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호반건설과 아이에스동서, 쌍용건설 등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약진했다. GS건설 자회사인 자이에스앤디와 자이씨앤에이도 순위가 크게 뛰었다.

반면 국내 임대주택사업이 중심인 부영주택은 순위가 급락했고 해외 플랜트사업이 주력인 삼성엔지니어링, 두산에너빌리티 등도 순위가 밀렸다.
 
호반건설·아이에스동서·쌍용건설 약진, 중견건설사 시공능력평가 변동성 커져

▲ 호반건설과 아이에스동서, 쌍용건설 등이 2023년도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약진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박철희 호반건설 대표이사,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사장, 김인수 쌍용건설 대표이사 사장. 


1일 국토교통부의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 공시를 살펴보면 중견 건설사들 순위에 변화가 많았다. 상위 100개 건설사 가운데 52곳은 2022년보다 순위가 올랐고 38곳은 내렸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건설시장 불황에 재무건전성, 공사실적 등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호반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액 4조3965억 원으로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를 차지했다. 2021년 13위, 2022년 11위에 이어 올해 한 계단이 더 올라 2019년 뒤 4년 만에 10위권에 진입했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경영상태평가, 건설공사실적, 기술능력, 신인도 등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경영평가액은 기업의 실질자본금과 경영평점을 바탕으로 매겨진다. 공사실적평가액은 최근 3년 연차별 가중평균 공사실적을 중심으로 한다. 기술능력평가액은 최근 3년 기술개발 투자액 등을 보고 신인도평가액은 신기술 지정, 협력관계 평가, 부도, 영업정지 등을 고려해 산정한다.

호반건설은 시공능력평가 항목 가운데 경영평가액이 2조9179억 원, 공사실적평가액이 9726억 원으로 둘 다 지난해보다 23%가량 늘었다. 신인도평가액(3004억 원), 기술능력평가액(2054억 원)도 각각 33.1%, 15.8% 늘었다.

계열사 호반산업도 시공능력평가액 1조5666억 원으로 29위에 오르면서 30위권 안으로 들어왔다. 호반산업은 지난해(1조5074억 원)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5계단 오른 데 이어 올해도 1계단 더 상승했다.

아이에스동서는 시공능력평가액 1조8324억 원으로 23위에 올랐다. 2022년 37위에서 한 번에 14계단을 뛰어올랐다.

아이에스동서는 경영평가액이 1조300억 원, 신인도평가액이 1168억 원, 공사실적평가액이 5497억 원으로 각각 지난해보다 59%, 49%, 35% 증가했다. 기술능력평가액은 135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4.4% 늘었다.

아이에스동서는 최근 3년 건설부문에서 자체사업 비중이 62%, 66.4%, 64.2%로 수익성을 방어했다. 자체사업은 일반 도급주택사업보다 수익성이 좋다.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18년 1640억 원 수준에서 2020년 2947억 원, 2021년 2200억 원, 2022년 2813억 원으로 높아졌고 최근 3년 순차입금은 꾸준히 줄고 있다.

쌍용건설도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28위로 30위권 안에 진입했다. 쌍용건설은 2020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28위, 2021년 30위, 2022년 33위로 매해 순위가 떨어졌는데 올해 5계단 반등했다.

쌍용건설은 경영평가액 549억 원, 공사실적평가액 9472억 원, 기술능력평가액 2907억 원, 신인도평가액 2744억 원 등 시공능력평가액 1조5672억 원을 보였다. 

쌍용건설은 특히 신인도평가액이 지난해(1541억 원)와 비교해 78% 급등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글로벌세아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으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강점인 해외건설 수주에 힘을 싣고 있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쌍용건설을 인수하면서 1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등 자금지원에도 나섰다. 

쌍용건설은 2022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753%까지 치솟았는데 올해 3월 말 기준으로는 251.8% 수준으로 낮아졌다.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1108억 원에서 2022년 450억 원으로 줄었다.

이밖에 GS건설 자회사들도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승세가 돋보였다.

자이에스앤디는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액 5568억 원으로 64위에 올랐다. 지난해와 비교해 순위가 27계단 뛰었다.

자이에스앤디는 아파트시설관리·홈네트워크 등 부동산운영관리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기업으로 2019년에는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7.3% 수준이었다. 하지만 ‘자이엘라’, ‘자이르네’ 등 자이 파생 브랜드로 중소규모 주택시장을 공략하면서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2020년 20.4%, 2021년 37.9%로 늘어났다. 

또 2021년 말 LG그룹 계열 건설사 자이씨앤에이(당시 S&I건설)을 인수하면서 2022년에는 첨단공장, 클린룸 조성, 석유화학 플랜트사어 등 건축사업 매출 비중이 76.2%인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자이에스앤디는 자이씨앤에이 인수 효과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2조4790억 원으로 2021년보다 468.9% 증가했다.

자이씨앤에이는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55위로 급등했다. 2022년(163위)에서 108계단 상승했다. 자이씨앤에이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LG그룹 제조업 계열사 공사를 두루 맡아하며서 클린룸, 생산라인 건설 등 플랜트부문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도 건축부문 광공업용 건물업종 기성액이 7774억 원으로 삼성물산(8조4188억 원), SK에코플랜트(2조9397억 원), 현대엔지니어링(1조51억 원)에 이어 4위에 올라있다.
 
호반건설·아이에스동서·쌍용건설 약진, 중견건설사 시공능력평가 변동성 커져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부영주택이다.

부영주택은 2023년 시공능력평가액이 3162억 원으로 93위를 보였다. 지난해(1조4222억 원)와 비교해 시공능력평가액이 77.7% 급락하면서 순위도 58계단 내려앉았다.

부영주택은 임대주택 공급을 주력으로 하는 건설사로 주택경기와 정책변화 등에 따라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부영주택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시공능력평가 순위 12위를 유지하다 2018년 주택경기가 악화되면서 순위가 26위로 떨어졌다. 2019년 다시 15위로 올라섰지만 2020년 41위, 2021년 27위, 2022년 35위로 순위 변동 폭이 컸다.

플랜트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엔지니어링과 두산에너빌리티도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낮아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33위로 지난해보다 7계단 하락하면서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두산에너빌리티는 42위로 순위가 20계단 떨어졌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