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에 ‘일론 머스크 트위터 인수’ 악재, 지분 더 매도할 가능성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 주가가 하루 만에 12% 넘게 떨어지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위터 인수 결정에 따른 악재가 본격적으로 기업가치에 반영되고 있다.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면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를 위해 담보대출을 받은 테슬라 주식을 추가로 매각해야 할 수도 있어 중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26일 미국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하루만에 12.18% 떨어진 876.4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1260억 달러(약 159조 원) 증발했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 지분 약 53조 원어치를 모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은 뒤 트위터가 이를 받아들이기로 하며 머스크 CEO의 테슬라 지분 대량 매도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그는 약 210억 달러를 개인 자산으로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자산의 대부분이 테슬라 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 만큼 주식을 대거 매각할 수밖에 없다.

트위터 인수를 위해 금융기관에서 조달하는 자금도 대부분 테슬라 지분을 담보로 잡게 된다는 점에서 테슬라 주가에 더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 주가가 일정 수준까지 하락하면 머스크 CEO가 계약조건에 따라 일부 지분을 현금화해 증거금을 납부해야만 하는 ‘마진콜’ 요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 CEO의 추가 지분 매각은 테슬라 주가를 더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며 지분 매도 규모도 갈수록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그가 트위터 인수를 위해 금융기관에서 조달하는 자금은 모두 125억 달러에 이른다. 금융기관들은 테슬라 주가가 현재보다 약 43% 하락하면 마진콜을 요구할 수 있다.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약세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테슬라 주가가 이미 크게 고평가돼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점도 앞으로 주가 흐름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테슬라의 현재 기업가치는 미래 성장성을 반영해 실적 대비 지나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앞으로 전기차시장 경쟁 심화 등 악재를 맞아 주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대응 봉쇄조치로 테슬라의 최대 전기차공장인 상하이 기가팩토리의 완전 가동 재개 시기가 불확실한 점도 주가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머스크 CEO의 무리한 트위터 인수 시도가 결국 테슬라 주가에 중장기적으로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은 테슬라 창업주인 머스크 CEO의 지분 매각으로 지배력이 낮아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 등 거시경제 측면의 불확실성도 남아있다”고 바라봤다.

그동안 테슬라 주가에 전반적으로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던 증권사 웨드부시도 테슬라 지분을 활용한 트위터 인수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결국 앞으로 테슬라 주가 흐름은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지분을 시장에 내놓거나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는지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대표적 테슬라 지지자로 평가받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는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는 엄청난 잠재력을 열어주게 될 것”이라며 그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시각을 보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