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신남방정책’ 기반의 경제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들도 인도네시아의 철도와 발전소 등 인프라와 에너지 관련 건설시장에서 더욱 폭넓은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신남방정책에 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기회 확대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10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패션몰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쇼핑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이 두 나라의 ‘특별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면서 인도네시아 철도와 발전소 등 건설에 참여하려는 한국 기업들의 보폭도 넓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인프라 건설시장이 한국 기업들의 주요 진출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이 대규모 건설을 진행하기 위해 해외 기업 등 민간투자 유치에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경전철(LRT)을 비롯한 철도와 도로망 등을 확충하는 일에 정부와 국영기업, 민간 투자 등을 합쳐 360조 원 이상을 지원할 계획을 세웠다. 

산업 발전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처해 2015년~2026년 동안 모두 35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는 발전소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0일 조코위 대통령과 정상회담 이후 ‘한국-인도네시아 공동언론 발표’에서 “한국은 경전철과 역세권 개발 등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인프라 발전에 함께 노력하겠다”며 “수력발전소 건설 등 친환경 에너지의 개발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10일 ‘한국-인도네시아 산업협력 포럼’에 참여해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함께 추진했던 인프라사업의 성공을 평가하고 협력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현대로템을 비롯한 국내 컨소시엄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경전철의 2단계~3단계 구간 등을 수주할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경전철 1단계 구간(5.8킬로미터) 건설에 참여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인도네시아 대도시인 메단의 경전철사업 수주 등도 추진하고 있다.  

경전철 등과 연계된 역세권 개발협력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한국철도시설공단이 10일 인도네시아 건설 공기업, 롯데자산개발, 롯데건설과 함께 자카르타 최대 규모의 환승역인 망가라이역의 역세권 개발에 협력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민간 발전·건설사들이 인도네시아의 수력발전소 건설에 더욱 많이 참여할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조코위 대통령은 수력발전소 33곳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1일 롯데건설, 도화엔지니어링, 한국남방개발과 손잡고 인도네시아 ‘뜨리빠-1 수력사업’을 공동개발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10일 ‘떼놈’과 ‘뽕께루’ 수력발전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협약을 각각 체결했다. 

문 대통령이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기존 수혜업종으로 꼽히던 방위산업과 자동차 등도 인도네시아 진출에 탄력을 더욱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백 장관이 향후 협력사업으로 제시한 5세대 이동통신(5G), 공작기계, 엔진, 화장품, 에너지안전, 물관리 등도 국내 기업들이 앞으로 진출할 분야로 꼽힌다.   

조코위 대통령이 11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 기업이 인도네시아에 많이 투자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화학과 바이오분야 등의 교류 기회도 무궁무진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