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국수력원자력의 새 사장 찾기가 좀처럼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의 주요 일정이 마무리돼야 한수원의 새 사장 인선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차기 한수원 사장 감감 무소식, 6월 지방선거 뒤에야 인선 시작될 듯

▲ 한국수력원자력 로고.


25일 한수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차기 사장의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다.

한수원 관계자는 “아직 사장 인선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언제 구성될지 구체적 계획도 당장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의 정식 임기가 지난 4월4일에 끝났음에도 50여 일 넘도록 후임 인선을 위한 절차가 시작조차 되자 않은 셈이다.

공기업 사장은 스스로 물러나는 등 별도의 사유가 없는 한 임기가 끝나도 후임자가 정해질 때까지는 사장 자리를 유지한다.

정 사장은 앞으로 적어도 두 달 이상 한수원을 더 이끌 가능성이 커 보인다.

통상적으로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된 뒤에도 실제 사장 임명까지는 두 달 정도 걸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원전 관련 정책에 목소리를 높여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전산업 관련 핵심 공기업인 한수원의 사장이 이미 임기가 끝났음에도 후임 인선이 더뎌지는 것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한수원 사장 인사가 늦어지는 데는 새 정부의 내각 구성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윤석열 정부는 15개 부처 가운데 7명의 장관 후보자만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가 채택된 반쪽 내각 상태에서 9일 출범했다.

이후 한수원의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는 이창양 신임 장관이 13일 취임하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취임하는 등 내각 구성에 진척을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부처는 장관 임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새 정부의 내각 구성이 미뤄지는 동안 지방선거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은 차기 한수원 사장 인사를 더욱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 기간 중 인사와 관련된 잡음이 발생한다면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만큼 여당인 국민의힘으로서는 구태여 위험을 감수하면서 인사를 서두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인선을 놓고 부담이 큰 상황이다.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자진 사퇴했음에도 현재까지 다음 후보자는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오랜 논란 끝에 지난 24일 사퇴했다.

지방선거 직후 교육부 장관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선이 먼저 진행된다면 공기업 사장 인선과 관련된 작업은 더욱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원전 정책에 힘을 주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는 만큼 한수원 사장 자리를 놓고는 많은 인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후보군으로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원전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최태현 김앤장 고문과 유연백 민간발전협회 상근부회장 등 관료 출신들이 거명되고 있다.

최 고문은 행정고시 31회, 유 부회장은 행정고시 30회에 합격한 뒤 공직에 입문해 산업통상자원부 및 전 지식경제부에서 원자력산업과장, 원전산업정책관 등을 지낸 인사들이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