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숙, 서부발전에서 또 안전사고 일어나 '안전 강화' 무색

▲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가운데)이 2월 11~18일 발전소 현장을 순회하며 직접 석탄이송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서부발전>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이 김용균씨 사고로 안전 강화에 공을 들였지만 또다시 발전소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해 곤혹스런 처지에 몰렸다.

6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한국서부발전은 태안화력발전소 2호기에서 또다시 하청업체 노동자가 다치는 일이 발생해 안전관리가 여전히 부실하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4일 한전산업개발 소속 노동자가 태안화력발전소 2호기에서 다가오는 석탄분배기를 피하려다 쇄골이 부러지고 늑골 5개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소노동조합은 “정부가 공공기관 사고와 관련해 기관장 등에게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번 사고를 보면 공허한 메아리로 보인다”며 “발전설비 구조 개선 등 노동자 생명 존중을 위한 실질적 대책을 내놓고 기관장 문책의 실효성도 거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상자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되지 않고 사고현장에서 부상 사진을 찍는 등 초기 대응에 2시간여가 흘렀던 점도 문제로 떠올랐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병원 후송이 늦어진 것은 부상자가 심하게 다친 것이 아니었고 스스로 걸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부상자가 사고 때 있었던 장소는 폭이 50센티미터로 평소 보행통로도 아닌 만큼 개인 귀책 등 사고 원인을 더 살펴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김병숙 서부발전 사장은 2018년 12월 김용균씨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안전사고로 사망한 뒤로 발전설비 업무 안전성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아 왔다.

김 사장이 2월 11~18일 발전소 현장을 순회하며 직접 안전상태를 살펴보기도 했다. 

김 사장은 “서부발전의 모든 사업장을 가장 안전한 일터로 탈바꿈하자”며 “안전사고와 관련해 모든 직원의 뼈저린 경험을 교훈 삼고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여길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현장순회에 나선지 한달도 안돼 다시 안전사고가 발생해 곤혹스런 처지가 됐다. 

사고가 발생하자 바른미래당 등 야당에서는 정부의 ‘낙하산인사’가 설비 안전 운영의 전문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관영 마른미래당 원내대표와 권은희 정책위의장은 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산업재해가 발생한 공공기관 가운데 ‘낙하산인사’로 판단되는 사례를 꼽았다.

권 정책위의장은 “서부발전을 비롯해 한국남부발전,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등 공공기관에 여권과 관계있는 인사들이 비상임이사로 임명됐다”고 말했다.

김병숙 사장은 고용노동부가 안전과 관련해 지적한 사항들을 바로잡고 발전설비에 안전장치를 더 설치하기 위해 태안화력발전소 1~8호기에 122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9~10호기는 2018년 11월 김용균씨 사고로 가동이 중단됐지만 고용부의 허가가 나오는 대로 80억 원을 들여 안전장치를 보완할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