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통해 해외수주를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이라크와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될 재건사업 수주를 위해 활발한 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윤 사장은 단기적으로 재건을 위한 인프라사업을 수주하고 중장기적으로 원전사업 확대에 시동을 걸려 한다. 
 
현대건설 우크라 재건사업 적극, 윤영준 원전사업 확대 밑작업도 차근차근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통해 해외수주를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마신 카다스 폴란드원자력연구원 부원장(오른쪽)이 9월12일(현지시각) 바르샤바에서 ‘원전 연구개발(R&D) 및 연구용 원자로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현대건설>


3일 해외건설업계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키이우 교통마스터플랜이 10월 추진되는 등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9월15일 원희룡 장관이 단장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정부와 재건협력을 약속했다. 10차례 이상 화상회의를 거쳐 시급한 6대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10월부터 이를 본격화 하려한다. 

6대 프로젝트는 키이우 교통 마스터플랜, 우만시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보리스필 공항 현대화, 부차시 하수처리시설, 카호우카 댐 재건지원, 철도노선 고속화(키이우~폴란드) 등이다. 

윤 사장은 현대건설이 다양한 공종의 강점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인프라부문을 시작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원전 관련 사업을 따내려는 것으로 읽힌다. 

세계은행(WB), 유럽연합(EU), 국제연합(UN), 우크라이나 정부로 구성된 공동조사단이 지난 3월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2023~2033년 10년 동안 전후복구에 필요한 비용은 4100억 달러(550조 원)로 추정된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후 복구비용을 최대 7500억 달러로 추산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사업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구체적으로 보면 실제 우크라이나 정부가 제시한 복구계획 7개 프로그램의 예산을 보면 주택 인프라 복구 개선(2500억 달러), 물류·유럽연합 통합(1600억 달러), 에너지자립 및 그린딜(1300억 달러), 재정안정성 확보(800억 달러), 재원조달 및 경쟁력 신장(750억 달러), 국방 강화(500억 달러), 부가가치 창출부문 육성(500억 달러) 등이다. 

우리 정부는 재건사업의 기회를 잠정적으로 520억 달러(66조 원)가량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우리 정부에 제시한 5천 개가량의 200억 달러(26조 원) 재건사업과 민간차원에서 추진되는 소형모듈원전(SMR), 공항, 전기전자(IT) 등이 포함된 320억 달러(41조 원) 등을 합친 것이다.
 
윤영준 사장은 재건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단기적으로는 파괴된 인프라시설을 수주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나올 원전사업 수주에 고삐를 죈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재건사업이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는 주택, 사회보장, 도로·철도 등의 민생안정을 위한 인프라사업 발주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이지만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 관련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소형모듈원전(SMR) 등의 원전사업이 추진될 공산이 크다. 

실제 우크라이나 정부가 제시한 복구계획 7개 프로그램에서 에너지자립 및 그린딜 예상비용이 3번째로 높다. 

윤 사장은 재건사업 수주를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밑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해왔다. 지난 4월 원전사업 협력을 함께하고 있는 미국 홀텍과 팀을 이뤄 우크라이나 원자력공사 에네르고아톰과 소형모듈원전을 건설하는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2029년 3월까지 우크라이나에 SMR-160 파일럿을 배치한 뒤 추가로 20기를 배치하기로 했다. SMR-160은 160MW(메가와트)급 경수로형 원전으로 지역·환경적 제한없이 배치가 가능한 소형모듈원전이다. 

현대건설과 홀텍은 2026년 소형모듈원전을 미국 본토에 착공하기로 했다. 3년 내 완공 2029년 전력생산이 목표로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국내 건설사에서 최초 소형모듈원전 EPC(설계·조달·시공)을 담당하는 기업이 된다. 
 
현대건설 우크라 재건사업 적극, 윤영준 원전사업 확대 밑작업도 차근차근

▲ 사진은 (왼쪽부터)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올렉시 두브레브스키 보리스필 국제공항공사 사장이 7월14일 폴란드 바르샤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현대건설>


이어 윤 사장은 지난 7월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폴란드에 방문해 우크라이나 키이우 보리스필 국제공항공사와 공항 확장공사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고 9월 폴란드원자력연구원(NCBJ)과 원전 연구개발 및 연구용 원자력 협력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올해 안으로 폴란드 바르샤바에 지사를 설립해 동유럽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고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도 지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기업과 협력관계를 유지해 신규 원전사업을 비롯해 인프라 사업 수주 기회를 확보하고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폴란드 주변 국가로 소형모듈원전 및 원전사업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윤 사장이 소형모듈원전 수주를 위한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현대건설을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재탄생시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기술 경쟁력 기반의 고수익사업을 추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윤 사장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소형모듈원전의 가시적 성과와 원자력사업의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치사슬을 확장하겠다”며 “에너지 전환 시대를 대비해 통합 플랫폼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전력 중개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해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현대건설은 내전 종료 뒤 고유가 행진에 힘입어 재건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라크에서도 25억 달러 규모의 해수공급사업(CSSP) 수주가 기대된다. 

이라크는 지난해 10월 새 정부 출범 뒤 과거 추진하다 중단된 해수공급사업(CSSP)을 재개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발주처가 국영기관에서 프랑스 토탈에너지로 바뀌었으나 현대건설이 제안한 사업모델로 진행돼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2019년 이탈리아 사이펨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공사의 기술입찰에 참여했다. 

이라크 정부는 산유국으로 자체예산으로 재건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안팎을 보이고 있어 재정수입이 늘고 있다. 이에 현대건설은 앞으로 발주가 나올 인프라·가스부문 수주도 기대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폴란드 바르샤바, 우크라이나 키이우 지사설립을 추진하며 동유럽 원전사업과 재건사업 참여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현지 네트워크에 기반한 실질적 성과를 만들기 위해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