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2023년 아시안컵 유치에 총력을 기울기고 있다.

정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의 두번째 연임도 노리고 있어 63년 만의 아시안컵 유치가 더욱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2023년 아시안컵 유치해 축구협회장 연임 굳힐까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20일 축구계에 따르면 2023년 아시안컵 개최지가 올해 4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 회장이 마지막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아시안컵 개최를 놓고 현재 한국과 중국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1960년 제2회 아시안컵을 개최한 이후 지금까지 아시안컵을 유치하지 않았다. 중국은 2004년에 아시안컵을 열었다.

그동안 한국에서 아시안컵의 흥행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서 대회 유치를 추진하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유치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정 회장은 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조금 소극적이었는데 최근 방침이 바뀌어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우리는 나름대로 명분과 장점이 있어 가능성을 50대 50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한국의 축구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 아시안컵 개최 후보 도시로는 수원과 고양, 화성, 천안, 전주, 광주, 부산, 제주 등 8군데가 뽑혔다. 이 도시들은 대부분 이미 경기장을 지어 2002년 한일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곳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실사단은 이미 2018년 5월 8개 도시를 돌며 경기장 시설과 교통·숙박 인프라, 아시안컵 개최 의지 및 지원 현황 등의 실사를 마쳤다.

경기장 사이의 이동시간이 중국보다 적게 걸리는 것도 장점이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이동거리가 짧을수록 선수들의 경기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고 비용도 절감된다”며 “한국이 63년 만에 아시안컵을 유치할 수 있는 적기”이라고 말했다.

아시안컵을 국내에 유치하면 경제적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호주의 시장 조사기관 'EY 스위니(EY Sweeney)'에 따르면 2015년 호주 아시안컵은 경제적 부양효과로 약 650억 원을 낸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 열리고 2019년 아시안컵은 본선 참가팀이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어났고 최초로 상금제도를 도입하면서 더욱 활기를 띄고 있다. 따라서 2023년 아시안컵은 경제적 효과가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시안컵 유치는 정 회장의 대한축구협회장 연임에 당위성도 부여해줄 수 있다.

정 회장은 2013년 3월부터 6년째 대한축구협회장을 맡고 있는데 2016년 연임에 성공해 2020년 말에 임기가 끝난다.

또 한번 연임하기 위해서는 이렇다 할 가시적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

정 회장은 2023년 아시안컵 개최를 발판으로 2030년에 한국·북한·중국·일본이 월드컵을 공동으로 개최한다는 큰 꿈을 꾸고 있다. 정 회장은 현재 물밑에서 조용히 공동유치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정 회장은 “남과 북이 공동 개최에 뜻을 모아 두 나라(중국, 일본)를 설득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동북아 축구 발전과 평화를 위해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