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새 성장동력으로 꼽고있는 연료전지사업을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힘주어 추진했던 인수합병이 연료전지사업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
 
두산 연료전지사업에서 포스코 제쳐, 박정원 인수합병 덕분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5일 “국내 연료전지시장은 그동안 포스코에너지와 두산으로 양분돼 있었으나 최근 두산의 신규수주 우위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두산의 연료전지사업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연료전지 발전소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총 230MW(메가와트) 규모의 발전설비가 설치돼있다.

포스코에너지가 180MW를 공급해 전체 설비량의 78%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50MW(22%)는 두산이 공급했다.

포스코는 2003년에 연료전지사업을 포스코의 새 성장동력으로 선정한 뒤 5천억 원 이상을 투자해 사업확대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8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로 이어졌다.

하지만 포스코에너지는 고온형 연료전지 발전기의 핵심부품인 스택의 수명이 기존 예상치인 5년보다 짧아진 탓에 장기서비스계약(LTSA)과 관련한 비용이 급증하면서 연료전지사업에서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택은 개별전지를 묶어서 만든 발전기 본체를 말한다. 포스코에너지는 미국 퓨어셀에너지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스택을 생산했으나 품질보증기간 5년을 채우지 못하고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를 교환해주느라 영업활동에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연료전지사업에서 모두 22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포스코에너지는 연료전지사업의 손실이 확대되자 2015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연료전지부문에서 단 한 건의 수주도 따내지 못했다.

반면 두산은 포스코에너지보다 연료전지사업에 늦게 뛰어들었으나 박정원 회장의 공격적인 인수합병 덕에 연료전지사업에서 순항하고 있다.

두산은 2014년 미국의 연료전지기업 클리어엣지파워와 국내기업 퓨어셀파워를 인수하며 연료전지사업에 큰 힘을 실었다. 당시 두산 회장을 맡고 있던 박 회장이 연료전지기업 인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인수합병을 통해 인산형 연료전지(PAFC) 생산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고 2015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부산그린에너지의 연료전지발전소에 30MW 규모의 연료전지를 공급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두산은 5월에는 64MW 규모의 인산형 연료전지 생산공장을 준공하며 연료전지사업의 생산과 판매, 시공까지 전 부문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오 연구원은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사업에서 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두산에게 큰 기회가 되고 있다”며 “연료전지사업 경쟁기업이 단기적으로 부재한 상황에서 두산이 연료전지사업을 하기에 매우 유리한 시장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두산은 올해 상반기에 연료전지부문에서 12MW, 1153억 원의 신규수주를 따냈고 4분기에 한화에너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으로부터 모두 90MW, 1조 원이 넘는 일감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