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자체브랜드(PB)인 ‘피코크’로 상온 간편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상온 간편식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해 이마트가 자리를 잡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상온 간편식사업 본격 진출, 시장경쟁 갈수록 치열  
▲ 이갑수 이마트 대표.
이마트는 ‘피코크 곤드레된장국밥’, ‘피코크 고사리육개장국밥’ 등 2가지 상온 간편식제품의 판매를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마트가 즉석밥 이외에 상온 간편식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상품 출시를 통해 간편식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상온 간편식의 경우 보관이 쉬워 냉장이나 냉동 간편식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상온 간편식시장은 2013년 1052억 원에서 2015년 1287억 원으로 22.3%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간편식시장이 5.84% 증가한 데 비해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최근 캠핑인구가 증가하는 점도 상온 간편식 수요확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이마트는 2013년 피코크로 간편식시장에 뛰어들었지만 70%가 냉장이나 냉동식품으로 구성돼 상온식품 경쟁력은 떨어졌다. 이마트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상온 간편식부문을 집중적으로 키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피코크의 상온 간편식 상품을 100여 종으로 늘려나갈 계획을 세워 뒀다.

김일환 이마트 피코크담당 상무는 “피코크가 상온 간편식, 포장김치, 냉동디저트 등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상품군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개발팀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트가 상온 간편식시장에서 의미 있는 수요를 확보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인데다 시장경쟁이 뜨겁기 때문이다.

  이마트 상온 간편식사업 본격 진출, 시장경쟁 갈수록 치열  
▲ 이마트의 첫 상온간편식 상품 ‘피코크곤드레된장국밥’과 ‘피코크고사리육개장국밥’.
경쟁사인 롯데마트의 경우 시장을 선점한 오뚜기나 CJ제일제당에 밀려 상온 간편식 판매가 저조했다.

국내 상온 간편식시장도 간편식업계의 전통적 강자인 CJ제일제당과 농심이 상반기에 각각 ‘고메’ 시리즈와 ‘진짜맛을담은’ 시리즈 등을 출시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마트의 새 상품에서 국은 식품동결건조회사 동림푸드가 생산하고 있는데 품질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계열사인 신세계푸드가 아닌 동림푸드를 선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동결건조는 식품건조 과정에서 맛 성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저온에서 건조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동림푸드가 롯데마트의 상온 간편식 제조에 참여했던 기업이라는 것이다. 이미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했던 방식을 다시 쓴다는 점에서 이마트가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롯데마트와 다른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우선 상품 종류를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외형확대는 자칫 비용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어 상온 간편식 성장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