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수출국 1위 등극 유력, 친환경차 가격 할인으로 ‘막판 스퍼트’

▲ 중국은 2023년 상반기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 자리를 점했는데 하반기에도 수출 1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7월5일 중국의 수출용 자동차들이 산동성 옌타이 항구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2023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등극한다는 전망이 유력해지고 있다. 특히 친환경차 수출 증가가 전체 자동차 수출량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의 주요 친환경차 판매 기업들이 연말까지 차량 1대당 최대 700만 원에 육박하는 구매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전체 자동차 수출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7월 자동차 수출량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한 31만 대를 기록했다. 

중국 기업들이 생산한 자동차 물량은 전체 자동차 수출량의 80%인 24만8천 대로 집계됐다.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와 같이 외국 업체들이 중국에서 차량을 만들어 중국 외 국가로 판매하는 물량을 제외한 수치다. 

중국은 2023년 상반기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234만 대의 차량을 수출했다. 2022년 차량 수출 1위였던 일본의 상반기 수출량과 비교해 15.8% 높은 수치다.

이에 2023년에는 중국이 전 세계 자동차 수출 1위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중국 자동차산업 분석가 가오 센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중국 차량의 세계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며 “더 많은 중국 자동차기업들이 해외 수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이 증가한 이유로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수출 성장세가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는 중국 업체들이 2023년 1년 동안 모두 130만 대의 친환경차를 수출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2022년 수출량이었던 67만9000대보다 91.4% 증가한 수준이다. 

카날리스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중국 전기차는 가격에 비해 품질이 좋다”며 “대부분 해외 브랜드와 비교해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해 전기차를 포함한 중국 친환경차의 글로벌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바라봤다. 
 
중국 자동차 수출국 1위 등극 유력, 친환경차 가격 할인으로 ‘막판 스퍼트’

▲ 중국 친환경차 기업들이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치면서 중국의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가 입지를 굳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산시성 시안에 위치한 중국 BYD의 생산설비 모습. <연합뉴스>

중국 주요 친환경차 업체들은 하반기에 가격을 내려 잡으면서 수출을 더욱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14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지커, 니오 등 중국 친환경차 주요 업체 10곳이 2023년 연말까지 가격 인하 정책을 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지리자동차 계열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전기 왜건 모델인 ‘지커001’ 가격을 연말까지 최대 3만7000위안(약 680만 원) 인하한다. 

지커001은 네덜란드와 스웨덴 등에 수출되는 모델이다. 

다른 친환경차 업체들도 2023년 말까지 일부 모델의 가격을 인하하거나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구매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매년 9월에서 10월 사이 자동차 판매량이 가장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가격 인하가 친환경차 판매를 촉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 업체들의 친환경차 가격 할인이 하반기 자동차 수출 증가로 이어지면 중국이 일본을 꺾고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높아진다.

중국 친환경차 1위 기업인 BYD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왕촨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국 친환경차 업체들의 세계 시장 진출을 촉구했다. 

경제전문지 포천의 14일자 보도에 따르면 왕찬푸는 “중국 브랜드의 시대가 왔다고 믿는다”며 “오래된 전설들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세계적 브랜드를 세우자”고 중국 기업들을 고무했다. 

포천은 미국 완성차기업인 포드가 ‘오래된 전설’의 한 사례라고 해석했다. 

다만 포천은 “중국 업체들이 계속해서 가격을 낮추면 미국이나 유럽연합에서 규제에 나설 수도 있다”고 덧붙이며 중국의 자동차 수출량 1위 국가 등극에 변수가 남았음을 상기시켰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