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올해 목표실적을 달성하는 데 빨간불이 켜졌다.

과거에 해외에서 수주했던 일감들을 매출화하는 데 고전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되는데 해외 신규 수주를 늘리는 방식으로 실적 반등을 노려야 한다는 지적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현대건설 올해 경영실적목표 달성할까, 해외수주 확대 절실

▲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30일 증권사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현대건설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7조882억 원, 영업이익 1조832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3개월 전만 하더라도 증권사들이 전망한 현대건설의 올해 실적은 연결기준으로 매출 17조5462억 원, 영업이익 1조1073억 원이었는데 매출과 영업이익 예상치가 각각 2.6%, 2.2%씩 줄었다.

증권가 전망대로라면 현대건설이 올해 목표실적을 달성하는 것은 힘들다.

현대건설은 올해 초 2017년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2018년에는 매출 17조6천억 원, 영업이익 1조1천억 원 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상반기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현대건설의 목표 달성은 더욱 어두워 보인다. 현대건설은 상반기에 매출 7조7783억 원, 영업이익 4394억 원을 냈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매출은 15억5566억 원, 영업이익은 8788억 원에 머물게 된다.

현대건설이 해외사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현대건설이 보유한 해외부문 수주잔고는 35조2527억 원으로 2016년 말과 비교해 10.4%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부문 수주잔고가 25.4% 늘어나 전체 수주잔량을 끌어올렸음에도 불구하고 해외현장의 공정속도가 더뎌지면서 전체 실적을 늘리는 데 좀처럼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건설이 이미 준공한 해외 프로젝트의 매출 감소분을 착공 프로젝트에서 메우지 못하면서 매출 역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파악했다.

현대건설은 하반기에 해외사업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7일 증권사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2분기 실적을 설명하면서 “하반기부터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과 쿠웨이트 알주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항 건설공사, 사우디아라비아 우쓰마니아 에탄 회수처리시설 등 7개 현장에서 공정 진행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건설은 7개 해외현장에서 상반기에 6천억 원의 매출을 냈는데 하반기에는 1조1천억~1조2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수 있다고 예상했다. 2017년 7개 해외현장에서 발생한 매출은 약 8천억 원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이미 확보해 놓은 프로젝트의 매출화 속도를 앞당기는 것보다 해외 신규수주를 확대하는 것이 오히려 매출 성장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사업을 수주한 뒤 짧은 시간 안에 매출화하는 데 큰 걸림돌이 없는 사업 위주로 일감을 늘리면 전체 실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의 1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현대건설은 과거 중동에서 따낸 사업들에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의 애초 사업 종료 기간은 11월로 잡혀있지만 현재 도급액 기준 공정률은 5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리비아 트리폴리 웨스트 화력발전소 공사도 사업 종료 기간이 반년도 채 남지 않았지만 발주처 사정 등으로 전체 공사의 절반을 간신히 진행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당면 과제는 안정적 성장을 위한 수주 증가”라며 “해외 수주 부진에 따른 비용 증가와 매출 감소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해외 수주 확대는 향후 이익 증가와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필요충분한 조건”이라고 바라봤다.

현대건설은 상반기에 해외에서 모두 1조8천억 원의 새 일감을 따냈다. 목표치인 6조 원의 30%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현대건설은 현재 이라크 유정 물공급 시설(2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 킹살만 조선소(15억 달러), 알제리 화력발전소(7억 달러), 인도네시아 화력발전소(3억 달러) 등의 입찰에 도전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들에서 성과를 내면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