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원전사업 수주를 위해 세계 곳곳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30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정재훈 사장은 루마니아, 아랍에미리트, 체코, 이집트 등 다양한 국가의 원전 관련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늘Who] 정재훈, 한수원 원전사업 수주 위해 세계 곳곳 두드리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정 사장은 해외 원전 관련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직접 세일즈에 나서며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 루마니아 원전 설비 개선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루마니아 부카레스트를 방문했고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LTMA)를 수주하기 위해서 중동을 찾았다.

체코 원전 건설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최근 6개월 사이 세 번이나 현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체코 원전 건설사업은 두코바니 등에 1천 메가와트급 원전 2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건설비가 5조~6조 원으로 추산되고 있고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은 2조~3조 원의 규모가 예상되는 사업이다. 루마니아 원전 설비 개선사업은 1조5천억~1조9천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 사장은 루마니아와 체코뿐만 아니라 폴란드 등 동유럽 원전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집트 엘디바 원전과 관련한 설계·조달·시공사업에도 참여할 뜻을 보이며 2019년 들어 조직개편을 단행해 이집트사업팀을 따로 꾸릴 만큼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집트 엘디바 원전과 관련해서는 아직 준비 단계라 구체적 규모나 내용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며 ”다만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원전 수출을 독려하고 있는 만큼 회사 전체적 차원에서 원전을 수출할 국가를 다변화하고자 혼신을 다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처럼 역동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정 사장의 업무 스타일도 한 몫 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정 사장은 결단력 있고 과감하게 업무를 추진하는 스타일로 공직에 있을 때 '독일병정' '백상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정 사장이 전방위적으로 해외 원전사업에 나서는 것은 탈원전 반대론자의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정 사장의 해외진출 의지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정 사장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원전 관련 협력업체가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주한규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정재훈 사장의 해외 원전사업 수주를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정 사장의 노력의 결과 수출이 성사되더라도 실제로 가동이 시작돼서 국내 원전사업이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해외 원전사업 수주의 결실을 얻을 수 있는 단계까지 가는 과정에서 원전 건설이나 정비에 필요한 사업을 수행하는 여러 협력업체가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국내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사장은 1960년 4월19일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와 2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산업자원부 전자상거래총괄과장을 지냈고 지식경제부 대변인을 거쳐 무역정책관을 맡았다. 지식경제부에서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하고 에너지자원실장을 거쳐 산업경제실장을 지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에 올랐고 1년 연임에 성공한 뒤 2018년 4월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취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