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정재훈, 문재인 지원에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주 힘받아

▲ (왼쪽부터)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나기용 두산중공업 부사장이 28일(현지시간) 체코에서 체코 최대 건설사 메트로스타브의 프란티섹 코치 부회장과 체코 신규 원전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추진하는 체코 원전사업 수주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원에 힘을 받았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체코 정부와 원전 협력에 우호적 뜻을 주고받으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원전사업 수주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문 대통령은 안드레이 바비쉬 체코 총리와 면담에서 체코 원전사업과 관련해 긍정적 신호를 받았다.

바비쉬 총리는 “한국이 건설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사업의 성공 사례를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의 원전 안전성에 관련한 기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도 28일 체코에 들른 문 대통령에게 편지로 “체코는 2015년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며 “과학·연구·혁신·스타트업·첨단기술 등 분야에서 한국과 체코 사이 협력을 촉진하는 데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정 사장이 체코 원전사업을 수주하는데 총대를 멘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체코 정부와 협력 의사를 확인하며 지원사격을 해준 셈이다.

정 사장은 체코, 폴란드 등 동유럽부터는 한수원이 주도권을 쥐고 원전 수출을 성공적으로 이루겠다고 밝혔지만 원전사업 발주를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체코 원전사업은 2016년 처음 구상되기 시작했지만 정치적 혼란으로 계속 지연되다 2018년 7월 정식 내각이 출범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체코 정부는 2018년 12월까지 원전 투자모델 권고안을 각료회의에 내기로 했다.

체코 원전사업 규모가 2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러시아, 프랑스, 프랑스와 일본 컨소시엄, 미국 등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이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는 두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1천 메가와트짜리 원전 1~2기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수원 체코사업추진팀 관계자는 “두코바니와 테믈린 둘 가운데 어느 지역에서 원전사업 발주가 먼저 될 지는 모른다”며 “두코바니의 트레비치 지역에서 먼저 발주가 될 것으로 보고 그 지역에서 원전을 홍보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체코 정부가 2019년 상반기 안으로 원전사업 발주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수원은 체코 원전 사업권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 사장에게 체코 원전사업은 한수원이 원자력발전회사로서 위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한수원이 에너지 전환정책에 발맞춰 재생에너지부문을 확대하자 이배수 자유한국당 의원 등은 한수원의 설립 이유인 원자력발전에 충실해야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한수원이 한국에서는 재생에너지사업을 확대해 종합에너지회사로 발돋움하고 해외에서는 원전사업을 따내 원자력발전회사로서 정체성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문 대통령이 체코에 도착하기 이틀 전인 26일 먼저 체코 트레비치에 가서 트레비치 시장, 원전지역협의체 의장 등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 사장이 원전 건설 예정지역을 찾아가 직접 원전 홍보활동을 펼친 것은 9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정 사장은 28일 체코에서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나기용 두산중공업 부사장과 함께 체코 최대 건설사인 메트로스타브와 체코 신규 원전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체코 원자력안전위원장이 한수원 원전 기술에 신뢰성을 높이 평가한 만큼 한수원은 체코 원전 수주에 승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나 드라보바 원자력안전위원장은 10월 체코 TV토론회에서 “한수원이 원전 건설 일정 및 예산에서 최상의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며 “예산과 건설 능력 측면에서 볼 때 아랍에미리트에 원전을 공급하고 있는 한수원이 체코 원전을 맡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앞으로 원전 수출을 한국전력보다 한수원이 주도할 것”이라고 말하며 체코 원전사업 투자모델이 12월 확정되면 이미 한국이 예비사업자로 선정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보다 본계약을 빨리 맺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