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트위터 이사회 참여 돌연 거절, 주식 매입 목적 아리송

▲ 트위터 모바일앱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최근 트위터 지분을 대거 사들여 최대주주에 오른 뒤 이사회 합류를 논의하고 있었지만 이런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머스크 CEO가 개인 자금을 들여 트위터 지분을 사들인 이유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국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CEO가 트위터 측의 이사회 합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는 “9일 아침 머스크 CEO에 이사회 합류를 정식으로 제안하고 논의하기 위한 약속을 잡았다”며 “그러나 그는 당일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트위터 최대주주로서 지위는 유지하지만 이사회를 통한 경영 참여는 거부한 셈이다.

아그라왈 CEO는 “머스크 CEO가 회사와 주주들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그의 이사회 참여 여부와 관계 없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1분기에 개인 자금으로 트위터 지분 약 9%를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지분 매입을 신고하며 경영 참여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지분 매입 사실이 알려진 뒤 하루 만에 머스크 CEO가 증권거래위에 적극적으로 트위터 경영에 참여한다는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이사회 합류가 확실시되고 있었다.

머스크 CEO가 돌연 이사회 참여를 거부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꾸면서 그가 트위터 지분을 인수한 이유를 파악하는 일은 더 어려워졌다.

그는 트위터 최대주주에 오른 뒤 다른 트위터 이용자들을 상대로 여러 번의 설문조사를 거쳐 트위터가 개선해야 할 점에 관련한 의견을 받아 왔다.

따라서 머스크 CEO가 이사회에 오르면 그가 평소 주장하던 대로 트위터의 표현 검열 규제를 완화하고 글을 수정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트위터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머스크 CEO는 이미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한 명으로 포함돼 있다.

따라서 그의 이사회 합류가 막판에 무산되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이사회 참여 돌연 거절, 주식 매입 목적 아리송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머스크 CEO가 그동안 트위터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어긋나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트위터 이사회는 현재 11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머스크 CEO를 포함하면 12명이다. 그가 최대주주 지위에 오른다고 해도 중요한 경영 의사결정을 내리려면 다수 이사회 구성원 동의가 필요하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에 추진하고 싶은 변화 규모와 비교해 다른 이사회 구성원들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잡음이 생겼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결국 앞으로 머스크 CEO가 보유한 트위터 지분 처리 방안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했다가 이런 생각을 거뒀다면 지분을 다시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트위터 주가가 머스크 CEO의 지분 매입 뒤 급등한 만큼 이런 상태에서 주식을 매도한다면 미국 증권거래위에서 조사를 받게 될 수 있다.

증권거래위는 이미 머스크 CEO와 친동생을 대상으로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 부정거래 혐의를 적용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트위터 주식 매도는 더 엄격한 조사 아래 놓일 공산이 크다.

머스크 CEO의 트위터 경영 참여 가능성이 완전히 무산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동안 머스크 CEO의 행보를 볼 때 사업 계획을 갑자기 바꾸거나 즉흥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례가 많았던 만큼 다시 이사회 합류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그라왈 CEO도 “트위터 이사회의 문은 항상 그에게 열려 있다”고 말하며 그의 이사회 합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 이사회 참여 제안을 거절한 뒤에도 트위터 본사를 노숙자 쉼터로 만들겠다는 의견을 내는 등 활발하게 경영 의사결정과 관련한 계획을 거론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