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 SK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아랍에미리트(UAE)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안 사장은 해외사업을 지속해서 확장할 계획을 세웠는데 상반기로 예정된 라오스 댐 사고원인 조사결과 발표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안재현, SK건설 '젊은 CEO 패기'로 해외사업 쾌조의 출발

안재현 SK건설 대표이사 사장.


17일 SK건설에 따르면 안 사장은 최근 아랍에미리트에서 거둔 수주 성과를 바탕으로 중동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에서 사업 확대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안 사장은 2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 왕세제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 사장과 원유 비축기지를 짓는 사실을 외부에 알려도 좋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SK건설이 아랍에미리트에 짓는 시설은 세계 최대 규모의 지하 원유 비축기지인데 공사비가 12억 달러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13일에는 중국 국영건설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와 함께 아랍에미리트 사막을 횡단하는 4억2천만 달러 규모의 대형 철도공사를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SK건설은 42.5%의 지분을 보유하고 EPC(설계·조달·시공)형태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안 사장은 “아랍에미리트 철도사업이 국가 균형발전과 녹색성장에 기여하는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며 “중동 내 공사 수행경험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추가 수주를 따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K건설이 이번에 따낸 철도사업은 아랍에미리트 '에티하드 철도' 2단계사업 가운데 첫 번째 구간인데 안 사장은 구체적으로 앞으로 발주를 앞둔 에타하드 철도 나머지 3개 구간과 아부다비 지하철 등에서 추가 수주를 노린다.

SK건설 관계자는 “SK건설은 도로와 터널 등 인프라사업과 정유석유화학 플랜트사업 등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강점을 지닌 분야를 중심으로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뿐 아니라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세안 국가에서도 추가 수주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1966년 생으로 10대 건설사 전문경영인 가운데 가장 젊다.

SK그룹의 세대교체 기조에 따라 2018년 말 인사에서 SK건설 단독대표이사에 올랐는데 당시 새롭게 대표로 선임된 인사 가운데서도 윤병석 SK가스 사장과 함께 나이가 가장 적었다. 그전까지 SK건설을 대표했던 조기행 전 부회장과 비교해보면 7살이나 어리다.

안 사장은 2018년 1월 대표이사에 선임돼 조기행 전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체제로 SK건설을 이끌다 조 부회장이 2018년 12월31일 SK건설을 떠나면서 1월부터 단독으로 대표를 맡고 있다.

2019년이 SK그룹의 세대교체 기조의 선봉에서 경영능력 평가를 받는 사실상 원년인 셈인데 아랍에리미리트와 협력에 힘입어 기분 좋은 출발을 하고 있다.

해외사업은 안 사장에게 자신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안 사장은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경영대학원 와튼스쿨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우그룹을 거쳐 2002년 SK그룹에 합류한 뒤 SK건설 글로벌마케팅부문장, SK건설 글로벌비즈대표 등을 거치며 해외사업에서 역량을 쌓았다.

안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꿈을 위한 우리의 첫 목표는 ‘고객과 함께 지속성장할 수 있는 독창적 가치를 제공해 2020년까지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독보적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라며 “우리 모두 즉시, 반드시, 될 때까지의 정신으로 패기 있게 일등에 도전해 나가자”고 말했다.

다만 상반기 결과 발표를 앞둔 라오스 댐 사고원인 조사결과가 안 사장의 해외사업 확대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2018년 7월 라오스에서는 SK건설이 시공해 운영하고 있던 세피안-세남노이 댐(라오스 댐)의 물이 넘치면서 수십 명이 죽고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사고가 일어났는데 아직 사고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라오스 정부는 조사단을 꾸려 현재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는데 SK건설이 주장하고 있는 폭우에 따른 ‘범람’이 아닌 댐 ‘붕괴’로 결론이 나면 SK건설은 해외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해외사업뿐 아니라 대규모 보상비용을 반영하면서 실적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라오스 정부는 애초 올해 초 조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SK건설 관계자는 “상반기 안으로 조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고 예측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