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의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트위터의 게시물 관리정책이 바뀔지 시선이 모인다.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해 온 머스크 CEO가 트위터의 콘텐츠 '검열' 정책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표현의 자유 외치는 트위터 최대주주 머스크, 트윗 검열 정책 바뀌나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5일 미국 증권가에서는 트위터 최대주주가 된 머스크 CEO가 트위터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트위터 경영에 관여하고 나아가 트위터를 인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머스크 CEO가 현재는 단순 투자를 위해 트위터 주식을 사들였지만 앞으로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4일(현지시각)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3월14일 트위터 주식 7348만6938주(9.2%)를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수동적 지분'으로 사들이면서 트위터의 최대주주가 됐다.

머스크 CEO의 개인 자산은 약 2730억 달러로 트위터 시가총액 400억 달러보다 훨씬 많다. 머스크 CEO가 마음만 먹는다면 트위터 보유지분을 확대하고 수동적 투자자에서 능동적 투자자로 태도를 바꾸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머스크 CEO가 3월25일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나 이날 트위터에 "편집 버튼을 원하느냐"라는 설문을 올린 것도 그가 단순 투자 목적으로 트위터 지분을 사들이지는 않았을 것이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트위터는 트윗 수정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면 트위터의 게시물 관리 정책에 변화가 뒤따를 수 있다.

트위터는 혐호 게시물이나 가짜뉴스, 선동글 등을 선제적으로 삭제하고 관련 계정을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정책을 해왔는데 트위터를 자주 사용하는 머스크 CEO는 이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 CEO는 3월27일 트위터에 "트위터가 사실상 공공의 마을 광장 역할을 하는 것을 고려하면 표현의 자유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은 근본적으로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고 글을 올려 트위터 정책을 비판했다.

3월25일에는 트위터에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 기능의 필수적 요소"라고 적고 '트위터가 언론의 자유라는 대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200만 명이 넘게 참여한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인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물린 재갈이 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이 미국 국회의사당을 습격한 사건 이후 트위터에서 퇴출당했다. 

트위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가 날조됐다라는 거짓 주장을 펼치면서 지지자들의 폭력 사태를 부추겼다고 보고 2021년 1월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영구정지했다. 당시 머스크는 "빅테크가 언론 자유의 결정권자"라며 부정적 시선을 내비쳤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를 통해 증권거래위원회에 날을 세우려 한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에 글 올릴 자유를 요구하며 증권거래위원회와 대립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머스크는 2018년 '테슬라 상장 폐지' 트윗을 올려 구설수에 오른 뒤 4천만 달러의 벌금을 낸 적이 있다. 이후 그는 테슬라 관련 글을 올릴 때마다 사내 변호사 승인을 받기로 증권거래위원회와 합의했지만 자주 위반해 증권거래위원회와 마찰을 빚었다.

특히 지난해 머스크CEO가 트위터에서 테슬라 지분 10%를 매각해야 할지 여부에 관한 설문 조사를 올리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2018년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살펴보겠다면서 머스크 CEO의 소환장을 발부했다. 머스크 CEO는 2018년 합의가 '괴롭힘'에 해당될 뿐 아니라 '정당화될 수 없는 조치'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