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UAE에서 원전 홍보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 다졌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아랍에미리트(UAE) 힐튼캐피탈호텔에서 열린 정상 순방 후속조치 점검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직접 원전기술을 홍보해 원전기업이 아랍에미리트는 물론이고 이웃나라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전사업을 수주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성윤모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 원전 도입국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과 아랍에미리트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성 장관은 직접 아랍에미리트에 가서 칼둔 아부다비행정청 장관을 만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에미리트 주변 지역에 원전을 수출할 때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하자는 약속을 분명히 했다.

한국이 아랍에미리트에서 바라카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하면서 다져온 협력관계가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을 수주하고 진행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알팔레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이 바라카원전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간 것을 놓고 성 장관과 칼둔 장관은 한국과 아랍에미리트가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에 진출하는 데 긍정적 신호로 바라보기도 했다.

칼둔 장관뿐만 아니라 모하메드 왕세제 등 아랍에미리트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이 참여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전에서 한국을 응원하고 있다.

성 장관은 이번에 아랍에미리트에서 지지세력과 관계를 더 단단히 해두고 온 셈이다.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는 같은 이슬람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이웃 나라로 먼저 한국 원전을 선택해 도입한 아랍에미리트가 한국 원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에서 본계약을 따는 데 유리해질 수 있다.

모하메드 아랍에미리트 왕세제는 2018년 3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바라카 원전 건설같이 이런 거대한 사업을 가능하게 한 문 대통령과 한국의 친구들에게 감사하다”며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을 수주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2019년 3월 안으로 한국을 방문해 한국과 아랍에미리트의 경제와 교역을 논의할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성 장관이 아랍에미리트에서 한국 원전기술 APR1400 등 우수성을 알린 것은 한국전력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전을 수주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발주처는 어디까지나 사우디아라비아인 만큼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전사업 본계약을 위해 실질적으로 협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칼둔 장관에게 현재 바라카원전에서 입찰을 진행하는 장기 정비계약(LTMA)도 한국에서 수주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전달했다.

성 장관은 칼둔 장관에게 “바라카 원전의 건설, 운영, 정비 등 모든 주기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장기정비계약에 우리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은 바라카원전의 건설을 수주하고 운영지원계약(OSSA)을 확보했다. 여기에 더해 한국수력원자력과 한전KPS가 장기정비계약을 따내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칼둔 장관은 “안전한 원전 운영을 위해서는 모든 원전 주기에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성 장관은 이번 아랍에미리트 방문을 계기로 원전 수출을 위한 '팀 코리아'도 새롭게 구성했다.

기존에는 한국전력공사를 주축으로 팀 코리아를 만들어 원전 수출을 추진했다면 앞으로는 한수원을 필두로 팀코리아를 다시 구성해 새로운 원전 수출 전략을 짠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을 회장으로 꾸려진 한국원자력산업회의는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에서 14일 열린 세계미래에너지전시·포럼(WFES)에 참여해 팀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한국 원전을 홍보하고 원전 수출 판로를 모색했다.

성 장관은 아랍에미리트에서 한국 원전을 직접 홍보하는 등 해외에서 원전사업을 추진하는 데 힘을 쏟은 한편 국내에서는 원전 발전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에너지정책의 방향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탈원전에도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낸 것과 관련해 성 장관은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 대화’에서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는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 전반과 모순된다”며 “거대한 변화에 따라 지역과 원전 관련 기업들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공사를 재개한다고 해도 잠시의 어려움을 덜 뿐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아랍에미리트에 가서 해외 원전 수주지원 활동을 하고 바로 도착해 여기에 참석했다”며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원전 수출 확대 등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애로사항을 잘 들어 에너지전환정책이 연착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