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제 레오파르트 전차가 2025년 7월31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스톰 작전' 승리 3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서 행진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해 국방 예산을 증액했지만, 누적된 투자 부족으로 방산 생산 역량을 확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제조 역량을 갖춘 한국과의 협력이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4일(현지시각) 독일 국제관계 전문지 디플로뉴스는 에릭 발바흐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SWP) 아시아연구그룹 연구원의 기고문을 전하며 "독일의 국방력 강화에 한국이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발바흐 연구원은 한국 방산업체들이 첨단 기술과 생산 능력,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여러 유럽 국가와 무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해 8월1일 폴란드 군비청과 약 65억 달러(약 8조7천억 원) 규모의 K2 전차 2차 실행 계약(이행 계약)을 체결했다.
2차 실행 계약은 방산 수출 등 대규모 사업에서 전체 사업의 기본 방향을 정한 기본계약을 바탕으로 공급 물량과 금액, 납기, 기술 이전 및 현지 생산 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계약을 뜻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7월9일 루마니아 국방부와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36대를 공급하는 약 10억 달러(약 1조38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발바흐 연구원은 "한국은 유럽 방산 역량 재건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독일의 방산 협력국으로 주목받는 배경에는 독일의 국방 예산 증액이 자리 잡고 있다.
독일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방정책의 전환을 선언하고 연방군 전력 강화와 군수 조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디플로뉴스에 따르면 독일 국방비는 지난해 865억 유로(약 131조 원)에서 올해 1082억 유로(약 164조 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발바흐 연구원은 국방비 증액만으로 군사적 대비 태세를 확보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독일은 장기간 이어진 투자 부족으로 무기 조달 지연과 산업 공급망 병목, 생산 능력 부족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탄약과 포병 장비, 장갑차, 방공체계의 재고를 보충하는 한편 생산시설도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발바흐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무기 공급 능력을 입증한 만큼 독일 방산업계와 협력할 기회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시설 투자와 기술 이전,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양국 정부가 정례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발바흐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독일 시장에 진출하려면 현지 방산업계의 공급망과 조달 체계, 전략적 우선순위를 이해해야 한다"면서도 "생산시설 투자를 통해 유럽 방산 공급망에 더욱 깊이 참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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