 신호를 정밀하게 다룰 수 있다. 유 교수는 삼성전자 재직 경험을 살려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유 교수는 "학교와 회사가 협력해 정말 좋은 기술을 도출하며, 우리나라가 반도체 분야에서 강자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모습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외 수상자들은 물리·수학·뇌과학·배터리 영역 등에서 독자적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현우 포스텍 교수는 궤도 자유도를 이용한 스핀-궤도 토크 극대화 연구로, 박정원 서울대 교수는 나노 입자의 3D 원자구조·동역학 실시간 분석 플랫폼을 확립해 화학·소재 분야의 근원적 연구 진보에 기여한 공로로 수상했다.
정원석 카이스트(KAIST) 교수는 수면과 노화에서 뇌 항상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연구했다. 별아교세포가 뇌 항상성을 유지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기전을 처음 발견·증명해 치매 등 뇌질환 치료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장욱 서울대 교수는 리튬이온전지보다 안전하고 저렴한 물 기반 전해질 수계 전지의 짧은 수명 원인을 규명하고. 핵심 소재를 개발했다.
유홍기 카이스트 교수는 고위험 동맥경화반 성분을 정밀 분석하는 다기능 의료용 혈관 내시경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삼성에 기술을 이전했다.
김장우 서울대 교수는 중앙처리장치(CPU) 중심의 대규모 데이터 연산을 데이터처리장치(DPU)로 분산해 고속 처리하는 독자 컴퓨팅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인프라 스타트업 망고부스트를 창업했다.
황성주 KAIST 교수는 기존 인공지능(AI) 학습 기술과 차별화된 대규모언어모델(LLM) 한계 극복 알고리즘을 제시하고, AI 기반 자동화 설루션을 개발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2026 애뉴얼 포럼'에서 김봉수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에 시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14년 전 이 사업을 준비하며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진짜 혁신이란 무엇인가'였다”며 "무엇을 묻느냐라는 아무도 하지 못한 질문에 도전하는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14년 동안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도전해 온 연구자들의 길을 더 많은 연구자들이 뒤잇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우수연구자 가운데 기초과학 분야 수상자는 △오성진 미국 UC버클리대·고등과학원 교수(수리과학) △이현우 포스텍 교수(물리학) △박정원 서울대 교수(화학) △정원석 KAIST 교수(생명과학) 등 4명이다.
소재·ICT 분야에서는 △김봉수 UNIST 교수(전자소재) △유창식 성균관대 교수(전자소자) △최장욱 서울대 교수(에너지/환경) △유홍기 KAIST 교수(바이오/메디컬) △김장우 서울대 교수(통신/컴퓨팅) △황성주 KAIST 교수(AI로보틱스) 등 6명이 선정됐다.
수상자 오성진 UC버클리대 교수는 "연구라는 게 원래 답을 모르는 거를 찾아나가는 것 아닌가"라며 "그 과정에서 사람들과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데 지원을 받으면서, 제 (연구) 도구들을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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