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상 LIG넥스원 전 부회장이 LIG넥스원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까?

LIG넥스원은 올해 신규수주 부진 등으로 성장가능성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져 있다.

구 전 부회장은 과거에 LIG넥스원을 경영하며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힘썼는데 앞으로 해외판로를 구축하는 데 일정부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구본상, 실적부진 LIG넥스원의 '구원투수' 될까  
▲ 구본상 LIG넥스원 전 부회장.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28일 “LIG넥스원 주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할 만한 동기가 부족하다”며 “현궁(대전차유도무기) 등 유도무기의 해외수주가 지연되고 있는 데다 4분기 실적도 시장기대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LIG넥스원은 최근 3년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성장했지만 올해 역성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LIG넥스원은 올해 매출 1조9083억 원, 영업이익 1065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5% 줄어드는 것이다.

지대공유도무기의 매출인식이 지연되면서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신규입찰을 앞두고 있는 위성사업 등에 대한 연구인력과 개발비 등이 증가세를 보이는 점도 실적 개선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LIG넥스원은 일감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LIG넥스원은 3분기 말 기준으로 수주잔량이 4조7160억 원인데 이는 지난해 말보다 수주잔고가 17.3% 감소한 것이다.

수익성 하락과 신규수주 부진 등에 따라 LIG넥스원 주가는 맥을 못추고 있다.

LIG넥스원 주가는 28일 직전거래일보다 1200원(1.56%) 내린 7만5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주당 13만500원까지 올랐으나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9개월 만에 주가가 40% 넘게 빠졌다.

이효구 LIG넥스원 부회장 등 경영진은 9월 말에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보였지만 주가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LIG넥스원이 성장성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구본상 LIG넥스원 전 부회장이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구 전 부회장은 2012년에 사기성 LIG건설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징역 4년을 받고 구속수감됐다 10월 말에 만기출소했다. 대기업 오너가 4년 만기 형량을 다 채우고 출소한 것은 구 전 부회장이 처음이다.

구 전 부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취업제한 규정에 따라 앞으로 5년 동안 LIG그룹의 등기임원이 될 수 없다.

하지만 대기업 오너들이 그동안 등기임원을 맡지 않고도 경영과 관련한 현안을 직접 챙겨왔던 점을 감안할 때 어떤 형식으로든 경영에 개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방산업계는 구 전 부회장이 LIG넥스원 최고경영자로 재직할 당시 해외사업에 신경을 썼던 점을 고려할 때 해외수출길을 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바라본다.

구 전 부회장은 2007년 LIG넥스원 사장에 선임되며 해외사업조직을 개편하는 데 힘썼다. 구 전 부회장은 최고경영자로 중남미와 인도네시아 등의 사업에 주력해 함대함 유도무기와 휴대용 지대공무기 등을 수출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산업계의 경우 해외 발주처는 오너로부터 계약이행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며 “구 전 부회장이 물밑에서 해외사업을 지원한다면 LIG넥스원이 수주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