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사장은 6일 온라인으로 열린 ‘글로벌 테크 코리아 2021’ 행사에서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2026년 이 분야 글로벌 2위 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를 생산하는 컴포넌트사업부뿐만 아니라 나머지 2개 사업부에서도 고부가제품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기 기판사업부는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기판을 새 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기판은 기존 플립칩 칩스케일패키지(FC-CSP)기판보다 회로 성능이 좋아 5G(5세대 이동통신) 모바일기기나 통신장비용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모듈사업부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흥행하면서 폴디드줌 카메라모듈이 전자부품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폴디드줌은 잠망경처럼 빛의 반사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카메라모듈의 두께를 줄이는 기술이다.
경 사장은 각 사업부의 저수익사업을 정리하는 수순도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저수익사업을 정리해 고부가제품 집중전략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기 위한 인적·금전적 여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기판사업부에서 대표적 저수익사업인 경연성 인쇄회로기판(RFPCB)의 생산량을 점차 줄이고 있다. 올해 안에 경연성 인쇄회로기판사업을 완전히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경 사장은 모듈사업부에서 비교적 수익성이 떨어지는 와이파이모듈사업의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앞서 1월 무선통신솔루션회사 켐트로닉스의 자회사 위츠와 와이파이 모듈사업을 1055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5월 계약이 취소되기는 했지만 전자부품업계에서는 조만간 경 사장이 와이파이모듈사업의 매각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한화솔루션 등이 인수후보자로 거명된다.
경 사장의 고부가제품 중심의 사업전략은 전자부품업계의 코로나19 특수가 끝난 뒤에도 삼성전기가 이익을 늘려가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장에서는 삼성전기와 같은 전자부품회사들을 향해 불안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전자제품 수요가 늘며 부품 판매량이 증가하는 수혜를 봤지만 이제는 전자제품 수요가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노트북이 대표적 사례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내년 글로벌 노트북 출하량이 2억2200만 대로 올해 출하량 전망치보다 7.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량 감소세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하는 것으로도 파악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재택근무나 원격교육용으로 쓰이던 노트북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트렌드포스는 분석했다.
노트북은 삼성전기 적층세라믹커패시터와 반도체기판의 주요 수요처다. 삼성전기도 두 제품의 판매실적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이런 전망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삼성전기가 이익 증가세를 유지해나갈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자제품 수요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전자부품업종의 매력이 낮아질 수는 있다”면서도 “삼성전기는 제품 구성비(믹스)를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개선해가고 있어 이익 창출능력 측면에서 비교우위가 돋보인다”고 바라봤다.
고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2022년 연결기준 매출 10조2300억 원, 영업이익 1조6008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실적 전망치보다 매출은 4.5%, 영업이익은 8.4%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